lundi 16 juin 2008

촌놈들의 제국주의 /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한국 자본주의가 내부적 모순과 불균형을 특단의 대안 없이는 제어하기 어려운, 즉 식민지를 필요로 하는 제국주의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도,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으면서 생존의 돌파구는 식민지가 필요한 제국주의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일컬어 ‘촌놈들의 제국주의’라 명명한다.

이미 한중일 세 나라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주요 유전에서 잠정적 경쟁자로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위 자원수송로다. 보통은 해상수송로와 파이프라인 두 가지 형태로 자원수송로가 만들어지는데, 사실 한중일의 전쟁 개연성을 가장 높이는 것은 이 자원수송로의 확보를 둘러싼 군비경쟁이다.

언제나 불안정한 임시적 균형상태일 뿐인 평화는 평화로울 때 가꿔가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각기 민족패권주의의 기운에 몸을 실은 채 제국주의적 자원전쟁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한중일에게 가능한 대안으로 ‘전쟁 없는 경제’를 위한 평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유럽의 경험에 주목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평화로부터 이익을 얻는 평화산업, 평화에 기대어 비로소 월급을 받거나 경제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시민들로 국민경제의 절반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역내 사회구성원들에게 평화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가야 한다.

특히 지금의 십대가 사회적 의사결정의 중추세력이 되었을 때, 그들이 전쟁보다는 평화를 외칠 수 있도록 ‘에라스무스 프로그램’(본문 244쪽) 같은 평화 인프라를 적극 개발하고 실천해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일 것이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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