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17 décembre 2008

‘아파트 공화국’의 미스테리 [강준만의 세상읽기] / 한겨레 21 2005년12월21일 제590호

‘아파트 공화국’의 미스테리

[강준만의 세상읽기]

외국인 학자의 연구주제까지 된 아파트를 향한 한국인들의 열광
“당신은 몇평에 사나” 처절한 구별짓기의 현장, 보이지 않는 카스트

▣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고현정, 김남주, 김지호, 김현주, 김희애, 송혜교, 신애라, 이영애, 채시라, 최지우, 한가인(가나다 순)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이 빼어난 미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다 아파트 광고 모델이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꿈이다. 아파트라고 해서 다 같은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를 향한 꿈은 늘 더 높은 곳을 향해 계속 나래를 펴고, 그 꿈을 인도하기 위해 한국의 미녀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압구정동, 여기가 슬럼가냐?

아파트는 ‘코리언 드림’이다. 그건 한국인에게 진지하고 심각하고 비장한 드림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충격을 받는 외국인들도 있다. 네덜란드인으로 단국대 교수인 헨니 사브나이에는 “한국인이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고 그걸 진보라고 여기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특이하다”며 “세계 어디에도 고층 아파트 건물들로 이루어진 마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를 본 어느 독일인 교수는 “여기가 서울의 슬럼가냐”고 물어 한국인 안내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프랑스의 한 도시계획가는 서울 반포의 5천분의 1 축적 지번 약도를 보고선 “한강변의 군사기지 규모는 정말 대단하군”이라고 말했다나.

대단한 건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국의 아파트 가구율(전국 47.3%, 서울 50.3%, 강남구 75.8%)은 세계 최고다. 70년대부터 한 세대 이상 지속돼온 아파트값 폭등 속도도 세계 최고일 것이다. 그런 ‘세계 최고’라는 위상에 비추어보면, 1994년 서울 아파트 단지의 거대함에 충격을 받은 프랑스 마른라발레대 지리학과 교수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의 아파트를 박사논문의 주제로 삼기로 마음먹은 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는 또 한 번 충격을 받아야 했다. 현장답사를 하면서 한국인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한국인들은 왜 아파트가 연구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살려면 주택을 수없이 건설해야만 한다는 사실과, 그 많은 아파트를 왜 지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제기할 필요도 없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순진파로 취급되어 자주 낙심하기도, 마음을 상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협소한 영토에 인구밀도가 높은 네덜란드나 벨기에에서는 도시 집중화가 대규모 주택 건설을 초래하지 않았으며, 공간이 넉넉한 프랑스에 오히려 대규모 주택 건설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한국이 ‘아파트 공화국’이 된 것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파트를 향한 한국인들의 열광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가?”라는 연구 주제를 물고 늘어져 지난해 <한국의 아파트 연구>라는 책을 내놓았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인의 ‘영토 부족에 대한 강박관념’과 더불어 한국인들에게 아파트는 현대적인 삶을 상징했으며, 고도성장의 포드주의적 양산 체제에 더 들어맞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파트는 한국적이다. 한국과 한국인의 특성을 상징하거나 대표할 수 있는 사물을 하나 들라면 그건 단연 아파트일 것이다. 아파트는 처음에 현대성의 상징으로 도입됐다. 1958년 광복 이후 최초로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아파트가 세워졌을 때 준공식에 참석한 이승만 대통령이 역설했던 것도 바로 ‘현대성’이었다. 1964년 마포아파트단지 완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아파트를 현대성의 상징으로 부각시켰다.

그러나 ‘현대성’만으론 부족했다. 1960년대 말까지 아파트에 대한 저항은 완강했다. 정부는 마포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까지 제작하게 하는 등 아파트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마당이 없다거나 공동생활의 불편함이 크다는 것 등이 아파트를 꺼리게 만들었다. 양변기마저 기피 사유가 되었다. 아직도 대다수 국민이 화장실 휴지로 신문지를 쓰던 시절 마포아파트의 양변기는 오히려 골칫덩어리였고,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신문지로 막힌 양변기를 뚫느라 바빴다.

아파트에 날개를 달아준 건 ‘돈’이었다. 투기 바람이었다. 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강남 개발’이었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치자금 조달 목적을 위해 강남 개발에 열을 올렸고, 19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버는 이른바 ‘말죽거리 신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네트워크를 깔기에 가장 적합하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말 그대로 군사작전이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 사망자가 77명이나 나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아파트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아파트는 한국의 군사주의적 초고속 압축성장을 웅변했다. 예컨대, 잠실의 초창기 4개 단지의 건설을 지배한 구호는 ‘주택건설 180일 작전’이었으며, 이 작전은 성공적으로 완수됐다.

한국인들은 군사주의를 혐오하지만, 한국을 세계적인 정보통신 강국으로 떠오르게 만든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아파트 대단지가 제공해주는 군사주의적 효율성임을 어찌 부인할 수 있으랴. 중앙집중화의 터전 위에 선 아파트 공화국이야말로 네트워크를 깔기에 가장 적합한 체제가 아닌가. 반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교외주거지역의 특성상 인구밀집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인터넷 보급망에서 한국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한국인 코드의 핵심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 할 단일성과 밀집성을 아파트가 상징하는 동시에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또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구별짓기’가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 남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인간의 본원적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소재가 빈약한 아파트 공화국에선 아파트가 가장 중요한 구별짓기 양식이 된다.

별로 믿기지 않겠지만, 아파트 공화국은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아파트 구별짓기의 제1원칙이라 할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은 수백 년 전부터 ‘민간신앙’의 수준에서 인식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산 정약용이 죽기 전 자녀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가지 말고 버텨야 하며,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고 사회적으로 재기하기 어렵다고 신신당부한 동시에 경고했던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건재하지 않은가 말이다.

서울 모 대학에 다니는 네팔인 유학생 검비르 만 쉐레스터는 한국인들은 인도와 네팔의 카스트 제도에 대해 놀라면서 비판하지만 자신은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카스트’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입생 환영회 때의 일이다. 선배들은 처음 본 신입생에게 먼저 ‘집이 어디세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방에 산다고 대답했을 때와 강남에 산다고 대답했을 때 선배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신입생에게는 더 이상 질문이 없었던 반면 강남 출신 신입생에게는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서울·지방, 강남·강북 등의 지리적 위치 다음으로 중요한 구별짓기 소재는 아파트 평수다.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 평수에 따라 어린아이의 친구들이 구분된다는 건 상식이다. 심지어 한국 최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에도 아픔이 있다. 평수에 따른 차별 때문이라고 한다. 그 안에도 젊은 독신자와 노인 부부 등을 위한 30평대 이하의 소형 아파트들이 있다. “‘30평 애들하곤 놀지 마’- ‘부의 상징’ 타워팰리스 빈곤층(?)의 비애”라는 제목의 어느 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런 이야기다.

고밀도형 민주주의와 인터넷

124평 펜트하우스에 사는 최모군(13)은 “어느날 60평대에 사는 다른 동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는데, 부모님께서 그다지 달가워하는 눈치가 아니어서 그 뒤론 안 데려온다”고 털어놨다. 최군은 “이곳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대치동 D중학교에서도 아파트 평수와 부모의 직업에 따라 친구들이 구분된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들이 주로 D·E동에 몰려 있다 보니 “난 이곳(D·E동)에 살지 않는다”며 결백(?)을 증명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D동 20평대 오피스텔에 사는 이아무개(32·여)씨는 “가끔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사람이 묻지도 않았는데 ‘난 여기에 놀러 온 것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한다”며 “일부 주민들은 자신이 소형 아파트에 산다고 오해받는 것을 불쾌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별로 믿고 싶지 않겠지만, 그런 처절한 구별짓기 욕구가 한국인의 삶에 대한 전투성을 배양시켜 한국의 대외경쟁력을 높여주는 데에 기여했는지도 모르겠다. 20평대에 사는 사람이나 120평대에 사는 사람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없고 구별짓기의 효과도 없다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이유도 약화되지 않을까? 소설가 이외수는 아파트를 “인간 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으로 정의했지만, 아파트는 인간을 보관만 해주는 곳이 아니라 욕망이 타오르게끔 관리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도 그걸 아파트 체제의 장점이라고 감히 말하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묘한 나라다. 자본주의에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것과 한국이 ‘경제대국’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함께 손을 잡고 같이 간다. 논리적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치의 평화 공존이야말로 한국의 저력(?)이다. 개혁·진보의 이름으로 국가주의를 당당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건 아파트 공화국이 자랑하는 고밀도에서 비롯된 생존 본능은 아닐까? 한국의 민주주의도 고밀도형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다. 고밀도 민주주의는 한국 특유의 온라인 민주주의를 낳았으며, 오프라인에서도 ‘월드컵 열기’나 각종 ‘촛불 시위’에서 보듯 일시에 수많은 군중을 동원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늘 ‘열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걸 시사한다.

그건 아파트 거주 구조의 전염력이나 압박력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2년 6월 월드컵 열풍 때에 많은 아파트에 태극기가 내걸린 것은 아파트 관리소와 통반장이 합심해 “태극기를 걸고 주민이 하나됨을 보여주자”며 태극기를 걸지 않은 집을 찾아가 태극기를 걸도록 권유했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이기적 시위를 대량생산하는 공장이기도 하다. 아파트는 시위 체험과 방법론을 가르쳐주는 대학이다. 일부 아파트의 반상회가 내부 단합을 통해 집값을 올려놓는 묘기를 선보일 수 있는 것도 고밀도 주거 구조의 파괴력(?)을 잘 말해준다 하겠다.

고밀도 주거구조의 축복이라 할 인터넷은 다시 고밀도 행태를 강화한다. 더 나은 칸막이 속으로 들어가려는 ‘위계의 게임’은 인터넷 시대에 신속한 정보 교환으로 인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인터넷 사이트의 상담 코너에선 ‘투자’ 상담뿐만 아니라 똑같은 강남이라도 어느 학교가 더 좋다는 정보까지 왕성하게 교환되고 있다.

고밀도 민주주의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따라 하기’를 낳기 마련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공연한 불안감을 갖게 만든다. 부동산값 폭등은 경제적인 현상인 동시에 심리적인 현상이다. 사람들이 우우 몰려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걸 이용해 대박을 터뜨리는 산업이 엄청난 고수익을 올리기에 유리했다는 것이다. 일부 중산층은 물론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까지 그 산업의 일원으로 참여한 ‘대박 신드롬’은 빈부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윤수일의 아파트와 당신의 아파트

한국의 1673만 가구 가운데 절반인 841만 가구는 집이 없다. 한국 사회에 대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빈부 양극화의 진원지는 바로 아파트다. 그러나 우리의 감각은 마비됐다. 이화여대 건축과 교수 임석재의 <건축, 우리의 자화상>에 나오는 아파트 광고 비평은 처음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다가 종국엔 독자를 슬프게 만들고야 만다. 우리의 아파트 중독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폭로하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강홍구는 “모든 아파트에는 분노와 공포가 창문처럼 매달려 있다”고 했다. 아파트는 아파트의 주인이 아닌 노예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한국적 삶이 전쟁이라면, 그 전쟁은 우선적으로 아파트의 노예가 되기 위한 것이다. 당신이 어떤 아파트를 점령하는 순간 당신은 더 나은 아파트를 또 점령하기 위한 임전 태세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조망권과도 싸워야 하고 발코니와도 싸워야 한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아무도 없기에 쓸쓸하다지만, 아직 아파트를 단 한 번도 점령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처절하거나 경건하기만 하다.

mercredi 12 novembre 2008

Exodus to North Korea: Shadows from Japan's Cold War/ Haeng-Ja Sachiko Chungal

Exodus to North Korea: Shadows from Japan's Cold War. By Tessa Morris-Suzuki. Lanham, Md.: Rowman & Littlefield / Haeng-Ja Sachiko Chungal
a1 Hamilton College/University of Tokyo, 2007. xi, 291 pp.
The Journal of Asian Studies (2008), 67 : 1480-1482 Cambridge University Press

사회 변동과 한국 가족법, 나남 / 김성숙

가족법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온 김성숙 (사진) 숭실대 법과대 교수가 지난 26년 동안 쓴 논문을 엮은 ‘사회 변동과 한국 가족법’(나남)을 최근 펴냈다.

김 교수는 한국가족법학회 회장,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등을 지낸 가족법 전문가다. 각각의 논문에서 그는 혼인과 약혼에 대한 법규, 재산분할제도 등 가족법 전반을 주제별로 다루고 다양한 외국 사례를 들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가 논문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보면 혼인, 이혼, 상속 등에 대한 논문 발표 당시의 사회적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후 문제점이 개정된 법규에 대해선 각 장의 ‘후기’에 개정 내용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가족법은 시대 변화에 따라 개정돼 왔지만 아직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수용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특히 독신가족, 한부모가족, 미혼모가족 등 새로운 개념의 가족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률혼 외의 동거관계를 혼인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 인공수정자의 친생 추정을 비롯해 생명공학의 발달로 야기되는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 등 가족법에서 검토해야 할 새로운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lundi 10 novembre 2008

‘손에 동전 한 푼 없다’ 징징거린 조선 양반들 - 중앙일보 / 2008-11-8

하영휘 선생의『양반의 사생활』(푸른역사, 2008)은 1800년 서울에서 태어나 충청도 남포현 삼계리(현재의 행정구역으로는 충남 보령시 미산면)에서 몰한 조병덕(趙秉悳)의 삶을 재구성한 일종의 전기다.

조병덕은 조선시대를 쥐고 흔든 노론(老論) 화족 가운데 하나였던 양주(楊洲) 조(趙)씨, 괴산(槐山)공파의 일원이었다. 그는 같은 집안의 아저씨뻘로 철종(哲宗)과 고종(高宗)대에 삼정승을 두루 거치며 노론 종주로 활약했던 조두순(趙斗淳)과는 대조적으로 과거나 벼슬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살아생전 ‘산림(山林) 어른’으로 존경받았다.

조선 후기에 살았던 한 양반의 전기를 구성하기 위해 저자는 약간 특별난 방법을 이용했다. 조병덕은 28년간 자신의 장남에게 무려 1700여 통의 길고 짧은 편지를 썼고, 저자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던 ‘아단문고’에 상자째 쌓여 있던 고문서 더미 속에서 이 편지 뭉치들을 발견했다. 어찌 보면 저자가 특별난 방법을 이용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 누구에게도 공개되기를 원치 않았던 한 양반의 사신(私信)이 150여 년 세월을 기다려 ‘임자’를 찾았던 거라고나 할까.

“고문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건 대학 시절부터였습니다. 1980년대엔 마르크스주의 영향이 강해서 늘 역사 발전 법칙 속에서 한국 역사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논쟁하곤 했죠. 그런데 그런 도식으로는 도저히 조선시대를 모르겠더군요. 다행히 졸업 후 89년부터 몸담게 된 직장에서 조선시대의 고서와 고문서를 원 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대중 역사서나 영화·드라마 등이 『조선왕조실록』에서 많은 자료를 취재하고 있지만, 그건 원래 국가 기록이라서 관점 자체가 정치를 중심으로 삼고 있고, 사적인 내용도 말소되어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 시도한 일상사는 사적 자료·일기·편지와 같은 고문서가 발굴되고 읽을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일상사적인 방법을 통해 역사의 사실과 진실에 접근해 보고 싶었다는 저자에게 1700여 통이나 되는 조병덕의 사신은 그야말로 축복에 가까웠다. 앞서 언급됐던 『조선왕조실록』은 물론이고 문집의 편집 과정에서 또 한번 걸러진 대부분의 정통적(orthodox) 자료에서는 유교 도덕과 명분으로 도배된 양반의 공적 영역만 전해진다.

반면 조병덕의 편지는 조선시대 양반이 남에게 보이는 것을 가장 수치스럽게 여겼던 몇 가지 사항 가운데 특히 금전거래에 관한 기록이 상당량을 차지한다. 저자가 편지의 “솔직함에 빠졌다”고 토로하는 것과 반대로, 편지의 주인이 “이 편지는 반드시 즉시 태워야 한다”는 조바심을 말미마다 적은 까닭은 그 때문이다.

조병덕은 생계를 위해 책을 판 일이 적지 않았고, 오늘날의 택시비인 가마비를 아끼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어쩌다 손님이 갑작스레 닥치면 자신의 밥그릇에 행주를 깨끗이 빨아서 넣고 그 위에 쌀밥을 덮어야 할 정도였으니, 집안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유력한 친척들에게 구걸을 하는 일은 당연했다.

그는 첫째 아내가 죽자 장인에게 “죽은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것이 산 사람 고생보다는 유쾌할 것 같습니다”라고 썼으며, 둘째 부인이 죽자 묏자리를 구하지 못해 남의 산에 투장까지 했다. 조병덕이 편지에서 자주 사용한 관용구는 “손에 동전 한 푼 없어 꼼짝달싹 못한다”란 말이었다. 양반의 치부는 그뿐이 아니었다.

그의 큰며느리는 새로 맞은 시어머니를 쫓아내 부부가 살 집을 새로 지어야 할 정도였으니, 가장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 거나 같았다. 그래서 어느 날 편지에 “다만 높이 날아 멀리 달아나 집에 있고 싶지 않을 뿐이다”고 그는 썼다.

“조병덕의 삶은 중앙지향적이었던 기호지방 양반의 일반적인 사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영남지방은 중앙 진출이 좌절되면서 지역 내의 양반이 여러모로 결속해 유교적 도덕에 의한 가부장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기호지방의 양반들은 삼대 동안 과거에 붙지 못하면 몰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거기다가 조병덕이 살았던 시절은 장동 김씨가 권력을 독점하는 세도정치 국면에 들어서면서 권력을 공유하던 노론 집단의 동류의식이 무너지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양반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유교적 가부장 사회는 조선시대를 이상적인 유교사회로 포장하려는 경향의 산물이고, 선비문화 역시 후대의 투영물입니다. 그들은 이슬을 먹는 신선이 아니었습니다.”

조병덕은 지방의 서원 세력을 향반으로 여기면서 거리를 둘 만큼 중앙지향적이었지만, 임금이 두어 차례 벼슬을 주었음에도 고향에서 나가지 않았다. 벼슬 받고 서울에 올라가 봐야 권한을 갖거나 인정을 받기 어려웠고, 굶어 죽더라도 산림으로 있어야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재 미나게도 조병덕은 스스로 “정주(程朱) 이후로 의리가 밝혀져 남김이 없기 때문에 후학은 단지 받들어 믿고 토론하여 밝힐 뿐이다”고 말한 것처럼 변변한 저술을 남기지 않았다. 저자는 “저술을 추구하지 않는 유학의 한 흐름”으로 보아야 한다고 귀띔한다.

“1700 여 통의 사신은 양반들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생활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사회적·경제적 특성을 엿보게 해줍니다. 조선 사회는 지연·학연·인척·과거 벼슬을 통해 많은 관계를 만들려고 하고 유사시엔 그 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왕래망(往來網) 사회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전통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고스란히 남아 있죠. 또 조병덕은 가렴주구를 비난하면서도 벼슬에 나간 자제배들로부터 명목전을 거두는 것을 당연시했습니다.

그건 용인된 뇌물이기도 했고, 상공업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혜와 복종으로 유지되는 ‘도덕 경제’의 일면이기도 했습니다. 이 또한 오늘의 한국 경제에서 흔히 찾아지는 특성입니다.”

조 병덕은 평생 ‘밭 가는 유학자’를 자처하며 ‘조경모독(朝耕暮讀)’과 ‘비기력불식(非其力不食)’을 실천하고자 했으나, 문자 그대로 한 번도 밭을 가는 일을 실천하거나 자신의 힘으로 먹지 못했다. 그를 먹여살린 것은 임지에 나간 자제나 인척들에게서 거둔 명목전이었고, 그 명목전은 백성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 양반들을 굳이 오늘날로 비유하자면, 쌀 직불금을 허위 수령한 요즘의 불한당이라 할 것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장 작가’란 줄임말로 불리는 장정일씨는 시인·소설가·희곡작가·책 평론가입니다.


장정일<9571@joongang.co.kr>

민족주의는 한국사회의 문제아인가 - 프레시안뉴스 / 2008-10-30

민족주의는 한국사회의 문제아인가 [강철구의 '세계사 다시 읽기'] <63> 민족주의의 근대주의적 해석 비판 ① 2008-10-31 오후 3:11:13 강철구/이화여대 교수

민족주의로부터의 탈주

민 족주의는 10여년전만해도 한국인들의 마음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대의(大義)였다. 민족주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잘 모르기는 해도 누구나 그것을 심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당시만 해도 민족이나 민족주의라는 말에는 약간 성스러운 분위기조차 있었으므로 대놓고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얼마 안 되는 사이에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민족주의를 비판 내지 공격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아닌 시대가 된 것이다. 지식인들 가운데에는 노골적으로 민족주의에 반대하고 민족주의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아가 '민족주의는 반역'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또 이에 영향을 받은 많은 일반 청년남녀들도 민족주의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민족주의가 전쟁과 종족학살, 외국인 차별을 가져오는 비윤리적인 이념인 만치 어쩐지 받아들이기에 거북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족주의는 오늘날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이데올로기로, 낡은 유물 취급이나 받으며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너도 나도 민족주의 비판 대열에 서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조급증을 보인다. 약간이라도 민족주의 냄새가 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시비의 대상이 된다. 2002년 월드컵 때 젊은이들이 붉은 악마 옷을 입고 일사불란한 응원을 벌이자 일부 성질 급한 사람들이 이를 파시즘으로 몰아 붙였을 정도이다. 당시의 응원이 유별나기는 했으나 그래도 그렇지 파시즘이라니? 독재자도 없고 선전, 선동도 없는 파시즘이라는 것이 있단 말은 금시초문이다

황우석 신드롬도 비판의 대상이다. '경제지상주의, 국가주의 등 민족주의의 모든 부정적 요소들이 결합하여 나타난 그것은 민족주의의 맹목성과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불치병 환자들의 가족이 황우석씨의 주된 지지자라고 들었는데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민족주의와 그렇게 큰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작년에는 지금까지 그 이름에 민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듯한 민족문학작가회의라는 작가 단체가 그 이름에서 민족을 쏙 빼버렸다. '민족'이 이제 철지난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단체도 유행을 타는 모양이다. 가위 민족이나 민족주의로부터의 탈주라고 할만한 일이다.

일부 비판적인 역사학자들은 국사 서술에까지 칼을 들이대고 있다. 지금까지의 우리 국사 책들이 너무 민족주의적으로 서술되었으므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사를 해체하라는 것이다.

언 론들도 이런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파신문이고 좌파신문이고 마찬가지이다. 좌파신문이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그렇다 해도 우파신문이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좌파 지식인의 글을 실어주는 파격을 보이기까지 한다. 민족주의만 비판하면 된다는 식이다.

2007 년 12월에 한겨레신문에서는 민족주의에 대한 지상논쟁을 마련했다. 여러 명의 학자들이 나와서 자기 나름의 소신을 피력했다. 그런데 여섯 명의 참가자 가운데 민족주의를 옹호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다른 한 명은 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나머지 네 명은 대체로 민족주의를 용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그 논쟁의 주제가 '진보적 민족주의 유효한가?'인 모양인데 참가자들의 구성을 그렇게 짠 것을 보면 신문사측에서는 민족주의가 유효하지 않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 버린 것 같다.

민족주의가 비판받는 이유들

그러면 민족주의가 이렇게 갑자기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최근 들어서 부쩍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같은 지구화의 영향을 들 수 있다.

20 세기 후반에 전 세계적인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지구가 과거보다 상당히 좁아졌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인터넷이나 장거리 전화, 또 위성 TV같은 새로운 매체를 통해 지구가 점점 하나의 조밀한 망으로 짜여지고 있다. 항공산업이나 해운산업의 발전으로 국제적인 인적, 물적 교류도 크게 늘었다. 그러니 얼핏 생각하면 지구가 하나가 되고 있다는 미국 지구화론자들의 주장이 먹혀 들어갈 소지가 크다.

이런 생각의 변화에서 한국은 특히 돋보이는 나라이다. 외환위기 이후 미국의 신자유주의가 마치 점령군처럼 진주하며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금융을 자유화하여 가능한 한 외국자본을 많이 들여오고 시장개방을 확대하여 외국 상품을 많이 사서 쓰고 젊은 사람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이 절대명제가 되었다.
10 년 동안 쓸개 빠진 지식인들이나 관료들, 언론이 계속 그렇게 떠들어 대고 국민들을 오도했으니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이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마치 지나간 시대의 쓰레기쯤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산권 붕괴 이후 구 소련지역이나 구 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족분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보스니아에서의 종족적 대량학살은 대규모의 유혈사태를 가져왔다.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체첸인들의 독립전쟁도 그 원인이야 어쨌든 종족이나 민족분쟁을 유혈과 연결시키는 나쁜 선입견을 심어주는데 기여했다

국내 정치도 한몫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하에서 우익세력은 계속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해 왔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훨씬 심했다. 북한에 대해 경제 원조를 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반면 미국을 멀리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 사용하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표현을 끄집어내며 끊임없이 민족주의를 헐뜯고 조롱했다. 민족주의를 세계의 흐름과 동떨어진 폐쇄적인 이념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매우 정략적인 태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영향은 학문세계에서 비롯했다. 1980년대 이후 서양에서 '근대주의적 해석'이라는 민족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등장하며 기존의 민족주의 이론들을 완전히 압도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90년대에 번역서들을 통해 한국에도 전파되며 민족주의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만들어 냈다. 한국에서 민족주의와 관련해 가장 많이 읽히는 에릭 홉스봄의 <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해석에 따르면 민족은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람들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공동체'에 불과하다. 또 우리는 보통 우리 민족이 5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믿어 왔는데 이들은 민족이라는 것의 역사가 고작 200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우리는 상식적으로 민족이 먼저 있고 나서 민족주의가 나중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들은 반대 입장을 취한다. 민족주의가 민족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족이 이렇게 지배계급에 의해 대체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으니 그 성격도 억압적이고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영토내의 소수 종족들을 억압하고 이웃 나라를 공격하고 분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지구화 시대이다. 국경의 문턱이 낮아지고 모든 나라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시대이다. 수많은 국제기구나 유럽연합 같은 것이 이미 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민족국가는 멀지 않아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만약 근대주의적 해석의 이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민족주의를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의 수많은 지식인들이 민족주의로부터 탈출하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근대주의적 해석은 유럽중심적인 해석

그 러면 '근대주의적 해석'이라는 것이 그대로 받아 들여도 좋은 이론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상당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근대주의자들은 민족을 18세기 말이나 19세기 초에 들어와 산업화나 자본주의의 발전, 근대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실상 이미 16세기에 영국에서는 오늘날과 거의 같은 의미로 민족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또 17, 18세기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민족주의가 patriotism(애국주의)이라는 단어로 이미 나타난다. 산업화나 자본주의, 근대국가는 이런 경향을 촉진시킨 것이지 그것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이 점에서 비역사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이들은 민족이 인위적으로 지배계급의 '사회공학'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민족의 본질은 언어, 종족성, 역사, 관습, 종교 같은 객관적 요소들이다. 특히 종족성이 중요하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왜 서유럽의 여러 나라들이나 캐나다에서 아직도 종족적 분리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지 설명 할 수 없다. 또 구소련 지역에서 사라진 것 같았던 민족주의가 왜 폭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들은 민족주의를 전체적으로 비판하기는 하나 그래도 서유럽의 민족주의와 동유럽•아시아•아프리카의 민족주의를 구분한다. 전자를 시민적 민족주의로 좋은 것으로, 후자는 종족적 민족주의로 나쁜 것이라고 규정한다. 전자는 합리적 평화적이고, 후자는 혈통에 의존하여 맹목적, 파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유럽의 민족주의도 실제로는 종족성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런 구분은 정도의 차이일 뿐 큰 의미가 없다.

이들은 식민지에서 벗어나서 독립을 쟁취하려 한 아시아, 아프리카의 민족주의를 매우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이 지역의 민족해방운동을 서양 교육을 받은 인텔리겐챠들이 무식한 대중을 선동한 결과로 본다. 이 지역에서는 산업화나 자본주의, 공공교육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통사회의 문화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근대 서양만이 문화능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들은 민족주의를 주로 내부적인 억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그래서 민족주의를 비윤리적인 이데올로기로 폄하한다. 자기들이 살고 있는 나라가 강대국들이므로 외부세계를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역사 속의 민족주의는 대외적인 경쟁과 억압, 저항을 통해 나타나고 성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외부적 억압에 저항해야 하는 민족이나 나라들에게는 아직도 큰 도덕적 정당성을 줄 수밖에 없다. 오늘날 제3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의 경우 특히 그렇다. 그러한 경쟁과 억압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민족주의도 사라지기 어렵다.

이들은 지구화 때문에 민족주의의 남은 생명이 얼마 안 된다고 주장하나 지구화가 그렇게 절대적인 과정은 아니다. 지금의 지구화는 세계적인 정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 만약 지금의 금융위기가 경제공황으로 발전한다면 지구화는 크게 후퇴할 것이고 나라마다 문을 걸어 잠그게 될 것이다. 또 지금의 지구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이런 불평등한 형태의 지구화가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

위 의 이야기로 근대주의적 해석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유럽중심주의적인 이론으로 우리가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또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이론이다. 그럼에도 이런 이론이 우리 사회에서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우리 지식인들이 서양이론에 대해 별로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양 이론을 보편이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래서 근대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공동체'니 '발명된 전통'이니 '사회공학'이니 하는 단어들이 지식인들의 상투어가 되어 있고 민족주의는 모든 악덕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서양 강대국들 사람들의 입장과 한국인의 입장이 같을 수 있는가. 한국이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도 있으나 정말 그런가. 우리가 요사이 또 다시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은 이렇게 고민하지 않는 우리 지식인들, 정치인, 관료들이 우리에게 바친 기막힌 선물 덕택이다

[BOOK책갈피] 20년 만에 재출간된 ‘운동권 바이블’ - 중앙일보 / 2008-10-31

[BOOK책갈피] 20년 만에 재출간된 ‘운동권 바이블’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증보판) / 이진경 지음, 그린비, 432쪽

 1980년대 말 운동권의 이론서였던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약칭 ‘사사방’)이 20여 년 만에 ‘증보판’으로 재출간됐다. 87년 첫 출간 당시, 진보적 학계와 운동권 사이에서 치열했던 사회구성체 논쟁의 판을 뒤흔들었던 문제적 저작이었다.

사회구성체 논쟁이란 한국사회의 기본 성격을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로 보느냐, 식민지반봉건사회로 규정하느냐 등을 놓고 벌어진 싸움이었다.

단순히 학술 논쟁이 아니었다. 당시 운동권은 한국 사회의 성격 규정에 따라 운동의 방법론도 민주주의 혁명인지, 사회주의 혁명인지가 달라진다고 보았다. 당시로선 대단히 ‘실천적’인 이론 투쟁이었다. 그 핵심적 논쟁의 한복판에 있었던 ‘사사방’이 ‘전설’이 돼버린 것은 저자가 당시 24세의 대학원생이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증보판’ 형식으로 다시 나온 이 책은 87년의 ‘사사방’ 원본에 저자가 최근 새로 쓴 4편의 논문과 에세이를 덧붙였다. 새 이론에는 그가 모색해온 새로운 ‘코뮨주의(=공동체주의)’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저자 이진경(45·본명 박태호) 서울산업대 교수는 “80년대의 사유는 현실 문제에 대한 강력한 긴장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긴장감은 지금도 내 사유를 추동하는 힘이다”고 말한다.

이론이 저자의 ‘호구지책’으로 전락할 때 현실과의 긴장감은 떨어지며 제대로 된 성과를 가져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80년대 사상계의 ‘핫 이슈’였던 사회구성체 논쟁은 여전히 이 사회에 대한 현실적 사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입장이다. 사회구성체론은 사회에 대한 정태적 분석틀이나 목적론적 세계관이 아니라 동적인 생성·변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구성체 논쟁이 지금에 와서 흥미로운 점은 80년대 초반까지 ‘진보 진영’에서 식민지반봉건사회론을 주장했던 안병직 교수가 현재 뉴라이트 진영의 대부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라이트(우파)가 강할 때 레프트(좌파)도 강해진다. 좌·우의 싸움이 서로 밀고 밀리는 ‘제로섬 게임’일 것 같지만 강자끼리 겨룰 때 양쪽의 역량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현재 한국의 뉴라이트 이론은 종래 미국의 올드 라이트가 가졌던 단순한 근대화론에 불과하다”고 평한다.


배노필 기자

"'나쁜 여자'를 강요하는 세상…당신은?" - 프레시안뉴스 / 2008-10-31

"'나쁜 여자'를 강요하는 세상…당신은?" [철학자의 서재] <김신명숙의 선택> 2008-11-01 오전 9:53:16

왜 '선택'인가

뒤늦은 호들갑인양 며칠 전 '알파걸'(, 2008년 10월 21일)이 방영되었다. 이미 김신명숙이 <김신명숙의 선택> 책머리에서 언급한 바대로, 알파걸이란 "학업과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를 앞서는 것"을 의미한다.

방 송에서 언급했듯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거나 전교회장이나 반장이 여학생인 경우는 이제 더 이상 화젯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여자아이들 등쌀에 남자 아이들이 기를 못 편다는 부모들의 하소연까지 나올 정도라니, 정말 이렇게 '여풍'이 거세지다가는 세상 뒤집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김신명숙은 알파 걸들이 알파 우먼으로 향하는 행로에는 가부장제라는 오래된 미로가 놓여있다고 강조한다. <선택>이 줄곧 겨냥하는 핵심이자 극복해야 할 근본적 장애가 바로 가부장제다. 말하자면 "한국 여자들의 삶을 규정짓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김 신명숙은 이 책에서 여성들이 이 땅에서 겪어왔고, 겪고 있는 가부장적 질곡의 외화된 형태들을 아주 구체적인 예화를 시작으로 친절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저자의 방법은 제목에서부터 격렬함을 보여 주었던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식이 아니라, 거의 모든 페미니즘의 시각을 동원해서 문제를 진단하고, 절절히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통해 '여성적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연대적 실천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책은 모두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은 익히 우리가 접하고 있거나 고민해본 경험들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현재에도 우리들에게 유효한 만큼 저자가 예시한 문제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실존적 '선택'과 결단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선택'은 가부장제에 의해 길들여지길 거부하고 주체적인 당당한 여성인 "나쁜 여자"가 되는 길이다.


아직도 '가부장제'인가

왜 나쁜 여자이어야 하는가? 가까이는 우리가 접하는 언어로부터 자본주의적 기제까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의 삶을 살아야 하는 '여자의 일생'이 나쁜 여자이게끔 한다. 저자가 잘못된 언어 이데올로기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언어는 의식을 담는 그릇이다. 잘못된 언어는 선입견이나 편견을 만들어 낸다. 예컨대 '예쁘지도 않은 게' 자기주장만 하는 "드센 여자"라는 말에는 이미 한국 사회의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서나 관념이 담겨 있다. 방송도 얼짱, 몸짱, S라인 등의 유행어를 서슴지 않고 만들어 냄으로써 "외모가 권력이자 재능"이라는 '미의 신화'를 재생산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가장, 주부(주인의 아내), 집사람, 내조, 친가, 외가, 미망인, 윤락녀 등."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본주의적 대중 매체가 생산한 가부장제의 신화 속에 살고 있다. 신화는 편견의 사회가 만들어 낸 '동굴'이자 '우상'이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국가>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에서 보듯이, 우리가 사는 일상은 대중 매체에 의해 여론이 조작되기도 하며, 현자와 어리석은 자가 뒤바뀌는 곳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주객이 전도되고 허위와 가식이 진리를 지배한다는 비유이다. 동굴이란 다름 아닌 한국 사회의 전통적 남성 중심 이데올로기이자 성차별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한 국에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갈등은 다중적이고 다양하게 얽혀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여성의 갈등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가족'을 둘러싼 가부장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가부장제 가족은 전통윤리에서 시민사회로의 이행과 더불어 서양근대초기의 핵가족의 성격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문화적으로는 부계 중심 대가족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따로 핵가족을 꾸리더라도 며느리로서 '시가'와 맺는 관계는 엄연하게 끊임없이 차별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로 지속된다. 한국사회의 명절 풍습은 이러한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남자는 제사를 모실 몸이므로 깨끗한 양복에 멋진 넥타이핀까지 꽂았다. 아기도 꼬까옷을 입고 예쁜 모자까지 썼다. 그러나 여자는 낡은 티셔츠와 물 빠진 청바지를 꺼내 입는다. 여자는 시댁에 '오직 일하러'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시집에 도착해 현관을 들어서면 여자는 시어머니 얼굴에서 '왜 이제 오냐'는 뚱한 표정을 읽는다. 시어머니는 손주를 덥석 안아 간다. 여자가 아이를 업고 오는 동안 이마에 흐른 땀을 닦기도 전에 '올케, 튀김 해야지'하고 친정에서 사는 손위 시누이가 인사를 대신해 부엌으로 호출한다." (주부 이연경 씨의 '명절 일기', <우리 시대의 결혼 이야기> 중)

문 제는 여성의 자기 정체성이 여성 자신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성이 주체로 서기 힘든 것은 우리 사회의 권력 관계 때문이다. 권력 관계의 핵심은 근대적 가부장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전히 고부갈등, 동서갈등, 양가 가족(가문)간의 갈등이 부부 중심인 핵가족과 함께 지속되고 있다. 즉 우리 사회는 근대로의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남성 중심의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가족 이데올로기가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전근대와 근대, 탈근/현대가 3중으로 중첩되어 있는 '삼겹살문화'에서는 여전히 가족 내의 여성에 대한 시선이 타자의 입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삼종지도나 출가외인 등의 규범이 정도는 차이는 있지만 암암리에 가족의 권력 구조에 영향을 준다. 가부장제적 문화의 유산은 그 문화 안에서의 구성원간의 권력의 서열 구조를 유지하게 한다. 시가의 어린 도련님에게는 공대를 요구하고 처남에게는 반말이 허용되듯이 대부분의 고부 관계는 경직된 관계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서열의 권력관계는 고부관계를 역할 위주의 관계로만 보기 때문에 며느리를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으로 볼 수 있는 관계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즉 시어머니로부터의 며느리에 대한 '소외' 현상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 리는 <선택>에서 보여 준 구체적인 여성들의 경험들을 통해서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성과 인간성이 양립하기 힘든 구조적 이유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여전히 여성은 타자의 시선, 즉 권력 아래 놓여 있고 그로 인해 여성으로만 대접받기 일쑤다. 여성은 가족과 법, 제도 그리고 문화 등에서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저자는 여성이 어떻게 통제 받는 성이 아니라 자유로운 성을 누리는 성적 주체로서 스스로 자신의 성 경험에 대해 당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백마 탄 환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주부의 가사노동은 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 차별고용 차별임금을 어떻게 형평하게 바꿀 수 있을까 등을 실제와 더불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필자가 보기에 <선택>에는 다양한 페미니즘의 갈래가 제시되고 있지만, 저자는 특히 한국사회를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착종되어 있는 사회로 규정하고 있고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여성들이 숙명적으로 대결해야 하는 한국사회의 자본주의적 성격과 골 깊은 가부장제에 대해 여성들의 실존적 '선택'과 '결단'을 넘어 여성들끼리 여성의 시각으로 재정립하는 '사회적 연대'를 희망한다. <선택>은 말한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조직하세요!(Don't agonize. Organize!)" "서로가 서로의 지지자가 되는 서포트 그룹(support group)을 만드세요."


혹자가 제기하듯이 여성들만의 '선택'인가?

"세상에 여자만의 문제란 없거나 지극히 적다. 여성이란 말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남성이 있어서이고 따라서 여성의 문제란 언제나 남성과 관련된 문제를 뜻한다. 그런데 상대인 남성을 적대 개념으로 다루고 방법을 투쟁만으로 일관한다면 너희 선택의 폭은 너무 좁고 비극적이 된다. (…) 그런데 내게는 그 <여성의 자기 성취>란 말과 거기 따른 논의처럼 애매하고 수상쩍은 것도 없다. 그리고 수상쩍은 것은 그 애매한 논의로 여성을 충동질하는 저의이다" (이문열, <선택> 중)

이 문열이 '선택'을 구상한 의도는 "우리의 삶에 한 본보기가 될 만한 여인상을 역사 속에서 발굴해 내는 데 있었다." 주인공 장씨(張氏) 부인은 글과 예(藝)에 재주가 있으나 오히려 집안 살림을 선택하고 '가문'을 선택한 400년 전의 실존 인물이다. 물론 장씨 부인의 입을 통해서 비유적으로 현재를 비판하려 했지만, 여기서 말하고 있는 사람이 이문열 자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너희 논객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자기의 일을 가져라. 자아를 되찾아라. 남편과 아이들로부터 벗어나라. 가정에서 해방되라. 그런데 내게는 그런 권유들이 마치 자기 성취를 원하는 여성에게는 가정은 감옥이고 남편은 폭군이며 아이들을 족쇄라고 외치는 것처럼 들린다. 현모양처란 무능과 불행의 다른 이름이고 내조와 양육은 허송세월의 동의어인 듯하다." (이문열, <선택> 중)

이 문열의 지적처럼 여성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다. 다만 인간 속에 '여성'이 빠져 있는 가부장제가 문제인 것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현재의 여성의 권리는 놀랄 만치 급신장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선택>에서 페미니즘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정치적 상상력'"일 뿐더러, "미래의 성차별 없는 세상에서 온 사람의 눈으로 현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결국 페미니즘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사회의 재편성"이면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두 주체로 만나 진실로 교감하며 사랑할 수 있도록 세상을 변혁시키려는 운동"이기도 하다.


남는 문제

여 성 문제는 논의의 정합성 이전에 구체적 현실이다. 아직도 '아들딸을 골라 낳을 수 있게 해 준다'는 임신법이 판치고 있고, 자신은 여성이면서도 정작 이 사회를 살아야 할 딸(여성)들의 앞날을 걱정스레 예측해 보고, 여성이 여성(딸)을 낙태하고, 여성이 남성(아들)을 선택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는 '동굴'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느새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 지배에 익숙해지고, 타자로서 익숙해진 구조에서 '가족'이라는 명분 아래 집단 이기주의를 노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은 더욱 소외되고, 물화되고 주변화 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의 전략대로 페미니즘이 더 이상 '여성'이라는 단일한 범주에 집착하지 말며 계급, 인종, 민족, 연령 등에 따른 불평등과 다양한 문화적 차이 속에서의 갈등에 주목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 러나 아직도 봉건성과 불완전한 근대성이 압도적인 한국 상황에서 '여성' 범주의 정치적 의미는 저항의 강력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 푸코의 지적대로 본질적인 여성의 범주가 없다는 논의가 쟁점이 되겠지만, 여전히 한국 상황은 여성임을 인정하게 하는 사회적·정치적 기제가 깔려 있다. 이제까지 역사에서 여성은 타자로서 주변에 머물러왔다. 여성 문제는 은유나 추상성으로 대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결국 계급, 인종, 민족의 관점을 놓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보편으로서의 여성(인간)을 도출할 것인가가 실천적인 숙제다.


김성민/건국대 교수

lundi 13 octobre 2008

북한민주화와 민주주의적 전략 / 황장엽 지음 / 시대정신 / 2008년 08월

북한의 최고위층 탈북자로 세계 최고의 북한문제 전문가이자 산증인인 황장엽 씨가 북한민주화를 현 한국사회의 문제와 접목시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현 한국사회의 간절한 문제는 광우병 문제 또는 독도 문제도 아닌 북한민주화라 진단하고, 이를 민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북한의 핵위기의 본질은 핵 소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억압 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한다. 북한 인민들의 인권유린이 바로 북한민주화의 기본 문제이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논란이 되는 이승만 정권의 정당성과 박정희 정권의 민주주의적 과업에 대해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초하여 평가한다. 이승만 정권은 스탈린식 사회주의가 아닌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택했고, 박정희 정권은 6.25 전후 혼란한 시기에 자유의 제한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의 기적적인 발전을 보장했다.

머리말
1. 대한민국의 정체성
2. 북한 독재체제의 본질적 특징
(1)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
(2) 민주주의적 자유와 반민주주의적 자유
3. 북한의 대남전략
4. 한국의 대북민주화 정책
(1) 햇볕정책
(2) 탈북자 문제
5. 남북통일 문제
(1) 북한의 중국식 개혁개방
(2) 주변 4대국(미.일.중.러)과의 협조관계
(3) 핵무기와 6자회담 문제
6. 한국 발전의 당면한 기본문제

한국 주거의 사회사 / 전남일 외 지음 / 돌베개 / 2008년 08월

한국의 근현대 주거가 변화해 온 과정을 정치 · 경제 · 사회적 측면에서 추적하고, 주택정책이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을 비판하면서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우리 주거문화의 특성을 정리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 주거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그 속에서 거주하는 인간의 삶과 주거의 근대화에 대한 다각적인 담론을 이끌어낸다.

책머리에
서론 - 한국 근현대 주거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제1부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 - 구한말의 개화기
1.개항기 서양식 주거의 유입
2.한옥의 변모
3.서민 주거와 개량론

제2부 다양한 주거문화의 전개 - 일제감정기
1.일본의 조선 식민지화와 도시 공간의 재편성
2.주거문화의 충돌
3.새로운 문화와 주택개량론
4.조선인,그들의 고된 삶
5.주택의 집합적 생산

제3부 단절 그리고 복구 - 한국전쟁과 전후기
1.광복 이후와 한국전쟁 시기의 주택
2.전쟁과 그 직후의 도시 환경
3.전후 복구와 주택 공급 정책

제4부 이상과 현실 - 경제개발기
1.조국 근대화의 물결
2.아파트,아파트,또 아파트
3.단독주택의 다양한 시도
4.사회문제로서의 주거
5.개발 시대의 그림자

제5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하여 - 1980년대 중반 이후
1.아파트로 뒤덮인 대한민국
2.변화하는 아파트
3.아파트 홍수 속의 신선한 시도
4.변화하는 주거문화
5.미래주거를 위한 행보

결론 - 한국 근현대 주거가 말해주는 것

1%의 대한민국 / 강수돌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09월

한국 근현대사 전문가 한홍구, 삶의 질을 고민하는 강수돌, 노동운동의 산증인 김진숙, 외교 전문가 이철기, 청소년 인권의 전도사 배경내, 철학자이자 농사꾼인 윤구병의 1%가 독식하는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통해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극복을 위한 모색, 삶의 질 개선과 진보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대안들을 담았다.

월간 <작은책>이 2008년 특집으로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제목으로 한 강좌를 엮었다. 지난해 출간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책을 내며 │불온한 시대, ‘불온한 강사’와 ‘불온한 청중’이 만났다(안건모)
책을 읽기 전에│촛불은 우리 민주화운동의 곗돈이다 (한홍구)

사다리 질서 걷어차기(강수돌)
왜 현실은 ‘행복’보다 ‘스트레스’냐│사랑의 관점, 노동력의 관점│노동력의 사다리 질서 │또 다른 스트레스의 생산 현장, 학교 │파괴성 향상을 불러오는 생산성 향상│노동자들도 부자처럼 살게 해 줘요?

자본 천국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기(김진숙)
노동과 분리된 교육 │ 노동자들 지금 어떻게 사나요? │우리도 노동3권 있어요 │ 90이 10이 되는 길은 없다│어용노조가 아닌데 왜 비정규직을 외면하는가?│조합원의 영혼을 지키는 노동조합 │구조조정은 노동자의 존재를 파괴하는 것

한국 근현대사의 추악한 진실(한홍구)
타이밍 놓친 과거 청산│한국의 우파는 민족 반역자│묻지마, 다쳐│친일파와 군부에 좌절당한 4·19 │왜 애들 데모도 못 막아 │야박해진 보수세력│기가 막힌 군사기밀│축복받은 간첩

우리가 원하지 않는 전쟁에 말려들 수 있다(이철기)
팍스 코리아나│되풀이 되는 역사│바이게모니 질서와 미사일 방어 체제│새로운 양극체제

이땅에서 청소년으로 산다는 것(배경내)
우린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선생님 제 양심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가족 체계에 종속된 운명│내일이 되면 좋아진다는 따위의 말│인권의 세포를 되살리자

나는 왜 농사꾼이 되었나 (윤구병)
삶의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 어린 시절│윤브린너│행복할 길을 찾아│진정한 만남은 밥통을 통해│생명 창고의 열쇠는 농민의 손에 들려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되풀이 되는 역사

한국 근대사 산책 세트 - 전10권 /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08월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며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수많은 사건을 큰 그림으로 그린다. 아울러 당시 역사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을 편견 없이 보여줌으로써 ‘교과서’가 지니는 경직성에서 벗어나 역사 인식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전문 지식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수많은 화제를 불러온 강준만 교수는 이를 위해 전문 학자는 물론 당대 신문기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료를 망라하였다.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폭압적 통치에 맞선 조선에도 다양한 삶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역사에 대한 성찰과 함께 한국 사회의 그림자가 형성된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개화기편
1권: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2권: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3권: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
4권: 러일전쟁에서 한국군 해산까지
5권: 교육구국론에서 경술국치까지

일제강점기편
6권: 사진신부에서 민족개조론까지
7권: 간토대학살에서 광주학생운동까지
8권: 만주사변에서 신사참배까지
9권: 연애열풍에서 입시지옥까지
10권: 창씨개명에서 8.15해방까지

괴물의 탄생 /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09월

지금의 한국 경제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던 환상은 깨지고, 경제적 약자들이 그야말로 ‘생지옥’에서 몸부림치게 만든다. 홉스의 용어를 빌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사회를 지배하는 최고의 법칙이 된 이 상황을 ‘레비아탄’, 즉 ‘괴물’이라 부르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1부에서, 경제학이 애덤 스미스를 시작으로 존 스튜어트 밀, 마르크스, 왈라스, 케인스를 거쳐 최근 칼 폴라니나 마르셀 모스 등에게서 그 싹을 보이고 있는 제3부문에 대한 논의(공동체, 호혜, 공정 등을 말하는 ‘사회경제’)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일별한다. 특히 제1부문(시장이 작동하는 기업부문)이나 제2부문(정부 혹은 국가라는 이름의 공공부문)과는 다른 작동원리를 보이는 제3부문의 등장에 주목한다.

2부에서는, 이런 경제학사의 흐름과는 달리 개발독재.압축성장.중앙집중화로 요약되는 한국 경제의 지난 역사를 개괄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괴물로 탄생하게 된 궤적을 펼친다. 결론적으로 한국 경제는 다양성이 사라지고 승자독식의 비효율만 남는 중남미형 경제로 점점 더 깊숙이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증후를 주거공간, 교육기관, 시장의 분리에서 찾는다.

책머리에

여는글/우리들의 ‘위대한 선택’에 관하여

1부 세계 경제의 흐름과 경제이론의 변화
첫번째 강의_개강: 한국에서 경제학을 한다는 것
두번째 강의_자본주의의가 가장 아름다웠던 18세기
세번째 강의_위기 그리고 또 위기: 마르크스와 케인스의 등장
네번째 강의_국가와 시장의 경쟁, 그리고 제3부문의 존재

2부 괴물의 탄생: 한국 자본주의의 형성과 위기
다섯번째 강의_압축성장과 국가의 역할
여섯번째 강의_‘삼성공화국’의 등장과 거듭된 시장의 승리
일곱번째 강의_중앙형 시스템의 비극, 토호와 자치 문제
여덟번째 강의_괴물의 탄생, 실종된 제3부문과 파시즘

3부 괴물의 해체: 한국 경제의 대안과 3가지 과제
아홉번째 강의_한국 경제의 대안에 임하는 생각: 고용, 공공성, 생태-문화적 가치
열번째 강의_사교육 해체와 교육문제의 대안
열한번째 강의_‘고담’ 대구와 ‘토건’ 전주: 토호구조, 자치, 문화
열두번째 강의_한국 경제의 새로운 전환, 제3부문을 위한 노력: 삼각 균형의 국민경제론
열세번째 강의_종강: 세계 경제에서 한국 경제가 갖는 의미와 그 교훈

닫는글/우리는 지는 법이 없다!

조직의 재발견 /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09월

포스트 포디즘 시대의 한국 기업, 나아가 한국 자본주의가 봉착한 근본적 위기를 조직론의 관점에서 분석하지만, 한편으론 한국의 이십대 가운데 ‘88만원 세대’의 질곡으로부터 어렵사리 빠져 나와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 5%의 승자가 어떻게 조직의 덫에 걸려 질식하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경쟁’과 ‘독식’의 논리가 횡행하는 경제판에서 ‘협동진화’를 말한다. 사회적으로 과잉이 되어버린 승자독식 시대의 경쟁을 어떻게 자기 조직 내에서 성공적으로 제한하면서 ‘협동진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크게 보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즉 국민경제의 다양한 구성요소들과 협동진화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지금 한국 기업들에게 던져진 절체절명의 과제 된 시대라 말한다.

또한 조직론이라는 관점에서, 한국 기업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극복해내야 할 키워드 5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캐비아(경제행위를 하는 개인들이 기대하는 경제 수준)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 귀공자 자본주의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고, 셋째, 마초 자본주의를 넘어서 여성들과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토호들의 ‘짝패’ 자본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다섯째, 조폭 자본주의를 넘어서 중소기업과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개정판을 내며
여는글 / K-Firm은 존재할 수 있는가?

1장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1992년 이전에 경제학자들이 생각한 기업
윌리엄슨의 이분법 체계와 신제도학파의 위계론
일본형 기업과 일본 자본주의
최근 조직론 연구들의 특징
좌파 경제학과 조직론
개인과 조직의 비대칭성
더 복잡해지는 조직: 주식회사에서 주주자본주의로
조직 내부의 경쟁 1: 공식조직간의 경쟁
조직 내부의 경쟁 2: 비공식조직간의 경쟁
극복될 수 없는 종류의 위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2장 돈 장사와 사람 장사
창업을 위한 사회적 자산
생산의 화석화와 한국 기업의 위기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과 외부 사회와의 관계
조직의 세 가지 유형: 군대형, 교회형, 가족형
군대형 조직과 가족형 조직의 결합
한국 조직에 닥친 첫번째 위기: 왜 열심히 일하는가?
한국 조직에 닥친 두번째 위기: 기억상실증에 빠진 실무조직
한국 조직에 닥친 세번째 위기: 빨간펜형 야전사령관들
돈 장사와 사람 장사: 좋은 조직이 간직한 비밀
*보론 1: 도표로 보는 한국의 대표적 조직유형
*보론 2: 조직론으로 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당

3장 위기의 한국 조직들
경마장 가는 길의 위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상층부와 하층부의 단절: 노트북과 데스크톱의 단절
대량생산 체제와 다양성의 위기: 대형 교회
과잉 경쟁과 인력 재생산의 실패: 건설업계
순환형 시스템과 숙련도의 위기: 중앙공무원의 아마추어리즘
즐거운 노동과 괴로운 노동: 포스트 포디즘 시대의 감성경영과 감정노동
사회적 신뢰의 위기: 외국계 기업들과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경제적 약자와 일하는 법: 조폭과 불법다단계와 사채업
*보론 3: 삼성그룹의 위기와 ‘정상 기업’

4장 한국 기업에 던지는 조직론의 질문 Top 5
슈퍼보드 초대장
노동 숙련도를 높이는 법: ‘캐비아 자본주의’
이십대와 일하는 법: ‘귀공자 자본주의’
여성과 일하는 법: 마초들의 ‘주지육림 자본주의’
지역과 친하게 지내는 법: 토호들의 ‘짝패 자본주의’
중소기업과 일하는 법: ‘조폭 자본주의’
한국형..

조선의 르네상스인 中人 / 허경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08월

조선 후기 위항문학을 연구하면서 수집한 수많은 중인 관련 기록과 문헌을 바탕으로 쓴 이른바 ‘중인실록’이다. 문헌의 철저한 해석에 근거하여 다양한 역사적 지층을 하나하나 고증해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중인의 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다.

책머리에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바로 중인이 꿈꾸던 시대

1. 인왕산 굽이진 기슭에서 시처럼 산 문학동인
중인들의 터전, 한양 인왕산
인왕산을 노래한 시문학동인 ‘송석원시사’
겸재 정선이 즐겨 그리던 필운대와 육각현
검서관 유득공 부자의 필운대 풍월
인생을 함께한 ‘벽오사’ 동인
김홍도 그림으로 표지를 꾸민 중인들의 시화집
가난한 중인들의 시선집을 펴낸 홍세태
180년에 걸쳐 출판된 중인들의 시선집
조선 후기 최고의 출판편집인 장혼
장혼이 한평생 설계한 행복한 집 ‘이이엄’
별나게 살았던 중인들의 전기집 <호산외기>
명필 마성린의 자서전에 담긴 중인의 한평생 유흥
중인 지식인이 꿈꾼 인왕산 공동체

2. 세상의 우여곡절을 그리고 노래한 예술인
신필(神筆)의 화원 김명국(1)
신필(神筆)의 화원 김명국(2)
왕실의 광대가 되기를 거부한 최북
이용후생의 화가 변박
직업적인 화가이기를 거부한 조희룡
조선 최고의 골동 서화 수집가 오경석
우리나라 서화를 집대성한 오세창
인왕산 호걸지사의 맹주, 가객 박효관
한양의 유흥가를 누빈 군악대 용호영의 리더 이패두

3. 계급의 질곡에 맞서 시대를 끌어안은 전문지식인
침술의 대가 허임
신의(神醫)라 불린 백광현
고약 처방으로 종6품까지 오른 피재길
전염병 마마로부터 왕실을 구한 유상
새로운 해시계를 만든 천문인 김영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기자 오세창
중인 통청 운동에 앞장선 율관 장지완
청렴강직한 호조 아전 김수팽
진정한 호인(好人) 임준원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천재 국수(國手) 유찬홍
예배 장소를 제공한 첫 번째 순교자 김범우
천주교의 지도층으로 활약한 중인들

4. 대륙과 바다를 넘나들며 신세계를 꿈꾼 역관
17·18세기 한류를 일으킨 역관시인 홍세태
요절한 천재 역관 이언진
통신사 최고의 무예사절 마상재
조선 장교 최천종 살인 사건
나라의 운명을 바꾼 홍순언
열두 차례나 중국을 오간 이상적
양요를 경고한 오경석
최초의 미국 대학 졸업생 변수
136수의 시로 신세계를 묘사한 김득련

왜 조선 유학인가/한형조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한국학의 독창적인 활로를 모색해온 한형조 교수가 그간에 쓴 조선 유학에 대한 메타적 성찰들을 모은 것으로, 자책, 곤혹, 시선, 방법, 대화, 스펙트럼, 지도의 일곱 가지 꼭지로 구성했다. 각 꼭지는 그 제목에 걸맞게 다양한 각도에서 조선 유학을 비추어 보인다.

한형조 -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조선 유학의 거장들>, <왜 동양철학인가>, <무문관 혹은 너는 누구냐>, <주희에서 정약용으로>, <중고생을 위한 고사성어 강의>등이 있고, <한글 세대를 위한 불교>, <화엄의 사상>을 우리말로 옮겼다.

머리말

자책
1.조선은 왜 망했는가

곤혹
2.하버드 다산학 국제학술회의

시선
3.21세기, 실학 너머의 유교 아이를

방법
4.동양철학은 왜 이리 어려운가?

대화1
5.인간 조재의 우주적 의미와 책임에 대하여

대화2
6.주자 신학 논고 시론

스펙트럼 1
7.퇴계, 혹은 유교적 은자의 길

스펙트럼 2
8.해강 최한기의 과격한 실용주의

지도
9.조선 유학의 지형도

mercredi 6 août 2008

북한의 개혁.개방과 인권 /허만호 지음 / 명인문화사 / 2008년 07월

북한 인권의 상황과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있디/ 중국과 베트남이 탈 스탈린주의 단계 혹은, 탈 전체주의단계에서 개혁.개방정책을 취하면서 보여준 인권정책의 지속성과 다양성을 통해 북한도 개혁.개방정책을 취하여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면 인권상황이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한다.

국제사회에서 지적한 다양한 북한의 인권현안들을 조사하고, 다자간대화를 통해 해결하는데 어떤 장애와 적실성이 있는가를 검토해 봄으로써 아시아에서 지역 혹은 하위지역 차원의 인권보호체계를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도 모색한다.

현재의 북한 인권상황은 보편적 가치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도 당연히 개선되어야 하지만, 한반도에 항속적인 평화를 보장하고 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도 개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헬싱키 프로세스와 같은 지속적.제도적 외부개입이 필요하다.

제1장 서론
제2장 후기 공산사회에서의 정치변동과 사회통제
제3장 베트남과 북한에서의 사회통제와 정치변동
제4장 유엔 인원위원회 대북 결의 상의 현안들
제5장 미송환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제6장 북한에서의 개혁과 정치범 수용소
제7장 유엔에서의 북한인권 논의 : 기여와 한계
제8장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한 다자적 접근 : 제약과 적실성
제9장 결론

부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은이 소개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박천홍 지음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 2008년 07월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한반도 해안에 나타났던 서양인들과 조선 측의 기록을 통해, 최초로 거대한 외부와 접촉한 조선의 자화상을 탐사한다. 또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상황과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진출사를 보인다. 바다를 통해 찾아온 이방인들과 조선의 만남을 그린다.

서양의 배가 찾아오게 된 계기도 처음에는 우연히 표류해 오거나 식량과 물 등을 찾아 잠시 상륙하는 경우였지만 점차 탐험과 측량, 통상 요구, 기독교 선교, 보복 원정 등으로 바뀌어갔다. 구성원들도 탐험가, 측량기사, 군인, 상인, 선교사, 포경선원, 의사, 통역관, 작가 등 가지각색이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영국 선박이 주로 측량과 통상을 바랐다면, 프랑스의 경우는 기독교 선교의 자유를 앞세웠다.

들어가는 말 ― 타자의 발견, 발견된 자아

제1부 먼 나라에서 온 손님들

1. 아란타는 어느 지방 오랑캐인가-영국 탐사선 프로비던스호
코가 크고 눈이 파란 사람들
아란타는 서남 지방 오랑캐
코리아 해안은 탐사되어야 한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구경꾼들
망원경과 총을 선물하다
거만한 관리와 만나다
서양 배 한 척이 조선 배 백 척을 이긴다
서양 선박을 불러오자

2. 공포의 야만국에서 보낸 나날들 ― 네덜란드 표류인 박연과 하멜 일행
불랑기국과 불랑기 그리고 서양포
야만적이고 잔인한 백성이 사는 곳
제주도에 온 최초의 서양인
파랑국의 해귀가 참전하다
조선과 네덜란드, 남해에서 충돌하다
먼 이국땅에서 생애를 마치다
너희는 길리시단인가?
코로 퉁소를 불다
야만인 이미지가 형성되다
일본의 주인선 무역과 기독교 탄압
네덜란드 풍설서와 난학의 발전
코레아를 발견하라
인육을 구워 먹는 야만족
서양 문물이 전래되다

3. 발견과 명명의 논리 ― 프랑스 탐험가 페루즈의 여행
공포의 섬, 제주도
어느 해도에도 기록되지 않은 곳
비어 있는 섬, 울릉도

4. 호기심과 공포가 엇갈리다 ― 영국 장교 홀과 맥스웰의 조선 기행
왜가리처럼 지절대는 사람들
이 섬을 빨리 떠나라
시계를 처음 본 사람들
가면무도회 같은 필담 풍경
처음 쇼를 구경한 학생처럼 즐거워하다
조선 정부의 경계심
기이하고 보배로운 물건들
지방관을 파면하라
1만 개의 섬을 지배하는 왕
나폴레옹이 주목한 조선인 관리


제2부 산천을 측량하고 사교를 퍼뜨리다

1. 외국인 혐오증은 천성인가 ― 영국 상선 로드 애머스트호
모두 왕을 두려워해야 한다
당신들의 생사는 예측하기 어렵다
독한 술에도 끄떡없는 조선인들
즉결 처형식이 열리다
야만인들의 친절함
천성적으로 의심이 많은 민족
조선 음식을 맛보다
불결하고 궁핍한 거처들
속국은 외국과 통상할 수 없다
왜 통상을 두려워하는가
아, 이것이 우리의 법입니다..

문일평 1934년 /문일평 지음, 이한수 옮김 / 살림 / 2008년 07월

문 일평이 조선일보 편집고문으로 재직하던 1934년, 「조선일보」 제호가 인쇄된 탁상용 달력에 한문으로 쓴 일기 1년분을 발굴하여 완역했다. 일기에는 이광수와 홍명희는 물론 김성수.안재홍.정인보.한용운.백낙준.이병도 등 언론계.학계를 비롯한 당대 최고 지식인들이 등장한다.

또한 평소 관심을 두고 보았던 서적들, 신문에 사설과 연재물을 쓰기 위해 참고한 책들도 상세히 적혀 문일평 연구의 필수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 여기에 당시의 언론탄압 분위기와 생활품의 물가 등 시대상과, 매일매일의 날씨도 기록되어 있어 1930년대의 시대상을 연구하는 데도 소중하게 쓰일 것이다.

역자 서문
제1장 1934년 일기
제2장 1934년 사설
부록 1934년 일기 원문
색인

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 /임채영 지음 / 경덕출판사 / 2008년 07월

조선의 위대한 패배자들을 다룬다. 역사는 대립과 대항을 축으로 발전하였다. 도발이 있으면 저항이 있고, 낡은 것이 있으면 새로운 사류가 등장하여 낡은 것을 몰아내고자 했다. 조선은 끊임없는 대립과 저항, 논쟁과 그에 따른 또 다른 논쟁을 반복했다.

Ⅰ조선의 혁명가들
1. 혁명가의 일생, 정도전
2. 민심을 잃어 긴 유배생활을 살다간 광해군(光海君)
3. 풍운의 혁명가 조광조

Ⅱ 수양의 야심에 희생된 사람들
1. 수양의 야심이 앗아간 희생자 김종서(金宗瑞)
2. 절개와 목숨을 바꾼 사육신
3. 아름다운 패배자 김시습

Ⅲ 의적(義賊) 3인방
1. 의적(義賊) 임꺽정
2. 불세출의 의적 장길산
3. 홍길동전 속에 투영된 허균

Ⅳ 조선에 반기를 든 인물들
1. 허무하게 끝난 황제의 꿈, 이징옥(李澄玉)
2. 정감록의 피해자 정여립
3. 이씨왕조 몰락의 전조, 홍경래

Ⅴ 시대가 버린 영웅 3인
1. 접힌 남아(男兒)의 기상, 남이(南怡)
2. 시대를 잘못 읽은 흥선 대원군
3. 반봉건, 반외세 깃발을 높이든 녹두장군 전봉준

조선의 추악한 배신자들 /임채영 지음 / 경덕출판사 / 2008년 07월

조선시대에 있었던 배신자 13명을 셋으로 나누어 다룬다. 1장에서는 조선 초 완성된 통치제도를 개인의 사리사욕을 통하여 혼란으로 몰고 간 인물들을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외척정치의 발단을 제공한 왕실 여인들을, 3장에서는 을사늑약 5적에 대해 서술한다.

Ⅰ조선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모사꾼 5인

1. 세조의 장량(張良) 한명회
2. 모함으로 누린 부귀영화, 유자광(柳子光)
3. 갑자사화의 주연, 임사홍(任士洪)
4. 옥사(獄事)를 일으켜 잡은 권력, 이이첨(李爾瞻)
5. 역적의 대명사, 김자점(金自點)

Ⅱ 여인세상 (女人世上)

1. 문정왕후와 윤원형
2. 정순왕후 경주 김씨
3. 순원왕후와 외척정치

Ⅲ 조선을 역사에서 퇴장시킨 5인방

1. 생선과 허리띠로 얻은 권력, 이근택
2. 도박으로 소일한 친일파의 거두, 이지용
3. 나약한 친일주의자, 박제순
4. 친일의 괴수 이완용
5. 운명의 그날의 권중현

올바르게 풀어쓴 백범일지/김구 지음, 배경식 엮음/너머북스/ 2008

이 책이 다른 <백범일지> 판본과 질적으로 다른 뚜렷한 특징은 새로운 자료와 연구 성과에 근거한 58편의 '깊이읽기'와 132개의 해설에 있다. 무려 200자 원고지 800여 매, <백범일지> 원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역사학자의 풍부하고도 깊이 있는 분석은 <백범일지>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파악하고 백범의 삶을 재구성했다. 나아가 20세기 지성사에 빛나는 '국민도서'로서의 객관성과 균형성을 잡아준다.

이 작업을 저자는 '인간 백범의 재발견'이라 했다. <백범일지>가 지금까지도 여전히 가슴 뭉클한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며 '국민도서'의 반열에 오른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백범일지>는 자신의 허물을 드러낼 줄 하는 책이다.

서대문 감옥에 갇혀서 고문을 받으면서 배가 너무 고파 '젊은 아내를 팔아서라도 한 끼 밥을 맛나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처절한 고백이라던가, 안악사건으로 투옥되었을 때 며칠 밤을 새워가며 자신을 고문하는 일본 경찰을 보고, '평소 애국자라고 자부하던 자신은 저렇게 나라를 위해 밤을 새워본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뼈저리게 반성하는 대목은 여느 자서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감동적인 자기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상권

인과 신 두 아들에게
비운의 가족사와 눈물겨운 아들 사랑

1. 상놈의 한을 품고 자란 어린 시절
역적의 방계 후손
‘역적의 방계 후손’에서 ‘경순왕의 후손’으로
해주 텃골의 개구쟁이
백범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
의 영웅 같은 아버지
만인의 모범이 된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가난 속의 글공부
과거 낙방
과거제도의 문란과 과거 실패의 교훈

2. ‘아기접주’의 꿈과 좌절
열여덟 살의 ‘아기접주’
백범 일행의 최시형 방문
해주성 공격의 선봉장
해주성 전투의 진실
자중지란
동학 관련 세 가지 미스터리
청계동의 안진사
안중근 집안과의 소중한 인연
평생 스승 후조 고능선
고능선은 누구인가?

3. 청국 시찰과 단발 의병
망해 가는 나라를 살리는 방법
청국행 동지 김형진과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 일대 여행
백범은 광개토왕비를 몰랐다
청국 무관과 의형제를 맺다
서로 다르게 기록한 청국 장수와의 만남
강계성 공격 실패
스승의 손녀사위의 꿈이 깨어지다
왜 백범은 다시 청국으로 향했을까?

4. 치하포 사건과 법정투쟁
변복의 일본인
국모의 원수를 갚다
쓰치다의 신분에 대한 의혹
첫번째 투옥과 고문
제물포 개항 이래 처음 보는 ‘희귀사건’
1차 신문의 쟁점
옥중의 왕이 되다
2, 3차 신문의 쟁점과 사후처리 문제
감옥을 학교로 만들다
옥중 독서를 통한 사상 전환과
고종의 사형정지령
백범은 어떻게 목숨을 구했을까?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08년 07월

저자 박영규가 조선왕실을 둘러싼 인물들의 계보와 그들의 인맥을 밝힌다. 왕과 왕비, 종친과 외척, 후궁과 부마들. 역사와 권력을 만들어낸 인물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완벽하게 구성해냈다.

머리말

1부 조선 왕 계보
1. 조선왕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1. 왕 칭호의 유래와 어원 ∥ 2. 묘호와 시호 ∥ 3. 왕위 계승과 즉위 형태 ∥ 4. 왕의 업무 ∥ 5. 생활공간 및 사생활, 음식 ∥ 6. 언어 사용 ∥ 7. 왕의 복장 ∥ 8. 왕의 죽음과 장례
2. 조선 왕 역대기
제1대 태조 ~ 제27대 순종

2. 조선 왕비 계보
1. 왕비로 사는 법
1. 왕비 간택 ∥ 2. 왕비 가례 ∥ 3. 왕비의 임무와 권한 ∥ 4. 왕비의 거처와 의복
2. 조선 왕비 열전
제1대 태조의 왕비 ~ 제27대 순종의 왕비

3부 후궁 계보
1. 후궁으로 사는 법
1. 후궁 제도와 작위 ∥ 2. 출신에 따른 후궁 분류 ∥ 3. 후궁의 삶과 죽음
2. 후궁 열전
제1대 태조의 후궁 ~ 제26대 고종의 후궁

4부 세자, 왕자, 종친 계보
1. 세자
1. 세자와 원자 ∥ 2. 세자 책봉과 왕위 계승 ∥ 3. 세자의 사생활 ∥ 4. 세자시강원과 익위사
2. 왕자와 종친
1. 왕자 ∥ 2. 종친 ∥ 3. 종친부와 종부시
3. 조선 왕자 열전
제1대 태조의 왕자 ~ 제26대 고종의 왕자

5부 공주 부마 계보
1. 왕의 딸과 사위의 삶
1. 공주와 옹주 ∥ 2. 부마
2. 공주, 옹주, 부마 열전
제1대 태조의 딸과 사위 ~ 제26대 고종의 딸과 사위

6부 외척 계보
1장 외척 그들은 누구인가?
1. 외척의 범주 ∥ 2. 조선 왕조를 풍미한 주요 외척 ∥ 3. 왕의 처족에게 주어진 혜택
2. 외척 열전
제1대 태조의 외척 ~ 제27대 순종의 외척

7부 조선 왕실 비사 백서
1. 정종이 버린 자식들 ∥ 2. 민무구 형제의 옥사(獄事) ∥ 3. 조대림 역모 조작 사건 4. 세자 이제 폐위 사건 ∥ 5. 두 명의 며느리를 내쫓은 세종 ∥ 6. 세조에게 끝까지 저항했던 금성대군 ∥ 7. 너무 잘 나서 불행했던 구성군 ∥ 8. 연산군의 잔인한 궁녀 살해극 ∥ 9. 작서의 변에 희생당한 경빈과 복성군 ∥ 10. 사라진 공회빈의 시신 ∥ 11. 이이첨의 밀명으로 살해된 임해군 ∥ 12. 증살된 영창대군과 유폐된 인목대비 ∥ 13. 소명국의 음모에 걸려 죽은 능창군 ∥ 14 소현세자빈의 폐출과 전복구이 사건 ∥ 15. 홍수의 변 ∥ 16. 장희빈의 인현왕후 저주 사건 ∥ 1..

한국사傳 /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07월

역사 속에서 조명 받지 않은 숨은 인물로 역사 다시 보기를 시도한다. KBS에서 방영중인 을 책으로 엮었다. 국내의 권위 있는 학자들은 물론, 전 콜레 주 드 프랑스의 한국통 마크 오랑주 교수 같은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결과를 흡수했다.

1권에서는 임진왜란의 숨은 주역 홍순언, 대한민국 1세대 근대여성 리진, 김옥균을 살해한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 흑룡강을 제패한 나선정벌의 영웅 신유, 조선의 여성 CEO 김만덕, 세조의 킹메이커 신숙주, 비운의 라스트 프린세스 덕혜옹주 등을 다룬다.

2권의 주인공들은 새로운 조선을 꿈꾼 여걸 소현세자빈 강씨, 조선의 21세기형 복지가 토정 이지함, 왕의 남자 내시 김처선, 베트남을 찾은 최초의 한국인 조완벽, 무인의 길을 택한 군주 정조, 조선의 과학 수사관 정약용 등이다.

3권에서는 여성인물 중에서는 허난설헌과 정희왕후를, 배신자로 낙인 찍힌 인물 중에서는 1천명의 선비가 떼죽음을 당한 기축옥사의 주인공 송강정철을, 역사상 큰 일을 해냈으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인물로는 홍의장군 곽재우와 천주교의 문을 연 광암 이벽 등을 다루었다.


1권

서문 역사를 뒤흔든 개인들의 리얼 드라마

1. 조선을 구한 어느 외교관의 인연 - 홍순언
200년에 걸친 약소국의 이유 있는 항의
홍순언 앞에 나타난 놀라운 반전
유일한 역관 출신 광국공신
조선시대 역관은 유능한 무역상이었다
양반과 모든 점에서 차별받았던 역관들
임진왜란의 숨은 주역
인연은 인연을 낳고

2. 한국의 무희에서 파리의 연인으로 - 리진
조선의 ‘영혼의 꽃’
콜랭 드 플랑시와의 운명적 사랑
파리를 활보하던 최초의 근대여성
조선 여인의 파리 사교계 진출
낯선 문화 속의 이방인
거스를 수 없는 ‘관비’의 운명
파리로 인해 살고, 파리로 인해 죽다

3. 중국대륙 속의 고구려 제왕 - 이정기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 유민
용교를 막아 당의 숨통을 조이다
군인으로 명성을 날리다
부하들이 선택한 절도사
당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이정기의 나라
당 황실을 겨누고 칼을 빼들다
이정기 왕국의 흥망성쇠

4. 세조의 일등공신인가, 단종의 배신자인가 - 신숙주
세조의 킹메이커
계유정난의 일등공신
공신의 길을 택한 신숙주의 지독한 배신
실패로 끝난 단종 복위운동
‘넘버 쓰리’ 세조가 선택한 신숙주
세조에 충성한 신숙주에 대한 논란
충신 성삼문 vs 공신 신숙주
신숙주의 길 vs 성삼문의 길

5. 20일간의 치열했던 헤이그 장외외교 - 이준
헤이그의 문전박대
고종의 마지막 카드
고종이 선택한 남자
회의장 밖의 외교활동
급작스런 이준의 죽음
두 번 죽임을 당한 세 특사의 운명

6. 슈퍼맨 아버지의 눈물 - 영조
21세기에 밝혀진 사도세자의 병
슈퍼맨 아버지와 평범한 아들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들
뿌리 깊은 당쟁의 씨앗
돌이킬 수 없는 부자의 갈등
뒤주에 갇힌 세자의 마지막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아버지의 회한

7. 조선의 여성 CEO - 김만덕
제주를 수렁에서 구한 여인
관기에서 상인으로
승승장구한 김만덕의 객주
시세차익으로 부를 축적하다
배를 이용한 육지와의 상거래
최고의 ..

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8년 07월

1920~1930년대 신문과 잡지를 물들인 10개의 자살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근대 조선이라는 시공간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작동되었는가를 보여준다. 근대 조선을 울린 자살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 아픈 진실과 대면하게 되고, 그 이야기 속에서 2008년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만난다.

사랑과 배신에 이어진 복수 이야기,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자, 집단 따돌림, 당시에도 있었던 입시 지옥, 죽음 후에 오는 것들을 보여준다. 언론은 그들의 죽음을 대서특필했으며, 추악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기도 했으나 곧 잊혔고, 다른 사건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제1부 근대 조선의 사랑과 전쟁

제1화 상하이 국제 삼각연애 살인 사건
아비 손에 홍등가로 팔려간 여인, 애인에게 버림받고, 남편 총에 죽다
아버지 손에 끌려 홍등가로 / 사랑 찾아 상하이로 / 독일인의 아내가 되다 / 상하이에 나타난 웨셀 부인 /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복수 / 삼각연애의 종말 / 댄서의 순정

제2화 청상과부 신여성 윤영애 자살 사건
“시어미 있는 사람은 연애도 걸지 말아요, 사람이 그냥 썩어요 썩어!”
의문의 자살 / 철부지 부잣집 외동딸 / 달콤한 신혼 생활 / 사랑과 전쟁 / “너 때문에 생자식 죽었다” / 그래서 그녀는 수면제를 삼켰다 / 신여성의 딜레마 /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인

제3화 윤심덕·김우진 ‘현해탄 정사’ 미스터리
“세상 남자들은 모두 악마 같다. 나는 언젠가 한 놈은 죽이고 죽는다.”
의문의 정사 / 윤심덕이 살아 있다고? / 고개를 드는 의혹들 / ‘왈녀’라 불리던 여인 / 김우진과의 만남 / 이용문 스캔들 / 배우가 된 성악가 / 그들이 정말 살아 있을까

제4화 박금례 순정애사
“나는 끝까지 분하다. 너 하나 때문에 내가 죽는 것이 제일 분하다.”
찢어진 차표 / 첫사랑 / “민적 없으면 같이 못 사오?” / 사랑의 포로 / “닷새 안으로 떠나라” / “언니는 연애를 안 해봐서 내 마음 몰라”

제5화 평양 명기 강명화 정사 사건
“살아서는 내외 되고, 죽어서는 연리지 되어……”
“세상 사람 중에 가장 사랑하는 파건……” / 일곱 살배기 어린 기생 / 운명적 만남 / 머리채를 자르다 / 손가락 잘라 맹세한 사랑 / 미완의 유학생활 / 사랑은 길고 인생은 짧다 / “강명화와 합장해 달라” / 강명화 신드롬

제2부 근대 조선 잔혹사

제6화 고학생 문창숙 집단 따돌림 자살 사건
흰 눈이 펄펄 내리던 날, 이화여전 뒷산에서 여학생이 목을 맸다
다섯 통의 유서 / 이화여전의 대소동 / 감쪽같이 사라진 20원 / 사감 앞으로 날아온 투서 / 들끓는 여론 / 문단의 질타 / 여학생 자성론

제7화 홍옥임·김용주 동성애 정사 사건
“언니, 나 아닌 다른 사람 사랑하면 죽어버릴래요.”
의문의 철도 자살 / 강제 결혼이 앗아간 소녀의 꿈 / 모던 가정에 몰아친 풍파 / 동정에서 비롯된 사랑 / 여류 명사들의 ..

1910년대, 풍문의 시대를 읽다 권보드래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08년 02월

1910년부터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까지 『매일신보』기사를 13개 주제 하에 추린 후 주제마다 해설을 달았다. 당시 떠돈 각종 소문과 풍설, 도시 생활의 변모, 학교 교육, 기생과 공진회와 공연 문화, 제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생활고와 물가난, 노동 쟁의와 조세 저항, 국권회복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1910년대에는 이혼과 본부 살해가 매일이다시피 신문지상을 장식했다. 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성병과 신경쇠약 치료제 광고가 범람하고, 가족 간 쟁송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한편에서는 족보 출판이 유행했다. 편전(便戰)과 편사(便射)며 대색희(大索戱) 때 군중이 모여들었지만 운동회와 박람회라든가 탐승대회에도 대중의 호응이 적지 않았다.

수십만이 참여했다는 행사가 드물지 않은 가운데 1915년 공진회는 1백20만이라는 관람인원을 기록한다. 연극과 활동사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생이 공연문화의 스타로 대접받는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가로수를 꺾었다든지 문 앞 청소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태형이 선고되는가 하면 부랑자라는 죄목으로 검거된 사람들이 쇠고랑을 찬 채 시내 청소에 동원되기도 한다.

1910년대에 정치적 저항은 예상보다 거세다. 강점 직전 일제의 대대적인 진압에도 불구하고 의병운동은 1910년대 중반까지 명맥을 유지했고, 각처에서 비밀결사가 조직되어 군자금을 모집하고 친일 인사를 처단했으며, 해외에서도 서간도 광제회와 하와이 국민군단 등 독립운동단체 결성이 활발했다.

머리말

제1부. 불안하고 평온한 일상

1. 소문과 풍설

유언(流言)
백백도(白白道)와 청림교(靑林敎)
경성의 독갑이
미신의 경계(境界)

2. 천황과 총독과 왕

축일과 제등(提燈)
왕실의 일상
은사공채, 산업계(産業契), 교풍회(矯風會)
면(面)과 면장
총독부 의원

3. 학교와 그 주변

입학과 경쟁
학교 통제의 면면(面面)
여학교와 여학생
동맹휴학
한학과 서당과 백일장

4. 도시의 재구성

시구개정(市區改正)과 도로
수도와 물장수
자동전화
자전거와 자동차
81호 전차

* 참고자료

제2부. 사회와 개인의 좌표

1. 사업시대의 생애

실업가와 자선가
연초회사
동업조합
종로와 진고개
경성상업회의소

2. 연애, 결혼, 가정

연애의 주변
이혼과 본부살해
자유결혼, 이상적 가정

3. 여가생활의 조직

편전(便戰)과 편사(便射)
관앵(觀櫻), 관화(觀火), 탐승(探勝)
운동회 기타
공진회와 박람회

4. 기생과 공연문화

연극과 활동사진
음악과 연주회
기생의 생활

* 참고자료

제3부. 불만, 소요, 저항

1. 생활난과 물가고

파산과 몰락
세금의 압박
세민(細民)의 생활
이주의 행로
미가(米價) 등귀(騰貴)의 영향

2. 통제와 불만

태형과 벌금
부랑자 취체(取締)
공동묘지
호열자와 전염병

3. 사기와 범죄

소사기사(小詐欺士)
대사기사(大詐欺士)
정감록(鄭鑑錄)의 사기사
절도와 협박

4. 충돌과 저항

민족 갈등과 분요(紛擾)
조세, 측량, 토지조사
파견소 습격
노동과 동맹파업

5. 국권회복의 실명(實名)들

* 참고자료

소통하는 우리 역사 / 조광환 지음 / 살림터 / 2008년 07월

동학농민혁명을 새로운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자료 고증 및 현장 답사를 하며 저술했다. 지은이는 20년 가까이 유적지 답사를 진행하면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유적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관련된 기록과 이야기를 살피고, 자신의 철학과 역사관을 담은 답사를 이끌었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의 자주 근대화를 가로막고 있던 구체제를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또한 동학 농민군은 민족자존을 위해 일제의 침략에 맞서 일어섬으로써 근대 민족운동의 효시가 되었으며 반봉건의 민주화와 반외세의 자주독립이라는 올바른 역사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

머리말 : 다시 전봉준이 살아온다면

제1장 19세기 후반 조선 민중의 동향
1. 세도 정치로 인한 통치 질서의 문란
2. 신분제도의 동요와 민중의식의 성장
3. 서양 세력의 침투와 동학의 출현
열강의 침탈과 강화도 조약/동학의 창도

제2장 동학의 교세 확장과 교조 신원 운동
1. 공주 집회
2. 삼례 집회
3. 광화문 복합 상소와 괘서 사건
4. 보은 집회와 금구 집회

제3장 사발통문과 고부 농민 봉기
1. 조병갑을 위한 변명
2. 고부 농민 봉기의 도화선 만석보
3. 떴다! 사발통문
4. 고부 농민 봉기와 말목 장터

제4장 1차 동학농민혁명(3월 봉기)
1. 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
2. 황토현 대첩
3. 장성 황룡강 전투

제5장 집강소 통치
1. 전주성 점령
2. 최초의 농민 자치 정부 집강소 통치
3. 남원 대회

제6장 2차 동학농민혁명(9월 봉기)
1. 청일 전쟁
2. 척왜의 깃발을 높이 든 삼례 봉기
3. 전국 각 지역 동학 농민군 봉기
4. 통한의 우금티 전투

제7장 농민군의 패퇴
1. 농민군의 패퇴
2. 장흥 석대들 전투
3. 대둔산 전투

제8장 인물 이야기
1. 전봉준이 우리 시대에 던져 주는 화두
2. 의병장 임병찬이 김개남을 밀고한 이유
3. 손화중과 도솔암 석불 이야기
4. 김덕명과 최경선
5. 명성황후와 홍계훈
6. 선택

제9장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평가
1. 갑오년 이후 잔여 농민군의 활동
2.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
3. 21세기 한반도와 동학농민혁명

- 후 기

lundi 16 juin 2008

사회조사분석사 / 김은정 지음 / 삼성북스(구 삼성실업) / 2008년

제1장 자료의 정리
제2장 기술통계량
제3장 확률과 확률분포
제4장 추정
제5장 가설검정
제6장 표본크기
제7장 교차분석
제8장 카이제곱 검정
제9장 T-TEST 분석
제10장 상관분석
제11장 분산분석
제12장 회귀분석

촌놈들의 제국주의 /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한국 자본주의가 내부적 모순과 불균형을 특단의 대안 없이는 제어하기 어려운, 즉 식민지를 필요로 하는 제국주의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도,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으면서 생존의 돌파구는 식민지가 필요한 제국주의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일컬어 ‘촌놈들의 제국주의’라 명명한다.

이미 한중일 세 나라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주요 유전에서 잠정적 경쟁자로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위 자원수송로다. 보통은 해상수송로와 파이프라인 두 가지 형태로 자원수송로가 만들어지는데, 사실 한중일의 전쟁 개연성을 가장 높이는 것은 이 자원수송로의 확보를 둘러싼 군비경쟁이다.

언제나 불안정한 임시적 균형상태일 뿐인 평화는 평화로울 때 가꿔가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각기 민족패권주의의 기운에 몸을 실은 채 제국주의적 자원전쟁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한중일에게 가능한 대안으로 ‘전쟁 없는 경제’를 위한 평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유럽의 경험에 주목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평화로부터 이익을 얻는 평화산업, 평화에 기대어 비로소 월급을 받거나 경제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시민들로 국민경제의 절반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역내 사회구성원들에게 평화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가야 한다.

특히 지금의 십대가 사회적 의사결정의 중추세력이 되었을 때, 그들이 전쟁보다는 평화를 외칠 수 있도록 ‘에라스무스 프로그램’(본문 244쪽) 같은 평화 인프라를 적극 개발하고 실천해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일 것이 [more...]

한국사의 아웃사이더 /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8년

이이화의 시리즈 두 번째 권으로 시대에 맞서 변혁을 꿈꾸고 신념을 좇아 주체적 삶을 살았던 신념가와 혁명가, 재력가, 신분사회의 한계 속에서도 의학과 과학분야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의학자,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크게 나누어, 일본에 문명을 전파한 왕인, 동서문명의 교류를 튼 고구려 유민 3세 고선지 등 신념의 승부사들, 상업이 천대받던 시기에 부로 일가를 이룬 재력가들, 봉건왕조의 구조적 모순과 시대의 질곡에 과감히 맞서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었거나 민중봉기를 주도했던 개혁가들, 문치주의의 약점을 보완한 의학자, 과학자들의 약전을 담았다.

이러한 인물들의 사상이나 삶에 대해서는 거의 역사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있다고 해도 약전을 쓰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주체적 삶을 살았던 봉건왕조 시대의 개혁가들은 대부분 역적으로 몰려 죽었기 때문이요, 의학자나 과학자는 당시 양반 사회에서는 권력을 누리는 신분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웃사이더들이 남긴 발자취는 그 뒤로 면면히 이어져 우리 역사를 풍부하게 하는 중요한 젖줄이 되었다.

한국사傳 1, 2 / KBS 한국사傳 제작팀 엮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역사 속에서 조명 받지 않은 숨은 인물로 역사 다시 보기를 시도한다. KBS에서 방영중인 을 책으로 엮었다. 국내의 권위 있는 학자들은 물론, 전 콜레 주 드 프랑스의 한국통 마크 오랑주 교수 같은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결과를 흡수했다.

1권에서는 임진왜란의 숨은 주역 홍순언, 대한민국 1세대 근대여성 리진, 김옥균을 살해한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 흑룡강을 제패한 나선정벌의 영웅 신유, 조선의 여성 CEO 김만덕, 세조의 킹메이커 신숙주, 비운의 라스트 프린세스 덕혜옹주 등을 다룬다.

2권의 주인공들은 새로운 조선을 꿈꾼 여걸 소현세자빈 강씨, 조선의 21세기형 복지가 토정 이지함, 왕의 남자 내시 김처선, 베트남을 찾은 최초의 한국인 조완벽, 무인의 길을 택한 군주 정조, 조선의 과학 수사관 정약용 등이다.

백범일지 / 김구 지음 / 필맥 / 2008년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에 헌신하고 독립 후에는 통일운동에 나섰던 백범 김구의 자서전이다. 1947년에 발간된 를 본인의 친필원고와 대조하고 내용과 표기를 일부 수정, 보완했다. 김구의 삶과 사상을 알게 하고 구한말에서 독립 직후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돌아보게 한다.

김구가 중국에서 임시정부를 지도하던 1928~1929년에 집필한 , 독립 전후인 1942~1947년에 집필한 , 그리고 독립 후에 발표한 글 가운데 과 을 묶었다. 김구는 우리 현대사에 극히 드문 국가와 민족 앞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정치인이자 사리사욕을 돌보지 않고 대의를 위해 희생하면서 개인적인 대가를 구하지 않은 지도자이다.

조선왕조 재정시스템의 재발견 / 손병규 지음 / 역사비평사 / 2008년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전개된 조선 후기의 지방재정사를 통해 조선왕조의 국가재정운영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조선 후기 지방재정의 전개과정을 검토함으로써 조선왕조 재정시스템의 역사적 의의를 해명하고, 전근대사회의 재정운영과 지방재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지은이의 2000년도 도쿄대학 박사학위논문을 본인이 직접 한국어로 번역하고 단행본 출간에 맞추어 내용을 전면적으로 재수정했다.

19세기의 소위 ‘삼정문란(三政紊亂)’ 등으로 인해 조선왕조 재정은 부정적인 인상이 있었다. 그것은 이미 18세기부터 토지와 군역에 대한 징수 및 환곡 운영이 규범대로 행해지지 않고, 지방사회에서 수령과 향리들에 의해 자의적으로 행해지던 관행을 말한다.

이에 대해 그동안 학계나 일반에서는 조선 후기에 정착되기 시작한 지방의 ‘비정규 재정 부문’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그것을 횡령, 착복 같은 ‘중간수탈’로만 인식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왕권)에 일단 모든 재원이 모인 후 다시 지방으로 재분배되는 과정을 통해 조선왕조의 재정시스템이 여타 다른 전근대 왕조의 봉건적 지방재정과 궤를 달리하는, 근대적 재정운영에 가까운 전개과정을 가졌음을 밝혔다.
사료 분석을 통해 조선왕조의 재정시스템에 정규의 중앙집권적 재정 부문과 비정규의 지방자치적 재정 부문이 공존했던 사실을 조명하면서, 중앙집권적이냐 지방분권적이냐 하는 대립적 관점에서 벗어나 조선왕조 재정시스템을 근대국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나름의 합리적인 운영원리가 장기간 존속해온 것으로 재평가하였다.

1970년대부터 국내에서 활발히 진행된 조선시대 사회경제사 연구는 해방 이후 식민지적 역사인식을 극복하고 민족/민중운동사의 학문적 기반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근대를 지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여 한국근대사 연구의 새로운 과제로서 전통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재고해야 한다. [more...]

조선을 훔친 위험한 冊들 / 이민희 지음 / 글항아리 / 2008년

조선시대 책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살핀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책과 저자의 역사는 성리학에 포섭되지 않은 사유를 잘 보여준다. 평범한 책 중에도 시대의 비의가 그려진 경우가 많으며, 성리학으로 귀결된 책들 속에서도 그 시대의 현실적 삶과 대결한 흔적, 하지만 결국 권력의 논리를 따르고 만 타협의 고백을 살필 수 있다.

'조선민속학'과 식민주의 / 남근우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08년

조선 민속을 둘러싼 지적 담론과 조사 활동 및 사회적 실천 등을 가리켜 ‘조선민속학’이라 통칭하고, 성립배경과 전개과정을 탐구했다. 기존의 민속학사 연구에서 통설이 된 이분법적인 식민주의에 복무한 일본인의 ‘조선민속학’ 대 문화민족주의에 기초한 한국인의 ‘조선민속학’에 대해서 과연 그러했는지 살핀다.

총5장과 보론으로 구성했다. 제1장은 송석하의 ‘실천적’ 문화민족주의가 일제 식민주의와 연동하는 공범성의 관계를 그의 라이프 워크였던 조선 오락 선도론善導論의 행방을 통해 분석했다. 제2장은 식민지시기에 전개된 손진태의 민족문화론을 만선사학과의 관계 속에서 재고함으로써, 타율사관을 추수해버린 그의 ‘부끄러운 과거’가 해방 후 ‘신민족주의’에 기초한 새로운 ‘민족문화학’에서 어떻게 ‘조만동조론’으로 소거되는지를 천착했다.

제3장에서는 이마무라에서 무라야마를 거쳐 아키바로 이어지는 식민주의 ‘조선민속학’의 성립 과정과 식민지정책과의 관련성 및 그 담론 전략 등을 살폈다. 제4장에서는 이들 조선인과 일본인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조선민속학회의 창립 과정과 활동 내용을 살파고, 학회지 『조선민속』의 ‘일제화’ 문제와 가족주의 전통론의 식민주의를 거론했다.

제5장에서는 일본제국의 ‘일국민속학’一國民俗學을 체계화한 야나기타 구니오(柳田國男, 1875-1962)가 ‘조선민속학’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나아가 경세제민의 실천성을 강조한 야나기타 민속학과 식민주의의 관계성을, 총력전체제 아래서 발화된 그의 비교민속학적 언설들과 ‘대동아민속학’의 구상을 통해 짚었다.

보론에서는, 일제 말기의 ‘신체제’ 아래서 이른바 순국 이데올로기의 창출에 일본민속학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야나기타 민속학의 금자탑이라 일컬어지는 『선조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 생사관 연구의 정치성을 살폈다.

수난의 문화재 / 문화재청 엮음 / 눌와 / 2008년

임진왜란 때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지키려고 책을 지게에 얹어 짊어지고 가파른 산을 올랐던 안의와 손홍록,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 문화재를 사들이고 일제에 대항하여 민족문화를 지켜내는 데 한평생을 바친 간송 전형필 등 수난의 역사 속에서 우리 문화재 지키기에 앞장섰던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우리 민족이 시련을 겪던 시기에 우리 문화재도 함께 수난을 당하며 외세에 의한 약탈과 불법적 해외 유출이 자행되었고, 우리가 저지른 방화나 도굴 등에 의해서도 문화재는 실종되거나 불타 없어졌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문화재가 곧 우리의 역사와 문화임을 알고 문화재 지키기에 애쓴 많은 분이 있었기에 우리의 문화유산은 면면히 이어져 올 수 있었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민족의 수난기에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여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낸 사례를 [민족의 수난 속에서 지켜내다]에, 약탈되거나 팔려 나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되찾아오려는 노력을 [해외 반출 문화재를 찾아내다]에, 그리고 우리 손에 의해 훼손되거나 사라질 뻔한 문화재를 살려낸 사례를 [관심과 애정으로 역사를 이어가다]에 나누어 소개한다.

주요 문화재의 가치와 의의, 정보 등을 쉽게 풀어 설명한다.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의 제작과 관리, 한글 창제의 과학적 원리를 담은 국보 제70호의 《훈민정음》에 대해 사진 자료와 함께 알려주고, 임진왜란 때 정문부 장군의 통쾌한 ‘북관대첩’이나 덕수궁의 역사적인 내력 등도 이야기해, 문화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청소년은 물론 일반인의 문화유산 교육 자료에 걸맞다.

해동악부 / 이익 지음, 이민홍 옮김 / 문자향 / 2008년

이익이 경세치용, 즉 ‘세상을 경영하는 데 실제로 이바지할 수 있는 학문’을 추구히며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서술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악부체 노래 120수에 우리의 역사와 풍속을 담았다. 각 작품마다 소서(小序)를 달아 그의 실증적 태도를 반영한다.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은 조선 후기 우리 학술사를 빛낸 대표적 실학자로, 주체 의식과 비판 정신을 소유하고, 평생을 학문 연구에만 몰두했다. 특히 그의 학문과 사상은 근기실학(近畿實學)의 발원(發源)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기실학이란, 17세기 이후 성호 이익을 중심으로 근기(近畿 :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지역의 학자들이 표방한 실용(實用)과 실증(實證)의 학풍을 말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경세치용학파(經世致用學派)로 불리는 일군의 학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순암 안정복과 다산 정약용도 성호 이익의 영향을 깊이 받은 근기실학자이다.

징비록 / 유성룡 지음, 구지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유성룡이 탄핵을 받고 조정에서 물러나 시골에서 지낼 때 임진왜란을 반성하며 쓴 기록이다. 당시 일본의 상황과 조선과의 관계, 전쟁 중 명나라에 구원병 파견을 요청하는 상황, 그리고 이순신을 비롯한 해상전투 정황 등을 자세히 기록해 임진왜란 전후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숙종 21년(1695) 일본의 야마토야에서도 간행되었으며, 1712년에는 조정에서<징비록>의 일본유출을 금지할 정도로 귀중한 사료로 평가 받았다. 제목 글씨는 소리꾼이자 이상봉 패션쇼를 통해 세계에도 잘 알려진 장사익 씨가 썼다.

율곡문답 / 김태완 지음 / 역사비평사 / 2008년

여기 실린 17가지 문제는 곧 조선 중기가 마주친 화두였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16세 조선의 실상과 함께, 시대를 고뇌했던 한 지식인의 세계관과 우주관을 만날 수 있다. 율곡은 인간과 사회에 관한 현실적이고 개혁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한편, 그런 사유의 근간이 되는 사상적.논리적 패러다임 또한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었다.

조선 중기의 16세기는 한편으로 치열한 논쟁과 긴밀한 교류가 활발하게 펼쳐졌던, 위대한 지성사이자 지적 사회사를 창출한 때였다.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사단칠정논쟁’을 필두로 하서 김인후, 일재 이항, 화담 서경덕, 남명 조식 등 그야말로 쟁쟁한 거성들이 우뚝 솟아났고, 그 한가운데 율곡 이이가 있었다.

율곡은 인간과 사회에 관한 현실적이고 개혁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한편, 그런 사유의 근간이 되는 사상적.논리적 패러다임 또한 확실하게 구축했다. 그래서 인간의 길이 닮아야 할 하늘의 길, 즉 자연의 질서를 탐구했고(이하 2부, 1장 천도책), 농업생산의 기틀이자 모든 형식절차의 기준이 되는 절서를 새롭게 고증하면서 정리했다(2장 절서책).

또한 무한히 변화하는 우주자연의 거대한 시스템을 ‘유한한 수의 체계’로 해석하는 역易의 사유체계를 통해(3장 역수책), 조선과 당대가 지닌 세계관의 기초를 재정립하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인간다운 고뇌이자 영원한 숙제인 삶과 죽음, 장수와 요절 따위의 불가피한 인간상황에서(5장 사생귀신책, 6장 수요책), 무엇 때문에 인간이 기도를 멈출 수 없으며(4장 기도책), 어째서 귀신을 섬기는 제사를 하게 되는지, 그리고 왜 신선을 몽상하면서 양생술에 빠지게 되는지를 설명했다(7장 신선책). [more...]

소설보다 재미있는 조선왕조사 / 이병권 지음 / 평단문화사 / 2008년

2006년 7월 14일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27책이 일본에 반출된 지 100여 년 만에 대한민국의 품에 돌아왔다. 그 《조선왕조실록》을 정리했다. 고려 말부터 대한제국이 주권을 상실한 때까지, 600여 년의 역사를 담았다. ‘조선 개국’과 ‘대한제국 패망’의 시대적.사회적.정치적 배경을 살핀다.

광화문 연가 / 이영미 지음 / 예담 / 2008년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서울의 변천사를 대중가요를 매개로 되짚는다.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대중가요를 통해 시대에 따라 변화한 사람살이의 여러 가지 풍속도를 담은 우리 문화와 우리 자신에 대한 고현학적 접근이 이루어진 ‘근현대문화답사기’이다.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모습의 축소판이다. 일제강점기, 세계열강들에 의한 해방, 그리고 그들의 이해관계로 벌어진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 그후의 정치적 혼란과 과도한 경제개발로 인한 노동문제와 학생운동,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벌어지는 빈부간의 격차 등 대한민국의 문제와 고민을 수도 서울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1930년대 식민지시대의 경성에는 일제에 대항하는 독립투사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일본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를 섞어가며 전화통 붙들고 연애하는 모던보이와 모던걸, 서민들에게 엿과 수박을 파는 엿장수와 수박장수, 요즘의 자장면 배달부 부럽지 않는 냉면 배달부 등 30년대 경성의 모습은 지금의 도시민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대학생이라고 하면 ‘데모’를 떠올릴 만큼 학생운동이 치열했던 70~80년대에도 데모하는 대학생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스케이트장에서 넘어지고 잡아주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연애하는 젊은이들도 있었고, 헤어짐을 각오하고 덕수궁 돌담길을 거니는 연인들도 있었다.

서울의 시대상뿐만 아니라 서울의 대표적인 지역을 답사하며 그곳에 얽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살아가는 일상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각을 거두고 보면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어온 사람살이의 여러 가지 풍속도를 만날 수 있다.

잡인열전 / 이수광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1. 조선 최고의 협객, 장복선
7. 조선 최고의 사기꾼, 박막동
2. 조선 최고의 왈자, 김이
8. 조선 최고의 주당, 조생
3. 조선 최고의 책 읽어주는 남자, 이업복
9. 조선 최고의 파계승, 선탄
4. 조선 최고의 노름꾼, 원인손
10. 조선 최고의 거지왕, 개수
5. 조선 최고의 난봉녀, 김 씨
11. 조선 최고의 검계, 이영
6. 조선 최고의 대리 시험꾼, 유광억
12. 조선 최고의 의원, 이헌길
13. 천하제일의 금사, 이원영
14. 천하제일의 정력가, 김생
15. 천하제일의 각설이, 장생
16. 천하제일의 필공, 김원탁
17. 천하제일의 익살꾼, 정수동
18. 천하제일의 광인화가, 장승업
19. 천하제일의 짝패, 윤지익과 민도혁
20. 천하제일의 수전노, 자린고비
21. 천하제일의 풍류객, 심용
22. 천하제일의 장사, 황우
23. 천하제일의 구변쟁이, 김인복
24. 천하제일의 여검객, 검녀

조선특종 / 김영진 엮음 / 태평양저널 / 2008년

조선시대 기인(奇人)과 이인(異人)을 다룬다. 이들에 얽힌 믿기 힘든 일화들이 사실처럼 당시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은 것은 당대를 살며 그 시대를 헤쳐나간 민중들의 뜻과 열망이 그들의 행적에서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은 선조들의 재치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경성상계 / 박상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일제강점기에서 8·15광복 전후까지, 근대치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그 반세기 동안의 보고인 동시에 역사적 격동기를 관통해야 했던 근대적 모색의 기록이다. 우리 경영사와 기업사의 밑그림을 복원하기 위하여 우리가 통과해야 할 실록이다.

상업이라고는 종로 네거리 ‘육의전’이 전부였던 조선에 외세의 식민지배와 함께 자발적으로 요청하지 않은 근대화의 충격이 밀어닥쳤다. ‘전차’에서부터 ‘활동사진’까지 근대화라는 유혹을 둘러싸고 변방 도시 경성이 들썩인다.

일본은 월등한 자본과 무력을 앞세워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고, 이에 맞서 우리 토착상인들은 힘겨운 투쟁을 전개했다. 민족 자본을 형성하고 경성 상계의 주권을 지켜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 역사적 시기, 그 드라마틱한 상계의 역사를 담았다.

서울은 깊다 /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05월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하고 서울학연구소에서 10년 이상 서울사史 관련 연구를 해온 전우용이 서울에 대한 종합적인 종합적인 해설과 비평을 시도한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탐색하며 다양한 의미와 사연들을 들춘다. 200여 컷의 사진자료를 함께 담았다.

‘똥개’, ‘땅그지’, ‘무뢰배’, ‘깍쟁이’ 등의 유래를 추적해 오래전 서울의 생태와 풍속을 되살리고, 청계천, 종로 거리, 덕수궁 분수대 같은 상징물들의 변화에 담긴 의미를 추리하고, 물장수, 복덕방 같은 사라져버린 문화를 회고담처럼 들려준다.

A4 두 장으로 한국사회 읽기 / 한기욱.김종엽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8년

창비에서 매주 온라인으로 발행하는 '창비주간논평'(weekly.changbi.com)이 발간 2주년을 맞아 56편의 글을 엄선해서 묶었다. 모두 원고지 20매 이내의 짤막한 분량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치열한 쟁점인 각종 정치적 문화적 현안들을 날카롭게 집어냈다.

정치, 경제, 국제, 교육과 사회, 생태와 여성, 문학과 문화 등 총 6부에 담긴 글들은, 한미FTA(2부, 김성훈/최태욱/이남주), 광우병(2부, 우희종), 한반도 대운하(1부, 박창근) 영어교육(4부, 신경구). 조기유학(4부, 이일영), 삼성 비자금사건(4부, 하승수), 곡물가 폭등(2부, 윤병선), 유가 상승(5부, 이필렬) 등 첨예한 현안을 분석한다.

mardi 15 avril 2008

동북아시아 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곽승지 지음 /아이필드

상대적 강자인 한국사회가 한민족 공동체건설을 위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요석인 연변 지역에 살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수용해 조선족사회와 함께 동북아시아에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함을 역설한다.

연변 지역은 한반도는 물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동북아시아 공동체 형성이 가시화될 경우 그 지정학적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중심 국가인 한국과 중국 모두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어 동북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추동하는 주요 행위자로 역할할 수 있다.

조선족사회가 당면한 문제들로 인해 이들의 미래는 순탄치 않다.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의 올바른 관계 맺기를 가로막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선족사회는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도 관심을 쏟는 전략적 사고와 치밀한 접근이 중요하다.

글을 시작하며

제1장 프롤로그
01. 무엇을 왜 쓰는가
02. 왜 연변과 조선족인가
03. 무엇을 생각하나
제2장 새로운 국제질서와 동북아시아
01. 21세기 국제정치의 새로운 트렌드
02. 동북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비전
제3장 연변?조선족의 역사와 전략적 가치
01.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서 연변
02. 변경문화의 체현자로서 조선족
제4장 연변과 조선족 사회에 대한 현실 진단
01. 정치적 측면
02. 경제적 측면
03. 사회문화적 측면
제5장 조선족에 대한 시각
01. 한국의 재외동포정책과 조선족 정책
02. 한국의 조선족 사회에 대한 인식
03. 조선족 동포를 위한 변론
제6장 공존을 위한 전략
01. 들어가는 말
02.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03. 전략적 접근
04. 연변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
제7장 에필로그-동북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역사 만들기

글을 마치며
참고문헌/ 찾아보기

아버지라는 이름의 아버지 /오승훈 지음 /파라북스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대한 여덟 가지 대답을 모았다. 김근태, 박상훈, 박진, 이성주, 최재원, 한기호, 한대수, 함인선 등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여덟 명이 자신의 '아버지'를 이야기한다. 그들이 내보이는 속살은 때로는 보기 좋고, 때로는 너무 단단하며, 때로는 못 본 게 나았을 법한 상처투성이다.

아버지란 무엇일까? 아버지로서 무엇을 남겨야 하며, 그에 앞서 아버지로부터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그 답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선 인터뷰어 역시 '아버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이 시대 아버지의 한 사람이다. 그가 얻은 답은 다만 두 가지.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그러나 '좋은 아버지'란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목적지보다 여정이 중요한 여행이다. 아버지와 아버지가 된 아들, 그 끊을 수 없는 고리를 찾는.

미궁에 빠진 조선/유승희 지음/글항아리

일성록』의 범죄 관련 기록을 중심으로 18~19세기 조선의 14가지 살인 사건을 선정해서 다룬다. 지능적인 범죄와 몇 년 간 해결되지 않았던 사건들을 위주로 선정해, 수사관이 단서를 잡아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를 규명하는 모습, 그것이 조선 사회의 변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을 재구성한다.

『일성록』의 방대한 범죄기록을 일일이 해석하고 관련 자료와 비교해 조선후기 범죄에 나타난 사회적 혼란과 민간의 갈등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일성록』은 『조선왕조실록』과는 달리 조사관이 범인과 나눈 일문일답, 증인들의 진술 등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조사관의 입장만이 아니라 범인 입장에서 사건을 이해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형사기관의 근무일지 및 범죄수사기록이라 할 수 있는 『포도청등록捕盜廳謄錄』과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추관지秋官志』『심리록審理錄』 등의 자료도 활용했다. 범죄의 내용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 범죄인의 의도, 범죄방법, 검험관의 검험방법 등을 서술한다.

머리말 4

사건1 칠흑같은 그날 밤 낫을 휘두른 이는 누구인가 13
- 문회소에서 자던 진사 안종면의 죽음

사건2 국부를 칼에 베인 의문의 여인 변사체 31
- 내금위 이화의 여종 동비 살해 사건

[시대깊숙이] 범죄의 대륙, 그 모습을 드러내다 48
- 조선시대 범죄 관련 기록과 『일성록』

사건3 정조는 왜 곡산부사 정약용을 한양으로 불렀나 57
- 서울 북부 함봉련 형사 사건

사건4 독을 먹인 자는 적녀인가 첩자인가 75
- 13년 만에 밝혀진 윤백원 독살 사건의 진상

사건5 조왕신과 떡 그리고 두개골의 저주 89
- 한명주 집안 사람들 연달아 죽어나가다

[시대깊숙이] 궁중 절도 사건은 내부자의 소행이 절반 100
- 조선후기 한성부에서 일어난 절도 범죄

사건6 붉은 창자를 둘러메고 동헌을 쳐다보다 107
- 강진현감 경악케 한 지독한 복수극

사건7 가만히, 뚫어지게, 죽은 이의 상처를 보라 127
- 조용한 시골 마을을 발칵 뒤집은 두 건의 살인

사건8 저 사람이 내 손을 묶고 발을 잘랐어요 143
- 용산강 여아 사건과 조선후기의 어린아이 유괴

[시대깊숙이] 강도로 변한 농민들 서울의 대혼란을 야기하다 158
- 인구의 서울 유입으로 인한 생계형 범죄들

사건9 박조이는 왜 호미로 무덤을 파헤쳤는가 167
- 투장을 둘러싼 시골 토호와 양반집 아낙의 혈투

사건10 개를 잡은 마음과 개장국을 끓인 마음의 차이 181
- 음주 난투극과 조선후기의 유흥 문화

[시대깊숙이] 무위도식과 상혼商魂은 범죄의 온상 194
- 순조대 조직폭력배의 등장과 미곡 폭동

사건11 남편의 적에게 휘두른 절굿공이의 진실은 무엇인가 205
- 양반집 과부와 바람난 정경문 구타 살해 사건

사건12 박취 행위를 치도율로 다스려라 221
- 조선후기 보쌈의 유행과 어처구니없는 비극

사건13 양반 이양택, 과거를 보고 오는 길에 맞아 죽다 241
- 주범이 세 번이나 바뀐 순천의 조계중·조이중 사건

[시대깊숙이] 과거 시험 한..

밖에서 본 한국사 /김기협 지음 /돌베개

오랫동안 학계 바깥에서, 또 한반도 바깥에서 한국사를 고민해 온 결과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한국사’란 한반도 안팎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국가 정체성을 둘러싼 이념적 논박으로부터도, 민족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옹호와 극단적인 부정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시야를 강조한다.

지은이는 역사학자이자 번역자로, 또 칼럼니스트로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면서 90년대에는 ‘미국’을 화두로 삼아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고찰하는 작업을, 2000년대에는 중국 연변에 거주하며 중국을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를 문명사의 관점에서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간의 성과를 한 권으로 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1
한민족의 공간
만주와 반도 사이에 울타리가 없던 시절
한반도 청동기시대의 유혹
문명의 블랙홀, 중국의 출현
화이부동의 전통

2
고조선에 드리워진 신화의 그림자
한 무제의 예방전쟁
낙랑군, 중국문명의 송유관
농업문명의 새 터전 삼한 지역
해협을 건너 맺어진 가야- 왜 복합체
반도 안에 중심을 둔 대륙국가 고구려

3
신라 통일, 반도국가의 탄생
고구려 유산, 반도국가의 성장
천리장성, 반도국가의 완성
무신정권에 대한 오해
국가불교에서 불교국가로

4
몽골지배의 두 얼굴
역사에게 외면당한 영웅 공민왕
새 술은 새 부대에 조선의 건국
욕이 될 수 없는 말, '사대'
새 왕조의 밑거름이 된 용의 눈물
과거제 위에 세워진 유교국가

5
북로남왜의 등장
광해군, 임금에게는 무능도 죄
명청교체, 사대도 손발이 맞아야
환국도 당쟁, 탕평도 당쟁
현실 변화를 수용하려는 학풍, 실학

6
역사의 부채가 되어버린 서학
조선은 어떻게 기울어져갔는가
쇄국과 개항의 이분법
국권인가 왕권인가
독립운동의 여러가지 얼굴들

7
냉전과 열전 사이
주어진 광복
밥과 주체성
폭력국가의 청산
새로운 세계

결어 - 다시 동아시아로
후기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포럼 지음 /기파랑(기파랑에크리)

교과서포럼은 현재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과서들의 일부 내용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 의식하에 2005년 1월에 출범한 모임이다.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서중석 지음 /역사비평사

60년 현대사 기간 중에 치러진 선거 가운데 유권자의 의지가 반영된 선거를 중심으로 강의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현대사를 이승만 집권 12년(1948~1960년), 박정희 집권 18년(1961~1979년), 전두환·신군부집권 8년(1980~1988년), 그 이후 민주화 시대(1989~ )로 구분지어, 각 시기의 정권 교체에 선거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40년 동안 한국현대사를 연구해 온 지은이가 2007년 봄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5회에 걸쳐 일반 시민을 상대로 했던 ‘선거로 본 한국현대사’ 강의를 정리하고 첨삭한 것이다. 청중과 함께 호흡하며 이끌어갔던 강연 내용뿐만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를 담아내기 위해 강연체와 구어체를 그대로 살려 서술하였다.

지켜지지 않는 입발린 공약에 지쳐, 한국의 선거에 대해 일반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반대한다. 선거는 현대정치사에서 귀중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사례를 들어 역설한다. 국민의 의사가 어떻게 선거를 통해 표출되며, 선거가 한국사회를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시켰느냐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현대사를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로서 선거를 내세우며,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진척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쌓아온 학문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되, 한 시대를 살아온 시민으로서 직접 맞닥뜨렸던 역사적 장면에 대한 촌평을 곁들여 풀어나간다. 선거가 때로 시대의 방향을 뒤로 물리기도 하였으나 결국은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왔음을, 그리하여 한국 사회의 기대와 희망이 늘 살아있음을 그린다.

프롤로그|대한민국 선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역동적인 대한민국 선거 | 대한민국 선거가 해낸 혁명적 역할

1강|쟁점이 많은 초기의 선거들 -1948년 5ㆍ10선거와 1950년 5ㆍ30선거
무엇이 자유민주주의인가 | 최초의 보통선거 | 5ㆍ10선거는 과연 미국이 이식한 것인가
유엔과 정부 수립 | 3ㆍ1운동 직후부터 보통선거 주장 | 5ㆍ10선거에 대한 상반된 평가
분단을 반대한 이유 | 보수세력은 왜 보통선거를 반대하지 않았나 | 첫 선거의 놀라운 결과
나라 이름 짓기 | 하루아침에 대통령중심제로 바꿔 | 소장파 전성시대 | 김구가 암살당한 까닭
보수와 진보의 대결 | “중도파가 프락치와 내통했다” | “그런 시대가 있었어요” | 1강을 마치며

2강|이승만, 자신이 쳐놓은 직선제 덫에 걸리다 -1956년 5ㆍ15선거와 1960년 3ㆍ15부정선거
이승만이 직선제를 고집한 이유 | 143 대 19로 부결된 이유 | 막 오른 부산 정치 파동
기립표결로 발췌개헌 | 민의를 빙자한 사전 선거운동 | 유권자가 모르는 인물이 부통령이 된 나라
친일파, 자유당을 장악하다 | 곤봉선거 | 뉴델리 밀회 사건에서 사사오입개헌으로
조봉암이 대통령 후보에 나설 수 있었던 까닭 | 이승만의 잇따른 더티플레이
야당단일화를 위하여 | “못 살겠다 갈아보자” | 추모표라는 기이한 투표 | 이승만의 분노
5ㆍ15선거의 여파 - 새로운 형태의 부정선거 | 장면 부통령 저격 사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조봉암 | 선거구 바꾼 이기붕 | 이승만, 정부통령 선거 지휘
정부통령 동일 티켓제 | 조기 선거 강행으로 이승만 단독후보 되다
4할 사전 투표, 3인조 투표, 개표 부정 | 도덕성이 상실된 시대 | 2강을 마치며

3강|박정희는 국민의 지지를 받았나 -1971년 선거를 중심으로
쿠데타세력의 더티플레이 | 정치자금과 4대 의혹 사건 | 정치활동정화법으로 정치인을 묶다
기구한 역사를 가진 비례대표제 | 군부, 박정희한테 불출마 요구 | 야당 대통령 후보 난립
격렬한 사상논쟁 | “나는 정신적 대통령” | 야당의 분열과 대통령 후보
남북투표에서 동서투표로 | 대통령과 장관들이 나선 국회의원 선거운동 | 망국적인 선거풍토
지독한 선거 후유증 | 40대 ..

동아시아공동체와 한국의 미래 /동아시아공동체연구회 지음 /이매진

동북아를 넘어 동아시아로, 동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급진전하고 있는 지역협력과 지역통합의 현상과 추세에 대한 학제적 분석이다. 동아시아공동체연구회는 정치학, 경제학, 인류학, 사회학, 신문방송학, 역사학 등의 전공자들과 한국, 동남아, 중국, 일본 등을 전공하는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단체다.

한, 중, 일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에 한정되는 협소하고 과거 지향적인 개념적 외연을 거부하고, 한, 중, 일, 북한, 몽골, 타이완 등이 속한 동북아 지역과 아세안 10개국과 동티모르를 포함하는 동남아 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넓고 미래지향적인 동아시아를 개념화한다.

동아시아의 통합은 경제, 정치안보, 사회문화의 여러 측면에서 동아시아의 ‘평화, 번영, 진보’를 약속할 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와 민족의 이익에 부합하고 그 미래를 밝혀주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아세안+3 중심의 '선 심화 후 확대'야말로 한국의 국제적 교섭력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아세안+3의 창설과 초창기 발전에 핵심적인 구실을 한 한국. 이제는 전향적으로 동아시아 정책을 연구·수립하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참여해야 한다.

서문 신윤환 005
1장_ 동아시아공동체의 의의와 과제 박사명 011
2장_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전개과정: ASEAN+3 협력체제를 중심으로 배긍찬 045
3장_ 동아시아 지역협력과 역내 리더십: 마하티르와 김대중의 동아시아지역협력 구상 이재현 105
4장_ 중국과 동아시아 지역협력 김재철 133
5장_ 일본의 동아시아 통합전략: 미국, 아시아-태평양 그리고 동남아시아 김기석 161
6장_ 한미 FTA와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미래 최태욱 193
7장_ ASEAN+3 협력체제의 성과와 과제 권 율 211
8장_ 동아시아 통합과 기업의 역할: 역내 기업의 활동(직접투자)과
생산네트웍의 확산을 중심으로 박번순 245
9장_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현황과 과제 이충열·박철한 277
10장_ 동아시아 담론의 현황과 문제 박승우 309
11장_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현황과 과제: 사회문화부문을 중심으로 채수홍 347
12장_ 동아시아 지역통합과 한국의 선택 신윤환 373
저자 약력

식민지제국 일본의 문화통합/고마고메 다케시 지음, 오성철.이명실.권경희 옮김 /역사비평사

일본이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이민족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보인 내셔널리즘의 자기 부정과 자기 모순을 분석한다. 현재 일본 역사학계에서 주목받는 소장학자인 고마고메 다케시가 그의 박사학위논문을 전면적으로 재수정한 것으로, 좁게는 식민지 교육사 연구이자, 넓게는 식민지 지배에 관한 정치사 연구의 계보에 속한다.

더 넓게 잡으면 근대 시기의 대만사, 조선사, 중국사 등 지역 연구와 서로 얽혀 있다. 주된 분석 대상은 식민지 교육을 둘러싸고 일본제국과 식민지 통치기구가 벌인 정책 담론이다. 그러한 담론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과 함의에 대해 기존에 암묵적으로 재생산되어온 식민지 관련 개념과 지배적 이미지를 비판한다. 더 나아가 식민지제국 일본의 문화통합에 관해 새로운 개념틀을 구성한다.

식민지 근대화 교육의 실상을 추적함으로써 이민족 지배의 과정에서 근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 어떻게 구축되고 변모되고 재건되었는가를, 비판적으로 해명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이는 곧 내셔널리즘과 제국주의의 관계 구조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서구제국주의가 이민족을 교화할 때 기독교를 내세운 것과는 달리, 그런 종교를 갖지 못했던 일본 내셔널리즘의 전개과정에 주목한다.

일본은 그에 맞서는 도구로서 의사종교(疑似宗敎)인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일본어를 사용하려 했고, 그런 과정에서 도리어 체제 내부의 모순을 도출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일본이 내부의 모순을 거듭 수정하고 미봉하는 과정에서 ‘국민 공동체’라는 관념이 지닌 애매함과 불안정성이 더욱 뚜렷해져가는, 딜레마에 가득 찬 구조가 형성되었다.

― 한국어판 서문
서장 : 1. 연구의 과제 / 2. 연구의 시각― ‘동화정책’ 개념의 재검토 / 3. 이 책의 내용― 구성과 방법
1장 대만, 1900년 전후― 중화제국으로부터의 이탈 : 1. 머리말 / 2. 천황제 국가의 ‘안’과 ‘밖’ / 3. 교육제도의 식민지주의 / 4. 유교, 교육칙어, 일본어 / 5. 맺음말
2장 조선, 1900~1910년대― 약육강식과 평등박애 : 1. 머리말 / 2. 통감정치기의 교육정책 / 3. 제1차 조선교육령의 구조 / 4. 항일 민족운동과 교육정책 / 5. 맺음말
3장 대만, 1910년대― 차별의 중층구조 : 1. 머리말 / 2. 대만교육령 제정과정 / 3. 대만판 교육칙어 발포 구상 / 4. 우펑 전설의 개편과정 / 5. 맺음말
4장 조선, 1920~1930년대― 다민족 국가체제 모색 : 1. 머리말 / 2. ‘문화정치’의 구조 / 3. 교육칙어 수정론의 행방 / 4. 조선의회 설치론의 차질 / 5. 대외팽창과 황민화 / 6. 맺음말
5장 만주국, 아시아주의의 가능성과 한계 : 1. 머리말/ 2. 왕도주의의 사정권/ 3. 왕도주의의 애로/ 4. 맺음말
6장 화베이 점령지, 일본어 공영권 구상의 붕괴과정 : 1. 머리말 / 2. 화베이 점령지의 문화공작 / 3. 일본어 보급정책을 둘러싼 제휴와 경합 / 4. 일본어=일본정신의 붕괴과정 / 5. 맺음말
종장 : 1. 요약과 전망 / 2. ‘전후’ 국민국가의 건립― 먹칠한 ‘제국’의 기억
― 저자 후기 / 역자 후기 / 부록 : 주(註), 찾아보기

기로에 선 중산층 /한국사회학회 엮음 /인간사랑

한국사회학회가 2006년 일 년 동안 진행한 '중산층 포럼'의 연구성과를 모으고 편집하여 엮었다. 중요한 쟁점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거쳐 장기적인 사회발전에 유익한 보탬이 되는 학술적·정책적 성과를 도출해내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머리말

1부 중산층을 보는 시각

1장 한국의 사회발전과 중산층의 역할 : 사회통합을 위한 중산층 육성 홍두승(서울대 사회학과).김병조(국방대학교)
2장 중산층 살리기는 사회양극화의 해소의 해법인가? 신광영(중앙대 사회학과)
3장 “중산층과 이중적 시민사회: 중산층의 쇠퇴와 시민사회의 변동”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2부 주요국 사례연구

4장 “미국 사회의 중간계층과 성역할 변화” 이현송 (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5장 제목: 일본의 “중류” 붕괴와 사회적 격차 이종구(성공회대 사회과학부)
6장 “유럽의 복지국가와 중산층, 한국에의 교훈” 안상훈(서울대 사회복지학과)

3부 한국 중산층의 현실 : 실증적 분석

7장 “중산층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주관적 계층의식” 조동기 (동국대 사회학과)
8장 “중산층의 양극화와 생활양식의 변화” 장미혜 (한국여성개발원)
9장 “한국 중산층의 정치의식” 장원호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10장 “중산층의 주거 현실에 비춰본 중산층 육성 정책의 방향”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11장 중산층의 사회적 자본: 인맥과 결사체 경험을 중심으로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ㆍ남은영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수료)

결론

12장 “한국의 사회통합과 중산층 육성의 과제”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이주여성 이야기 /이성순 지음 /형설라이프

수년간 이주여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국어교실을 운영해 온 저자가, 이주여성들을 가까이서 보아 오면 느낀 단상을 기록했다.

차례:

이주여성에게 전하는 글
머리말
추천의 글

제1부 농촌에서 만난 이주여성
* 몽골 : 계란파티의 플래너, 진희 / 몽골제 초콜릿
* 베트남 : 시아버지의 사랑, 리엔 / 귀여운 여성, 호아 / 남편에게 띄우는 편지 / 신의로운 쩐히예우 - 그녀가 보낸 편지 / 쩐히예우의 친구, 하이옌 - 그녀가 보낸 편지
* 일본 : 새타령을 애창하는 요시노 / 큐레이터의 지망생, 하즈키 / 단발머리의 소노코 / 새로운 직업을 찾아서, 미츠키 / 통역봉사자, 아이리 / 자녀교육의 길라잡이, 토모카 / 가정과 지역 경제의 파수꾼, 타카코 / 인내의 여인, 히토미 / 유카의 마르지 않는 눈물 / 눈불의 식빵 / 시츠코의 평온한 가정
* 중국 : 대화의 부부, 설이 / 희망을 다림질하는 진매 / 아름다운 모녀, 수영과 량매
* 필리핀 : 남편과 경영의 리더를 꿈꾸는 캐서린 / 학습의 기회를 찾은 알렉시스와 센트 / 절망 속에서도 빛을, 제니퍼

제2부 도시에서 만난 이주여성
* 몰도바 : 건강한 로맨티스트 에밀리
* 몽골 : 미소가 아름다운 수린
* 방글라데시 : 친구를 그리며
* 베트남 : 호치민을 향하는 테윙 / 나를 슬프게 하는 부부 / 테윙 부부와 아리랑 방송 / 로또당첨을 꿈꾸는 흐엉 / 한복 입은 외국인 며느리, 진티투언
* 일본 : 러시아 유학생, 토모코 / 친절한 가이드와 결혼한 아이코 / 건강한 모자, 아이리와 석이 / 그리움 / 지혜로운 며느리, 레이 / 시아버님 전상서 / 미유키의 사랑나누기
* 중국 : 편견이 없는 사회를 찾아, 인영 / 여보, 돈 좀 주세요, 설이
* 캄보디아 : 제 모습이 변했어요, 꽁레이 / 오누이 같은 부부, 담레이 / 남편의 사랑, 나크리 / 시어머니와 함께 공부하는 썽리
* 필리핀 : 침묵과 미소를 담은 안드레아

제3부 나의 단상
* 이주여성의 한국사랑 : 이주여성의 한국사랑 / 이주여성들과 관촉사를 / 소중한 선물1 / 소중한 선물2 / 포구의 잔칫날, 이주여성과 함께 / 특별한 교실을 만드는 자원봉사자 / 인터뷰의 진정한 의미 / 선입견을 낳는 광고 / 어느 목사님의 특강 / 공무원들과의 식사 / 지도는 고향이다 / 자존감 회복의 통로, 한국어말하기 대회 / 교육연수원의 특강을 마치며 / 교사가 보낸 편지 / 논산 딸기와 혼인귀화 여성농업인 / ‘외국인 농촌새댁’ 정책 세워야 / 이주..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2/이현우.권혁용 엮음/동아시아연구원

EAI가 SBSㆍ중아일보ㆍ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시한 '2006 전국지방선거 패널여론조사'의 결과물이다. 2006년 1월에 본격적으로 패널조사를 기획하고 선거가 끝난 후 6월 말에 개최된 패널조사 워크숍까지 4개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유권자의 민심을 추적했다.

전문연구기관-방송-신문-전문조사기관이라는 새로운 學ㆍ言ㆍ産 공동연구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조사의 신뢰도와 분석의 차별성을 제고하고자 하였으며,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은 2007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인지. 범여권이 잃어버린 지지층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인에 대한 대답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1권

제1부 왜 패널조사인가

제1장 선거연구와 패널여론조사 - 김장수
1. 왜 패널조사인가
2. 선거연구의 쟁점과 미국의 패널조사
3. 한국 선거연구 최초의 지방선거 패널조사
4. 결론 : 조사의 한계와 극복방안

제2장 5ㆍ31 지방선거 패널조사의 방법과 운용 - 김춘석ㆍ박종선ㆍ정원칠
1. 5ㆍ31 지방선거 패널조사의 특징과 전략
2. 조사설계
3. 패널구축 및 패널관리
4. 자료의 처리와 활용
5. 5ㆍ31 지방선거 패널조사의 시사점
6. 보론 : 패널손실 분석

제2부 패널조사에 나타난 유권자 표심변화

제3장 패널조사를 통해 본 지방선거 - 정원칠ㆍ정한울
1. 서론
2. 패널조사에 나타난 유권자 표심변화
3. 표쏠림의 원인 분석
4. 결론
5. 보론 : 열린우리당ㆍ한나라당의 핵심지지층은 누구인가?

제4장 투표의사의 변화와 투표참여 - 서현진
1. 서론
2. 투표참여에 대한 기존 연구 검토
3. 경험적 분석
4. 결론

제5장 5ㆍ31 지방선거의 유동투표자 분석 - 이현우
1. 유동투표자 연구의 필요성
2. 유동투표자의 특성
3. 경험적 분석 : 유동투표자와 투표결정요인
4. 요약 및 결론

제3부 표쏠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제6장 정치이념 및 정당에 대한 태도 : 그 변화와 상호적 역동성 - 김장수
1. 투표결정요인에 대한 논쟁
2. 정치이념 및 정당에 대한 태도의 변화
3. 지역ㆍ정치이념ㆍ정당에 대한 태도의 상호적 역동성
4. 결론 : 논문의 함의와 한계

제7장 5ㆍ31 지방선거와 정당지지기반의 재편 : 이탈투표의 분석 - 이내영
1. 정당지지기반의 변화 : 일시적 현상인가, 근본적인 재편인가
2. 정당지지기반의 재편에 대한 이론적 논의
3. 5ㆍ31 지방선거에서의 이탈투표 분석
4. 열린우리당 지지기반 와해의 원인 분석
5. 요약 및 결론

제8장 정당ㆍ후보자요인과 선거운동 : 서울시장 선거를 중심으로 - 강원택
1. 서론
2. 이론적 논의
3. 2006년 서울시장 선거와 이미지 선거운동 : 상징색을 중심으로
4. 경험적 분석 : 후보지지의 변화
5..

mercredi 26 mars 2008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 황두진 / 해냄출판사 / 2005

북촌한옥마을 재건에서 시작해 한강의 항구화까지!
건축가 황두진이 꿈꾸는 건축의 도시 서울

‘서울의 건축가’로 시작해 ‘세계의 건축가’를 꿈꾸는 야망 있는 청년 예술가 황두진. 서울은 그에게 삶의 터전이면서 작업의 대상이고 건축적 사고의 텍스트다. 그의 눈을 통해 본 서울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는 자신의 삶을 씨줄로, 자신이 체험한 서울의 이야기를 날줄로 이 책을 썼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서울은 일상의 배경이지만, 건축가에게 서울은 길들여지지 않은 새로운 도시를 꿈꾸는 무대다. 공기처럼 가까이 있기에 이미 익숙해진 도시, 서울은 이 책을 통해 다시 발견된다.

십수 년 된 건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새 건물이 어느 날 갑자기 들어서 있는 도시, 영속성을 추구하는 건축의 본질은 무시되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서울을 바라보는 건축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 수백 년 넘게 자리 잡고 있기를 바라는 건 단지 마음뿐이고 항상 더 새롭게 더 많이 더 부유하게 보이길 바라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그 이면에 가려진 건축가의 사적인 담론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60~70년대 급속도로 변화하던 서울의 외관을 직접 보고 느낀 젊은 건축가로서, 그리고 서울을 새롭게 짓고 가꾸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조해 온 건축가로서 저자가 가진 시각과 서울의 모습 등이 담백하게 서술된 에세이다. [모닝365 제공]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 김기찬.황인숙 / 샘터사 / 2005

서울의 골목안 풍경들을 전해주는 사진 에세이집. 지금은 사라져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서울의 골목에 대한 가장 구체적이면서도 애틋한 보고서이다. 사진작가 김기찬이 지난 30여 년 동안 서울의 골목안 풍경을 고집스레 담아낸 사진들에, 시인 황인숙의 심미적인 통찰을 더했다.

골목은 얼핏 보면 좁고 협소하고 누추한 세계이지만, 골목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넓고 깊고 반짝이는 세계이다. 골목에는 사람들, 담장과 벽, 꽃과 동물, 지붕과 기와, 적막과 그늘이 풍성하게 존재한다. 이 골목 안 다섯 개의 풍경이 원로 사진가 김기찬과 시인 황인숙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파트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224) / 박철수 / 살림 / 2006

한국에서 아파트는 역사와 문화의 산증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와 욕망의 시공간인 아파트의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한 책.

한국인에게 ‘아파트’란 무엇인가

‘세속적 꿈’의 동의어로 받아들여지는 ‘아파트’를 가리켜 ‘거대한 침묵의 조형물’이라거나 혹은 ‘잔뜩 발기한 것처럼 여기저기 솟아있는 거대한 난수표’라 부르며 그 가치를 깎아내리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바로 여기에 우리의 ‘아파트’가 갖는 현재성과 삶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대중적 갈구가 응축되어 있다고 말한다.

아파트를 일컬어 거대한 침묵의 조형물이라 하는 것은 ‘아파트단지’가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으려는 심한 자폐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고, 난수표라 일컫는 이면에는 인간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획일성과 평균성 그리고 공간생산의 규칙성과 균질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파트가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문화의 결정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 아파트의 문화사를 찬찬히 소개한다.한국 최초의 아파트
소위 ‘녹지 위의 고층주거’라는 슬로건을 통해 아파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주택을 만들자는 서구 근대건축가들의 꿈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모순으로 가득 찬 사회의 일대 개혁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의 획기적인 변혁을 추구했던 그들의 혁명은 제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도시의 지형도를 새롭게 바꾸어왔다.

그렇다면 한국 최초의 아파트는? 한국 최초의 아파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서울의 을지로 4가와 청계천 4가 사이에 있는 주교동 230번지에 주식회사 중앙산업이 1956년에 건설한 중앙아파트가 최초라고 지적되기도 하고, 1962년에 도화동에 만들어진 마포아파트를 최초로 보기도 한다. 중앙아파트가 하나의 주거동을 세워 아파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주택을 처음 시도한 사례였다면, 마포아파트는 여러 개의 아파트 주거동과 담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차장과 어린이 놀이터 등의 생활편익시설을 함께 만든 ‘단지식 아파트’의 최초사례로 볼 수 있다.

마포아파트 준공식에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참석하였다. 그리고 국민을 향해 발표한 치사를 통해 마포아파트 단지를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자 생활혁명의 시금석이라고 추켜세우면서 5.16 군사쿠데타의 성과로 그 의미를 부여했다. 아파트와 그의 군사적 정변의 결과를 등가가치로 취급하려는 당시의 정치적 의도는 이미 박정희 정권의 혁명공약에서도 드러난 바 있으며, 그 결과 박정희라는 인물과 그의 시대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박정희 시대의 대표적 유산 가운데 하나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아파트 단지는 서구와는 달리 정치적 유산이기도 한 셈이다.

아파트를 둘러싼 말, 말, 말들
한국에서 아파트의 역사는 50여 년에 불과하지만, 이제 도농을 불문하고 ‘아파트’는 우리나라의 보편적 주택유형이 되었다. 저자는 신문 기사와 소설 등을 통해 아파트에 대한 우리의 욕망과 그 변천사를 다채롭게 보여준다.

‘저소득층 주택’ 또는 ‘질 낮은 주택’의 이미지로만 여겨지던 1960년대의 아파트, 중산층의 주택으로 여겨지던 1970년대의 아파트,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 이미지를 강화시킨 1980년대의 아파트, 잠재된 욕망의 분출구로서 변모하기 시작한 1990년대의 아파트 등 저자는 시대별 아파트의 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의 다양한 욕구를 드러낸다. ‘가짜 집’, 속물들의 집, 재건축 아귀다툼의 현장, 과밀의 소음 도가니, 침묵의 조형물이라는 아파트의 여러 이미지는 바로 소득계층간의 위화감, 돈을 좇는 욕망의 분출과 가족의 해체, 도시유목민의 부유와 배회, 자폐증과 우울증 등으로 점철된 우리사회의 이면을 증언하는 것이다. [예스24 제공]

서울은 어떻게 계획되었는가 / 염복규 / 살림 / 2005

신은 자연을,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도시 계획이란 자연의 정복과 개조라는 근대적 이념과 맞닿아 있다. 도시계획은 흔적을 남긴다. 권력자가 바뀌어도, 그 권력의 흔적은 도시에 나이테처럼 남아 있다. 서울은 조선 시대 유일의 도시였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서울은 긴 시간 동안 ‘도시 중의 도시’였다. 일제는 서울을 조선의 수도가 아닌, 일본 제 7의 도시로 규정했지만. 그래도 서울은 역시 수도였다. 일제는 서울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식민지 수도의 위상에 맞는 사업을 시행했다. 특히 1930년~1940년대의 경성시가지 계획은 서울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근대적인 개념의 종합 도시계획이었다.

일제는 서울을 도시계획의 연습지로 삼았다.
“현대 도시계획의 의의는 무엇인가?, 19세기 도시는 중산 계급의 도시로서, 19세기 도시계획은 중산 계급의 이익을 위하여 상공업의 발달을 촉진시키는데 그 의의가 있었다. 현대도시는 민중의 도시로, 시민 전체의 편익 증진, 공익의 추구라는 목적이 가미되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개인의 자유는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경성부 공영부장이 한 말이다. 일제는 조선이 선진적 도시계획 제도를 시행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 식민 본국에서는 토지소유자들과 도시민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도시계획을 시행하기 어렵지만, 식민지에서는 강압적 통제가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시가지 계획령’이 1934년에 시행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는 1962년까지 폐지되지 않고, 계속 존속되었다.

도시 계획에 따른 땅 투기 열풍
시가지 계획은 도로망의 확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도로망 완성은 25년간의 연간사업을 진행되도록 계획되었다. 도로망 부설에 이어, 구획정리사업도 계획되었다. 사업별로 구획을 정리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땅 값이 폭등해서, 투기 열풍이 경성을 뒤덮었다. 상업지역은 구 도심부와 용산지역, 영등포 역전, 청량리 역전, 신설동 부근이 지정되었고, 공업지역은 용산, 영등포, 청량리, 왕십리 일부가 지정되었으며, 마포지역의 한강 연안일대와 공업지역 외곽이 경공업지역 그리고 나머지가 주거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계획은 193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전쟁으로 인한 재정난으로 국고보조가 절반이하로 줄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서울 인구 백만 돌파, 주택난 1930년대도 심각
1930년대 후반 경성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1936년 70만명에 미치지 못했던 서울(경성) 인구는 급격히 늘어서, 1942년에는 백만 대경성 시대를 맞이한다. 당시 사람들은 경성, 인천 등이 “살기에 불안정 하지만, 능력에 따라 고향보다 잘 살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고 경성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한다. 급격한 인구 증가를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경성부는 주택 영단을 짓고자 계획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난은 당시 식민지 지도부에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여서, 점점 더 심각해져 간다.

일제가 남긴 도시계획이 현재에도 계승
서울은 일제가 시범적으로 해본 도시계획의 연습지였다. 도시 계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발생했으며, 경성 주민들은 그 첫 경험자가 되었다. 빈민층의 주거는 박탈되고, 소유권은 제한당하고, 비용은 징수당하는 등 국익의 이름으로 개인의 권리가 봉쇄당하는 것이 식민지 도시계획의 관행이었다. 해방 후 한국 도시계획은 “식민지의 것을 계승한 힘의 도시 계획으로 일본보다도 나은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와 “일제가 남기고 간 계획의식이 오늘날에도 계승되고 있는 슬픈 현실”이라는 이중적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인터파크 제공]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말죽거리에서 타워팰리스까지) /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 2006.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말죽거리 신화’와 ‘타워팰리스’로 상징되는 강남의 역사를 다루면서 강남이 한국의 낯선 자화상임을 보여준다.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자 부러움의 대상으로서 강남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하지만 강준만 교수는 한국, 한국인의 독특한 특성을 강남의 역사에서 읽어낸다. 강남을 비판과 옹호,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경계를 넘어 한국 시스템의 전형이자 엔진으로 바라보면서 ‘강남’과 ‘강남 정신’에 대해 낯설게 보기를 시도하고 있다.

화장하지 않은 한국의 얼굴

강남 신드롬엔 재앙적인 측면이 있다. 그건 동시에 오늘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강남은 한국의 세수하지 않은 얼굴 또는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다. 습관적으로 쏟아내는 재앙에 대한 저주의 다른 얼굴이 축복이기도 했다는 걸 깨닫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은 아파트 문화의 선구자이고 욕망의 용광로이자 구별짓기의 아성이다. 한국의 초고속 성장을 온몸으로 드라마틱하게 웅변하는 지역이다. 강남이 가장 한국적이다. 아니 강남이 한국이다. 한국이 보릿고개에서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달려왔듯 강남은 말죽거리에서 타워팰리스까지 달려왔다. 전자가 피땀으로 이룬 반면 후자의 달리기는 투기광풍이 아니었느냐는 반문도 가능하겠지만 욕망의 대질주라는 본질에 있어선 다를 게 없다.

욕망과 강남 정신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은 욕망이다. 강남은 한국형 자본주의의 욕망의 위계질서에서 상층부를 점하고 있다. 한국형 자본주의는 강력한 서열화, 강한 경쟁심과 모방심에 의해 움직인다. 그것들은 부정적인 것을 널리 전파시키는 동시에 긍정적인 혁신의 전파 속도도 빠르게 한다. 이것이 ‘강남 정신’이다. ‘강남적’이면 ‘전국적’이 된다. 아파트 재건축에서 아파트 내부 개조 붐에 이르기까지, ‘강남 아줌마’의 호전적 여성성을 잘 보여주는 자녀 교육에서 재테크에 이르기까지, 갈빗집 ‘가든’에서 ‘로데오 거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강남이 행사하는 리더십은 절대적이다.
보다 높은 곳을 향한 무한질주의 정신, 무언가 크게 한몫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그리고 그런 정신과 기대감에서 비롯되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쟁하듯이 사는 삶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강남이다.

아파트와 강남

강남은 아파트다. 아파트는 한국적이다. 아파트는 처음에 현대성의 상징으로 도입되었지만 현대성만으론 부족했다. 공동생활의 불편함과 양변기는 아파트를 기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논밭이었던 강남이 1960년대부터 개발되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강남은 부동산으로 떼돈을 버는 ‘말죽거리 신화’를 이루었고 강남 아파트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강남 아파트는 구별짓기의 상징이 되었다. 강남을 엔진으로 한 한국의 아파트 보급은 구별짓기를 한국 전역에 확산시켰다. 남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욕망이 아파트를 통해 구현된 것이다. 한국의 아파트는 인간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욕망을 타오르게끔 하는 곳이 되었다. 허허벌판에도 들어 서 있고 마을이라고 불리며 외국인들이 슬럼지대로 생각하기 일쑤인 한국의 아파트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현상이다.

대중가요 속의 강남 문화와 아파트

욕망에 불을 지르고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혜은이는 <제3한강교>를 노래했다. 당시 제3한강교는 강북과 강남의 거리를 좁히고 강남 혁명의 견인차였고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 ‘행복 어린 거리’로 향하는 통로였다.
코리안 드림의 환상과 환락이 넘치던 1980년대 당시 유흥가의 중심이 명동, 종로, 무교동 등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전되었다. 유흥업소란 손님들의 질퍽한 주색 파티 뒤에 접대부들의 애환이 그림자처럼 깔리는 곳이다. 당대의 유행에 민감한 대중가요가 영동문화를 놓칠 리 없다. <멍에>의 애절한 색조와 김수희의 감칠맛 나는 보컬은 사람들을 그 유흥문화의 짙은 뒤안길로 데려갔다. 유혹적이면서도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외모의 김수희와 그녀가 부르는 도시의 블루스는 단숨에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연 많은 여자’의 이미지를 대변했다.
한편 윤수일은 1980년대 아파트 세대의 내면 풍경을 노래했다. 아파트에서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것은 다른 트로트 가요 노랫말의 전통적인 문법과는 달리 고향 집, 고향 역이나 어머니가 아니고 아파트다. 도시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아파트를 그리워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윤수일의 <아파트>는 아파트 문화의 고독과 고립을 상징했다. 무언가 단절된느낌을 풍겼다. 그녀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덕분에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 건 훨씬 쉬워졌지만 아파트는 일반 주택에 비해 훨씬 더 강한 쓸쓸함을 가져다주었다.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1960년대부터 2006년까지의 강남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강남과 아파트를 둘러싼 사건과 논쟁, 분석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각 시기의 독특한 현상들을 모아 한 시대를 보여주는 ‘자세히 읽기’란과 각 시기의 분위기를 짐작케 해주는 사진 자료는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인터파크 제공]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1 (6쇄) 손정목 /한울 / 2007

저자 손정목씨는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변천, 특히 도시계획의 변천사에 대한 산 증인이다. 그는 70년부터 77년까지 서울시 기획관리관과 도시계획국장을, 그리고 22년간 중앙도시계획위원을 지내면서 각종 도시계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책은 '서울 도시계획'과 그 당시 경험하거나 알게 된 여러 비화들이 섞여 있어, 무리 없이 읽히는 서울의 역사서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련된 비화들도 있지만, 저자의 서술 자세에는 어떤 가치판단이 담겨있지는 않다. 모두 있는 그대로의 기록일 뿐, 판단은 읽는 이에게 맡겨 놓았다. [예스24 제공]

동북아시아 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 곽승지 지음 / 아이필드

상대적 강자인 한국사회가 한민족 공동체건설을 위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요석인 연변 지역에 살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수용해 조선족사회와 함께 동북아시아에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함을 역설한다.

연변 지역은 한반도는 물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동북아시아 공동체 형성이 가시화될 경우 그 지정학적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중심 국가인 한국과 중국 모두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어 동북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추동하는 주요 행위자로 역할할 수 있다.

조선족사회가 당면한 문제들로 인해 이들의 미래는 순탄치 않다.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 간의 올바른 관계 맺기를 가로막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선족사회는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도 관심을 쏟는 전략적 사고와 치밀한 접근이 중요하다.

나의 역사 수업 / 윤종배 지음 / 역사넷

20여 년 동안 역사 교사로 재직해 온 윤종배가 자신이 느꼈던 역사 수업에 대한 고민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직접 개발하고 실천해 온 수업 형태들을 담은 책. 지은이는 수업이 살아있기 위해서는 서로 수업을 공유할 수 있는 열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수업 사례들을 공개하여 보다 넓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조선인 강제연행의 기록 / 박경식 지음, 박경옥 옮김 / 고즈윈

일제시대 강제징용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라 할 수 있는 책. 1965년에 출간되었으며, 지은이 박경식은 쉬이 잊혀졌던 강제연행의 만행을 고발함으로써, 재일동포들이 ‘왜 일본에 갈 수밖에 없었으며, 차별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시대적 상황에 반응해 나온 책이기도 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한 한일협정이 맺어진 해, 재일사학자였던 지은이 박경식은 식민지 시절에 대한 명확한 사죄 없이, 강제연행 등에 대한 배상을 제대로 합의하지 않고 ‘한일조약’ 체결을 진행하는 한일 양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 책을 저술했다.

아직 식민 시대 조선인의 강제연행 사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던 때, 강제연행된 조선인들의 학살현장을 찾아다니고, 각종 문서와 조선인 징용자, 목격자를 인터뷰하여 정리해놓아 광산채굴과 산림벌목, 각종 빌딩 건설 및 군수산업에 혹사당한 조선인들이 식민지 노예로서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처했었는지, 어떻게 강제연행될 수밖에 없었는지, 또한 해방 후 어떤 차별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한 실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의암 손병희와 3.1운동 / 오문환 외 지음 / 모시는사람들

민족대표 33인의 수장 의암 손병희 선생과 3·1운동에 대한 이해를 기본 관점으로 하고 의암 손병희와 천도교단의 철학과 실천운동을 ‘통섭’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한 책. 총 4부로 구성었으며 의암의 사상을 분석하는 글,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갑진개혁운동을 연계하여 분석하는 연구들 등을 수록했다.

조선의 킹메이커/박기현 지음/역사의아침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과 충성심, 결단력으로 군주를 만들어내고 국정 전반을 수행해낸 킹메이커 8명을 재조명했다. 정도전, 하륜, 황희 등 8명의 참모들이 보여준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통해 21세기형 킹메이커의 모습을 제시하고, 각 인물들의 지혜와 경륜, 처세술을 전한다.

신숙주는 세조와 함께함으로써 변절자라는 세간의 비판을 받았으나 군주의 오명을 참모의 겸손한 자세와 학문적이고 외교적인 치적으로 덮어버렸다. 조광조는 다른 왕재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중종을 밤낮으로 섬기며 군주의 역량을 길러주었고 일관된 충성심을 선보였다.

군주와의 첫 만남과 관계 형성, 군주를 끝까지 보필하면서 자신을 버리는 유연한 사고를 보이는 한편 군주에게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도 실리는 챙겨내는 재능, 갖은 견제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과 함께 8명 킹메이커들의 마지막 모습 등을 살핀다.

전란과 역사의 여울목, 산성기행 / 안순모 지음 / 책과상상

우리나라에 있는 3천여 개의 산성 중 12개를 골라 사진과 함께 유래와 역사를 담고 당시 사회상을 살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산성은 적을 방어하는 천혜의 요충지를 제공한 곳이자, 해당 시기의 기술과 문화적인 특성,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유적이며 우리 선조들의 삶과 역사를 가감 없이 전해주는 메시지이다.

왕실 피난처 역할을 맡은 강화 강화산성, 진남교반과 어우러진 신라 최고(最古)의 산성인 문경 고모산성, 왕과 도읍을 잃은 백제인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던 공주 공산성 등 중요 12개의 산성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난중일기 / 이순신 지음, 허경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중앙북스의 '교양으로 읽는 고전' 시리즈 중 첫 권으로 본에 수록된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쓰면서 전서에는 빠진 초고본의 문장을 보완했다. 전서에는 '성웅' 이순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뺀 원균을 비난하는 글, 첩 이야기, 꿈 이야기 등 '인간' 이순신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들을 수록했다.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 / 김일수 외 지음 / 궁리

한국은 카자흐스탄이 독립한 뒤 가장 먼저 투자 진출에 나선 나라 중 하나이다. 중앙아시아의 중심국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이 나라의 이모저모를 간략하게 소개하여 카자흐스탄과 여러 부문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정동주 지음/한길사

다관이라는 찻그릇을 통해 한국.중국.일본의 차 문화사를 살피고 한.중.일의 차 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왔는지 그리며 우리 차 문화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점검한다. 또한 다도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컬러로 된 사진자료를 통해 찻그릇을 설명해 이해를 돕는다.

가까이 살면서 많은 것을 주고받아온 한.중.일 각각의 발전과정을 살피고, 서로 다른 다관의 역사와 그 의미를 짚어보며, 차 문화사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역사 자료 및 사진자료, 세 나라 다관의 역사 연표와 용어풀이도 실어 차와 다관에 흥미를 가진 일반인 뿐만 아니라 차 문화 연구자들에게도 유용하다.

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상, 하 /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그린비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지식저장소'로 꼽히는 중국 기행집 <열하일기 熱河日記>를 새롭게 재구성했다. 씌어진 지 200년을 훌쩍 넘긴, 읽기에 수월할 리만은 없는 텍스트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판본을 만들고자 한 것.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의 저자 고미숙 외 두 사람이 함께 옮겼다.

<열하일기>는 여정을 따라 가는 편년체 방식으로 쓰인 7편의 글들과, 여정과는 별도로 쓰인 기사체 글들이 공존하는 책이다. 이 때문에 연암의 여정과 의식의 흐름을 밀도 있게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 책은 기존의 배치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편집으로 <열하일기>의 이해와 감정의 효율을 최대치로 올리려는 시도를 한다.

연암과 이국 친구들과의 길고 긴 밤샘 필담 부분은 희곡 형식으로 처리한 점도 눈에 띈다. 연암의 발자취가 한눈에 쏙 들어오는 안내도, 그리고 시각적 요소에 비중을 크게 둔 편집은 고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열하일기>라는 '뜨겁고 생명력 넘치는' 텍스트에 진입하기 위한 문턱을 낮춰준다.

설화 속 동물 인간을 말하다/심우장, 김경희, 정숙영, 이홍우, 조선영 지음, 문찬 그림/책과함께

'동물'을 주제로 삼고 있는 옛이야기로 구성된 책. 인간사와 꼭 닮은 동물들을 등장시켜 사람 사는 문제를 맛깔나게 풀어내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기회를 제공한다. 옛이야기 속 동물들의 기발하고 다채로운 모습이 읽는 이들에게 인생의 깨달음과 함께 책읽는 재미를 제공한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설화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야기 동물원’이라는 가상의 동물원을 관람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6개 테마로, ‘동물 유래담’, ‘야한 동물 이야기’, ‘변신 동물담’, ‘신성 동물담’, ‘동물 대결 이야기’, ‘숨은 동물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덧붙여 6개의 'zoo cafe'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민요, 속담, 수수께끼, 한자 등에 숨어 있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있다.

바뀐 5년의 전망,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엮음/시대의창

대선 직후부터 바로 김대중-노무현 시대 10년을 결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명박 시대 5년을 진보의 관점에서 전망한 책. 시장만능주의에 기반을 둔 이명박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의 연장선상 안에 있다고 보고, 그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를 파악하고 있다.

총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17대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방과 진보의 희망,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변화 속에서 내다보는 한국 경제의 전망, 달러·유가·고용·통일 등 나라 안팎의 주요 의제를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경제·통일·농업·교육·보건의료·대학사회·환경·언론 등 우리 사회 12개 분야별 핵심 의제를 분석하여 전망을 보다 구체화한다.

한국사傳 / KBS 한국사傳 제작팀 엮음/한겨레출판

임진왜란의 숨은 주역인 조선시대 역관 홍순언, 조선의 관비에서 1세대 근대여성의 길을 걸은 리진, 김옥균을 살해한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자 홍종우, 흑룡강을 제패한 나선정벌의 영웅 신유, 세조의 킹메이커 신숙주 등 우리 역사가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낯선 인물들의 생애를 추적, 왕조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통한 역사 뒤집어보기를 시도했다.

심양장계/소현세자 시강원 지음, 정하영 외 옮김, 이강로 감수/창비(창작과비평사)

명.청 교체기의 조선외교사는 물론 언어.문학.민속 등에 관한 풍부한 사료를 담은 『심양장계(瀋陽狀啓): 심양에서 온 편지』를 완역주석본으로 펴냈다. 인조(仁祖)가 남한산성을 나와 삼전도의 치욕을 당한 후 소현세자 일행이 심양으로 압송되면서 조선으로 송환되기까지 8년 동안 이국 땅에서 겪은 일을 전한다.

세자를 수행한 태자시강원(太子侍講院)의 신하들이 본국의 승정원(承政院)으로 보낸 보고서들로, 약소국 조선이 겪은 치욕적인 대외교섭, 왕세자 일행의 일상, 척화파와 개화파의 대표적 인물인 김상헌과 최명길 등 청과의 강화 이후 심양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의 실상을 그렸다.

소현세자 일행과 청의 다양한 교섭 양상을 보여주어 미묘한 외교관계를 증언하고 명.청 교체기의 중국 정치.사회.문화 상황 등을 담아 17세기 중국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청의 수도 심양에서 벌어지는 일들뿐 아니라 당시 몽고와 일본의 풍속까지 전해 17세기 동아시아 역사의 보고다.

935년 경성제국대학에서 규장각총서의 첫째권으로 간행한 판본을 이화여대 국문과 고전번역팀이 이강로 선생의 감수하에 수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완역하고 주석을 달았다. 소제목을 추가하여 당일 보고서의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편집했고, 고전용어 및 인물 등을 해설한 주석을 달았으며 『심양장계』의 언어적 특성이라 할 이두문 사용의 용례를 따로 실었다. 역사에 관심있는 일반인을 위해 평이한 현대어로 번역했다.

세종, 부패사건에 휘말리다/서정민 지음/살림

현직 검사의 눈으로 병조판서 조말생이 뇌물을 받았으니 사형에 처하자는 대간들과 그를 살리려는 세종이 벌인 논쟁과 기싸움을 담았다. 세종은 법치주의를 견지하되 중도를 따르는, 실리적 법치주의자이자, 옳다고 믿는 바를 행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군주의 모습을 보인 행한 우리시대에 본받을 리더상이다.

세종은 조말생을 유배형에 처한 후 많은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훗날 그를 다시 기용했으나 그가 무죄를 주장했을 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죄는 죄대로 다스리고, 유능한 관리도 잃지 않는 유연하면서도 공정하며 합리적인 대응이었다.

당시의 법률은 어떠했으며, 세종은 어떤 논리로 반대하는 대신들의 청을 거절하며 조말생을 수호했는지, 대신들은 어떤 법을 근거로 조말생의 사형을 주장했는지,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서 검사로 재직 중인 지은이가 현대 법과 비교해가며 모든 과정을 조목조목 서술한다.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권기봉 지음/알마

서울을 일상,문화,의미,장소라는 네 가지 코드로 구분해, 우리가 지금까지 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해와 오류를 교정해주는 책.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변화를 겪은 도시, 그만큼이나 이면에 무수한 역사의 풍경을 감추고 있는 도시 서울을 찬찬히 살피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서울은, 조선역사6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도시라는 공식적인 모습의 서울이 아니다. 전쟁시기의 용산, 전태일의 흔적이 담긴 청계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빌딩인 세운상가등 역사의 다양한 질곡을 담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서울'에 지은이는 주목한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조선 역사, 한국근대사의 면면이 아로새겨진다. 현재 서울을 거닐며 현대 한국의 풍경들을 살핌과 동시에 조선과 한국의 역사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한국사 길잡이 - 상, 하 / 한국사연구회 엮음/지식산업사

차례 上
원시, 고대
현대 사학의 흐름/ 노태돈
한국인의 기원과 형성/ 이선복
원시 시대의 전개와 사회의 복합화/ 김장석
국가의 형성/ 여호규
정치체제/ 주보돈
신분제와 관등제/ 하일식
생산과 유통/ 이현혜
불교 신앙과 사상/ 김영미
한국 고대 생활문화의 재발견/ 전호태
국제관계/ 임기환
발해 / 송기호
고대사회의 해체/ 조인성

고려시대
정치사의 전개와 고려사회의 성격론/ 박종기
고려의 지배체제/ 이진한
토지제도와 경제생활/ 김기섭
고려시대의 신분제/ 권영국
가족과 여성/ 노명호
불교와 유교, 풍수도참/ 이병희
대외관계/ 윤용혁
향촌사회와 농민, 천민의 항쟁/ 채웅석
고려시대의 문화와 과학기술/ 구만옥
고려 말의 사회변동과 왕조교체/ 도현철

조선시대
조선사회의 구조와 성격/ 김인걸
법제와 정치제도/ 윤훈표
정치세력과 정치운영/ 김용흠
교류와 전쟁/ 한명기
농업생산력과 농업경영/ 김건태
부세제도와 농민생활/ 송양섭
상업과 도시/ 고동환
지방사회/ 고석규
사회 신분/ 김성우
가족과 친족/ 권내현
조선후기의 민중운동/ 배항섭
성리합과 실학/ 고영진
역사학과 역사의식/ 배우성
얀반문화와 일상생활/ 정연식
조선의 과학기술과 서양과학/ 문중양

차례 下
근대 1
근대 사회성격론/ 하원호
서구 열강의 침략과 동아시아 각국의 개항/ 최덕수
척사와 개화/ 권오영
근대화 운동의 전개 : 갑신정변과 갑오개혁/ 왕현종
농민들의 개혁운동 / 양상현
대한제국의 수립과 정치 변동/ 주진오
계몽운동과 의병전쟁 / 이상찬
불평등조약체제와 경제 정책의 추이 / 김태응
상공업의 변화와 농업의 변동/ 류승렬
신문물의 도입과 사회변화/ 전우용
의식과 학문, 교육의 변화/ 구희진

근대 2
한국근대와 식민지 근대성론/ 정재정
일제의 한국병합과 식민통치/ 권태억
일제의 강제동원과 민족이산/ 정태헌
식민지 자본주의화와 민족, 계층 간 양극화/ 정연태
신민지 근대의 학술과 교육/ 이지원
근대문명의 확산과 대중문화의 출현/ 장규식
기층민중의 생활과 농민, 노동운..

mardi 19 février 2008

조선 선비의 일본견문록/신유한 지음, 강혜선 옮김/이마고

임진왜란 이후 총 12회에 걸쳐 이루어진 조선통신사행에서 나온 일본 기행문 중 수십 종 문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히는 신유한의 <해유록(海遊錄)>을 번역한 책. 문장이 유려할 뿐 아니라 꼼꼼한 묘사와 풍부한 내용으로 당대에 일본여행 가이드북으로 각광받은 텍스트다.

총7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일기마다 관련 해설과 주, 그림 자료를 덧붙여 글의 의미 맥락은 물론 조선통신사들이 지나간 곳들의 과거와 현재, 당시 역사적 상황 등을 더 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매년 한일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조선통신사행이 재현되는 등 많은 행사가 이루어지지만,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데 옛 통신사의 여행기를 직접 읽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한일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의 숲, 조선왕릉 (한글판)/국립문화재연구소 엮음/눌와

역사유적이면서 휴식공간인 조선왕릉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집 한글판과 영문판이 있으며, 태조건원릉부터 순종유릉에 이르는 조선왕릉 40기의 사계절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촬영했다. 하늘에서 본 능역, 전경, 정자각, 비각, 문무석인, 장명등, 각종 석물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원균과 이순신/도현신 지음/비봉출판사

원 균과 이순신의 생애를 조명하며, 원균이과 원균 옹호론의 세밀한 부분까지 다뤄가며 조목조목 치밀하게 반박, 역사의 진실과 비밀들을 알려주는 책. 지은이 도현신은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당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적진에 돌진했다는 등의 세간의 원균 옹호론을 철저하게 반박하고 있다.

차례

1. 왜 원균 옹호론인가?
원균 옹호론의 배경들

2. 부정으로 얼룩진 출발
(1) 원균의 아버지 원준량(元俊良)
(2) 이순신과 유성룡은 어린시절부터 원균에게 맞으며 자랐다?
(3) 이순신은 역적의 자손이 아니었다.
(4) 출발부터 부정으로 얼룩진 원균

3. 원균이 북방의 맹장이라고?
(1) 원균이 여진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는데…
(2) 백의종군(白衣從軍)의 의미는 무엇인가?
(3) 시전부락 토벌과 각 장수들의 논공행상

4. 원균은 왜 싸우지도 않고 함대를 침몰시켰을까?
(1) 임진왜란의 전세는 바뀔 수도 있었다
(2) 이순신이 원균의 공을 가로챘다고?
(3) 원균이 보인 해전의 활약상(?)

5. 포악하고 탐욕스러운 성격
(1) 사료에 담긴 원균의 진면목들…

6. 마침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다.
(1) 조정에서 육군 30만 명을 보내 달라니

7. 변명할 여지가 없는 칠천량의 참패
(1) 원균의 유일한 승전(?)이란 기문포 해전
(2) 원균은 죽지 않았다!

8. 후세 사람들의 원균 평가
임란 이후와 지금까지 사람들이 보는 원균

9. 마치며

10. 부록
(1) 김간의
(2) 영국의 해군 제독 발라드의 이순신 평가

사림열전 2/이종범 지음/아침이슬

조선시대 16세기 활약한 사림들을 뽑아 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16세기는 보통 임진왜란 직전의 시기로 온갖 당쟁과 사화가 난무한 어두운 시대로 기억되곤 하지만, 이는 역으로 그만큼 거침없이 권력의 불의를 비판하며 대항한 사림들의 활약 역시 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은이 이종범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16세기 조선 선비들을 주목할 이유를 찾고 있다.

총 3부작으로 기획된 이 책은 조광조나 이황, 이이 같은 인물들 외에는 그동안 일반의 관심에서 소외되었던 조선 선비들을 발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그리고 그 중 첫 번째 책에서는 호남에 연고를 둔 여덟 선비가 소개된다. 문묘에 오른 김인후나 기대승처럼 비교적 잘 알려진 인물들을 포함, 최부·박상·유희춘·박순 등의 선비들의 학문적 업적과 정치적 역할을 새로이 조명하고, 이발·정개청처럼 의도적으로 역사적에서 지워진 인물들을 복권하기도 한다.

이들 사림들은 학문적 역량과 경륜으로 진정한 왕도정치를 꿈꾸었다는 데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책은 이들이 임금과 마주앉아 토론하고 갈등하는 광경을 사료를 바탕으로 소상히 묘사하여 16세기 당시의 정치적 지형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 인물의 내면을 읽어내면서 이들이 형성한 '16세기의 시대정신'을 추적한다.

<사림열전 2 - 순례자의 노래>는 세조의 왕권승계과정에서 노출된 왕실의 도덕성과 정통성의 흠결을 치유하고 새로운 역사를 세우고자 했던 전기 사림파 6인의 다양한 삶과 공부, 행적, 그들의 침묵에 감추어진 의미를 추적한다. 이어 출간될 3권에서는 이황·서경덕·조식·이언적·이이 등 16세기 지성을 대표하는 학자들을 다룰 예정이다.

제국의 후예/카터 에커트 지음, 주익종 옮김/푸른역사

식민지시기를 제외시키고, 조선 후기로부터 자본주의의 기원을 찾으려는 시도는 타당한 것인가? 전적으로 한국사의 내부에서 발전 요인을 찾으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교수의 문제작.

지은이는 일제하 전라북도 고창 출신 김성수,김연수 일가와 경성방직의 성장에서 한국자본주의의 기원을 찾는다. 즉 중소 직포업체로 출발한 경성방직이 일본 제국주의의 지원과 협력으로 만주와 중국 본토에서까지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눈부신 발전과정에서, 현대 한국 자본주의의 원형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에커트는 한국에서 근대화의 기동력이 외부에서, 곧 일본제국주의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이 점에서 그는 광의의 식민지근대화론의 계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일제하의 한국인 자본을 일본 제국이 낳고 길러주고 그를 따르는 존재로서 그렸고,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제국의 후예’라 지은이는 칭하고 있다.

대군의 척후/주익종 지음/푸른역사

서울신용평가정보(주)에 신용평가 담당 이사로 근무중인 주익종이 현대 한국 자본주의 기원을 탐사한 책. 1876년의 개항 및 1910년의 식민지화 이후 전북 고창의 한 전통 지주가가 근대 기업가로 변신해 성장시킨 근대적 대 방직기업의 성장사를 담았다.

1919년 출범한 경성방직(주)은 1943년 최고의 한국인 회사로 성장한, 대표적인 식민지기 한국인 기업이다. 전북 고창의 대지주였던 김성수 일가는 경성방직에서 제조공업을 펼쳤을 뿐 아니라,《동아일보》를 발간하는 등 언론사업에도 관심을 보였으며, 중앙학교와 보성전문 인수하여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특히 이 교육사업은 당대 한국인이 펼친 근대화사업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오늘까지도 (주)경방, (주)삼양사, 동아일보사, 중앙중고등학교, 고려대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지은이는 한국의 기업이 19세기 말 조선 사회가 세계자본주의로 개방한 이후 지난한 학습과정을 거쳐 단련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의 제1세대 근대적 기업이 불굴의 의지와 도전, 갖가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면서 단련되었다는 것, 그 기업 및 기업가는 예속자본이나 친일파라고 간단히 폄훼될 존재가 아니라는 것, 일제하에서의 기업적 훈련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세계적 대기업이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mercredi 6 février 2008

조선, 평화를 짝사랑하다/장학근 지음/플래닛미디어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전쟁들을 정리하는 ‘한국 전쟁사’ 시리즈와 세계사 주요 전쟁들을 정리하게 될 ‘세계 전쟁사’ 시리즈 첫 번째 책. 지은이 장학근은 조선이 국가 단위의 전면전에서는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어본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유지시켰다는 점을 주목하며, 조선시대에 벌어졌던 전쟁을 분석한다.

지은이는 조선 초기 여진과 왜구 등 이민족의 침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던 영토개척 전쟁, 일본의 전면 침입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던 동아시아 삼국전쟁, 피해 갈 수 있었으나 외교의 실패가 부른 전쟁,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아시아의 수난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된 제국주의 열강과의 전쟁 등 조선시대를 4종류의 전쟁기로 나눈 뒤에 그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1-2 /이덕일 지음/고즈윈

학자군주이자 무인군주로서 군사(君師)가 되고, 부지런히 일하고 검소함을 밝힘으로써 만인의 모범이고자 했던 정조의 삶과 사상과 그 주위의 풍경을 그려낸 책.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조선 왕 독살사건>의 지은이로 널리 알려진 이덕일이 썼다.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8가지 주제 아래 정조 시대를 서술해 나가고 있는데, <정조실록>,<일성록>,<홍재전서> 등의 관찬사서뿐 아니라 채제공의<번암집>, 정약용의 문집, 이덕무의<청장관전서> 등 개인 문집을 망라하여 최대한 역사적 다가서려 노력하였다.

1차 사료에 충실하면서 뛰어난 이야기 구성으로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역사학자 이덕일의 이 책을 통해 정조가 오늘 우리에게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박영규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밀리언셀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지은이 박영규가 조선 역사 중 가장 찬란한 시대를 일궈낸 세종대왕에 대한 모든 것을 한권으로 이야기한 책. 세종실록을 바탕으로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게 세종시대를 보여준다.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즉위 이전의 세종을 다룬 1부에서는 선왕 태종, 형 양녕대군과 얽힌 세종의 성장 과정을, 세종 치세의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보여주는 2부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의 10분의 1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세종실록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3부에서는 황희, 맹사성, 김종서, 정인지, 장영실, 박연 등 세종 시대에 활약했던 각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의 됨됨이와 업적,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열전 형식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세종실록뿐만 아니라 세종 전후 왕들의 여러 실록과 60여 종의 다른 사료를 모두 참고해 세종대왕 개인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종의 성장과정, 가족과 친인척 그리고 세종시대를 함께 이끈 인재들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담아낸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역사 교양서다.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2/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엮음/한울(한울아카데미)

조선통신사는 일본과 조선의 정치적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파견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치적인 면 뿐 아니라 문화적인 면까지 큰 파장을 가져다주었다. 조선통신사가 방문하는 일본 지역은 문화 수혜지로서 크나큰 변화와 발전을 겪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조선통신사가 들렀던 일본 지역들을 짚어보고 현재에서의 한일 우호선린의 의미를 새겨보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최근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기행 팀이 방문한 기행지 순서대로 각 지역의 한일교류사적 의의, 현재의 모습까지를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조선시대 고문서 초서체 연구/심영환 지음/소와당

심영환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통고전연구소·국사편찬위원회의 초서과정, 한국학대학원 고문헌관리학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현재 장서각 고문서연구실 전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조선의 마에스트로, 대왕 세종/이수광 지음/샘터사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등을 통해 역사의 대중화에 천착한 작가 이수광이 리더의 전형으로서 ‘세종대왕’을 탐구하여 그의 리더십과 일대기를 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

지은이는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룩한 세종대왕의 어린 시절부터 승하하기까지의 일대기와 그를 둘러싼 세종대의 명성 높은 신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세종대왕은 공과 사를 분명히 하여 능력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중용하였고, 또 그들이 오랫동안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살피고 도왔다.

저자는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이 된 집현전 학사들로부터, 측우기와 해시계 등을 발명한 장영실, 정치 9단 황희가 탄생되게 된 데는 옥석을 가리는 눈을 가진 훌륭한 리더 세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훌륭한 신하들을 오케스트라의 연주자에 비유하며 이들을 지휘한 탁월한 마에스트로,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돌아보고 있는 책이다.

조선 최대의 과학수사 X파일/이종호 지음/글로연

조선 시대의 과학적인 수사 기법을 소개한 책. 지은이 이종호는 조선왕조의 거의 전 기간 동안 조관리들이 부검을 하지 않고도 수많은 강력범죄를 해결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석 시대 과학수사의 뛰어남을 역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를 입증하기 위해 지은이는 당시 관리들에게 과학적인 수사를 가능하게 했던 교과서 격인 <무원록>, <증수무원록>, <증수무원록언해>, <심리록>등 당시 주요한 도서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적절히 인용하고 설명해 놓았다.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권기봉 지음/알마

서울을 일상,문화,의미,장소라는 네 가지 코드로 구분해, 우리가 지금까지 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해와 오류를 교정해주는 책.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변화를 겪은 도시, 그만큼이나 이면에 무수한 역사의 풍경을 감추고 있는 도시 서울을 찬찬히 살피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서울은, 조선역사600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도시라는 공식적인 모습의 서울이 아니다. 전쟁시기의 용산, 전태일의 흔적이 담긴 청계천,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빌딩인 세운상가등 역사의 다양한 질곡을 담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서울'에 지은이는 주목한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조선 역사, 한국근대사의 면면이 아로새겨진다. 현재 서울을 거닐며 현대 한국의 풍경들을 살핌과 동시에 조선과 한국의 역사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여성운동 새로 쓰기/사단법인 한국여성민우회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

한국여성민우회의 지난 20년을 담은 책. 여성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경주해온 민우회 운동을 영역별로 정리 분석했으며, 그간의 성취와 한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려는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문제의식과 질문에 대한 해법의 실마리를 담고 있다.

한국병합사연구/운노 후쿠쥬 지음, 정재정 옮김/논형

한국병합사연구/운노 후쿠쥬 지음, 정재정 옮김/논형

옮긴이의 말_6
머리말_12

1장 한국 병합 조약 등 무효론의 역사와 현재
1. 한국에서의 무효론의 전통
2. 한 . 조 . 일의 역사 인식의 차이
보론

2장 ‘한일의정서’와 제1차 ‘한일 협약’
1. ‘한일의정서’ - 한국 보호국화의 기점
2. ‘한일의정서’의 전개 - 제1차 ‘한일 협약’
보론: 보호국의 법적 규정과 보호국 구상

3장 제2차 ‘한일 협약’
1. 대한 보호권 설정 계획
2. 제2차 ‘한일 협약’의 강제 조인
3. 제2차 ‘한일 협약’의 법적 문제

4장 제3차 ‘한일 협약’
1. 통감부 행정과 국제 관계
2. 헤이그 ‘밀사’ 사건과 제3차 ‘한일 협약’
3. 한국 내정권의 침탈

5장 한국 병합 조약
1. 한국 병합 계획의 발진
2. 한국 병합 조약의 조인
3. 한국 병합 조약 무효설에 대해서

후기
역자 보론: 일본제국의 ‘한국강점’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병합사 관계 연표(1897~1910)
찾아보기

mardi 29 janvier 2008

일득록, 정조대왕어록 / 남현희 엮음

일득록, 정조대왕어록
남현희 엮음 / 문자향 / 2008년 01월
조선의 제22대 왕인 정조(正祖, 1752~1800)의 언행을 기록한 책. 정조의 ‘싱크탱크’였다고도 할 수 있는 규장각 신하들이 일상에서 보고 들은 정조의 언행을 기록한 이 책에는 한 인간으로서, 학자로서, 정치가로서 정조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본사는 없다 / 강준식 지음

일본사는 없다
강준식 지음 / 아름다운책 / 2008년 02월

9세기 초까지의 일본 상고사를 되돌아보면서 일본이 사실은 우리 민족사의 일부라 주장하는 책. 지은이 강준식은 일본 상고사가 사실은 삼한의 연장선상에 있었기 때문이며 그 간 많이 있어왔던 일본 천황가의 뿌리가 백제계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삼국유사 / 일연 지음, 최호 옮김

삼국유사
일연 지음, 최호 옮김 / 홍신문화사 / 2008년 02월

삼국유사는 고려 후기 고승 일연이 충렬왕 년에 편찬한 역사서. 불교와 승려에 관련된 내용그리고 향가 수를 비롯하여 단군신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이 수록되어 있어 문화유산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홍신문화사에서 펴내는 '동양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시리즈 9번째 책.

왕의 나라 신하의 나라 / 이이화 지음

왕의 나라 신하의 나라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8년 01월

<이야기 인물한국사>의 지은이로 널리 알려진 이이화의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 첫번째 책.왕조와 운명을 함께한 제왕과 관료들의 이야기를 살펴봄으로써 역사 이해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정치가의 통치방식과 철학, 그리고 치자治者의 행적을 알아본다.

왕조시대에는 체제에 순응하여 충신으로 추앙받았던 인물이 오늘날에 와서는 그 이면이 재조명되고 있는가 하면, 왕조시대에 역적으로 몰려 죽었으나 그런 인물의 저항이나 개혁의지가 오늘날에는 시대정신을 구현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충신으로 추앙받았던 성삼문, 역적으로 몰려 죽은 허균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충신, 역적일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지은이는 제왕과 관료들을 최고 통치자 및 통치자가 되려고 활동한 인물들이고, 최고 통치자 곁에서 지배계층의 한 세력으로 활동한 인물들, 여성으로서 유일하게 정치 참여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왕비들로 구분한 뒤 그들의 약사를 담아내고 있다.

문화로 보는 우리 역사 / 문동석 지음

문화로 보는 우리 역사
문동석 지음 / 상상박물관 / 2008년 01월

지난 2000년부터 방학 때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답사로 풀어보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라는 강의안을 바탕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정리하고 있는 책. 지은이 문동석은 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문화유산과 함께 생각해볼 수 있도록 역사지식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 / 김준혁 지음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
김준혁 지음 / 여유당 / 2008년 01월

정조와 화성 이야기를 시작하며

1장┃정조 이야기

사도세자의 죽음, 그 슬픈 드라마
세손 시절 정조의 고백
-정조의 성품과 기호
개혁으로 조선을 바꾸리라
-적서 갈등, 성균관에서 일어나다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으로 이전하라
-영우원 천봉의 정치적 이유
정조, 정약용을 만나다
정조와 그의 여인들
-비운의 여인, 효의왕후
정조, 백성들을 위해 행차하다
존현각 정조 시해 기도 사건
정조 시대의 풍운아, 홍국영
《정감록》 역모 사건
정조 죽음 직전의 정치 상황
정조는 과연 독살되었는가?

2장┃동양 최초의 신도시 수원

조선 후기 진경 문화의 상징, 현륭원
-수원부 이전의 뒷이야기
효심으로 창건된 용주사
-정조의 불교관
선진 농법으로 백성을 이롭게
수원의 상업 활성화 정책
-수원 깍쟁이의 유래
신도시 화성에 나무를 심어라
수원 특별 과거 시험
수원, 화성 유수부로 승격
-정조는 왜 ‘화성(華城)’이란 이름을 지었을까?
화성 유수부의 기능과 품격
-화성 유수가 참석하는 조정 제사
《화영일록》으로 본 화성 유수의 주요 임무
장용영 군사들이여, 화성을 수호하라!
-장용 외영의 둔전 경영 어떻게?

3장┃최고의 건축물, 화성을 축성하다

정약용, 실학 정신으로 화성을 설계하다
-거중기의 원리
채제공과 금등
용과 봉이 춤추는 화성 장대
-서장대 수난사
백성의 안녕을 위한 장안문
-화성의 과학성
사통팔달 교통 요지, 팔달문
조선 최고의 군사 훈련장, 연무대
-정조의 활쏘기 사랑
군사 시설물, 공심돈
화성의 백미, 화홍문
-화홍문을 복원해 민족 의식을 드높이자
국왕과 백성이 하나 되는 곳, 방화수류정
-용연의 원형 되살려 진정한 용지대월로
봉화대와 돈대의 결합, 봉돈
-봉화의 재료와 내용
화성 최첨단 군사 시설물, 노대
-쇠뇌란 어떤 무기인가
화성의 다양한 재료
-바닷바람이 키운 나무로 사대문을 만들다
남수문 일대 미복원 시설물
-화성 사..

문화재청 사람들의 문화유산 이야기 / 강신태 외 지음

문화재청 사람들의 문화유산 이야기
강신태 외 지음 / 눌와 / 2007년 12월

문화재청에서 일하는 23명의 직원이 오랜 동안 사귀어 허물이 없는 친구의 속내를 전하듯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책. 지은이들은 문화유산과 관련된 각기 다른 업무를 보면서 체험하거나 생각한 내용을 들려주고 있는데 업무에 따라, 개성에 따라 문화유산을 대하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이채롭다.

탐라문견록, 바다 밖의 넓은 세상 / 정운경 지음, 정민 옮김

탐라문견록, 바다 밖의 넓은 세상
정운경 지음, 정민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01월

18세기 조선, 제주 목사로 부임했던 정필녕의 아들 정운경이 동아시아 세상을 체험한 제주도의 표류민과 관련한 사실을 기록한 책으로 당시 조선 사회의 생생한 일상뿐만 아니라, 전지구적 관계맺음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

정운경은 당대로서는 이 낯설었던 제주 땅의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접한 바깥 세상의 소식들은 대만이나 유구, 안남 등지의 낯선 풍속과 일본인들의 생활상 등 표류민들의 다양한 해외 경험을 적고 있다.

당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 해양 표류 사고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기록임과 동시에 기록 속에 담겨 있는 여러 외국의 풍물과 그곳 사람들의 생활에 관한 흥미진진한 보고로 인하여 남다른 주목을 받았던 책이다. <미쳐야 미친다>,<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등의 지은이로도 널리 알려진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연경, 담배의 모든 것 / 이옥 지음, 안대회 옮김

연경, 담배의 모든 것
이옥 지음, 안대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01월

18세기 조선은 근대 이전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적 표징이라는 기획을 가진 "18세기 지식 시리즈"의 하나로 조선시대에 지어진 거의 유일한 담배 관련 단독 저술을 담고 있는 책. <조선의 프로페셔널>,<선비답게 산다는 것>의 지은이로도 널리 알려진 안대회가 번역을 맡았다.

지은이 이옥은 문학사에서 아주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한 문인으로 기성의 문학세계에 반발하여 당대의 현실을 당대의 시선으로 묘사할 것을 주장한 변화 지향의 문인이었다. 그는 당대의 현실로서 담배라는 일상적 기호품을 발견해냈고 그를 대상으로 4권의 담배관련 저술을 엮어내고 있다.

그 중 특히 4권이 가장 흥미로운데, 흡연의 문화적 측면을 골고루 다뤄서 매우 문학적일 뿐만 아니라, 수사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 후기 사람들의 담배를 피우는 갖가지 장면의 묘사를 통해 빼어난 소품문으로 높이 평가할 만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책이다.

한국근대사와 의병투쟁 4

한국근대사와 의병투쟁 4
이태룡 지음 / 중명출판사 / 2007년 12월

한말 시대부터 일제의 침략에 저항했던 근대사의 의병들을 다양한 면모에서 재조명한 시리즈이다. 총 4권에 걸쳐 의병들이 등장하도록 만든 시대적 배경부터 그들의 구체적인 활동상, 역사 속 각각의 의병들에 대한 개별적인 소개까지, 그동안 우리 역사 속에서 소외되어온 의병사를 본격적으로 복원했다.

1권 '국치편' 2권 '의병편'에서는 갑신왜란부터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일제한테 빼앗기게 된 까닭과 과정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실었다. 이완용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한 독립협회, '조선 최고의 정치가는 이완용이다', ‘동양 최대의 정치가는 이등박문이다'라고 주장한 독립신문 등 당시의 놀라운 역사적 사실들을 소개하고 있다.

2권에서는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았던 80여 명의 의병장의 행적을 인물별로 정리했으며, 이 가운데 의병장 급 70여 명과 130여 명의 의병들의 행적에 대해 부분적으로 언급했다.

3권 '일화편'에서는 1권에서 싣지 못한 의병들의 삶과 의병투쟁의 형태, 병기와 탄약, 부왜역적들의 행적과 일제의 만행 등에 관한 자료를 수록했으며, 4권에서는 지은이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주요 의병 투쟁지를 답사한 내용을 담았다.

조선이 버린 여인들 / 손경희 지음

조선이 버린 여인들
손경희 지음 / 글항아리 / 2008년 01월

조선시대 테마사 중 여성 인물 이야기류에 해당하는 책. 조선왕조실록 세종~성종 연간(조선전기)의 기록에 등장하는 33명의 하층민 여성들이 연루된 사건과 그들의 삶을 재구성했다. 한 인물에 한 장을 할애해 총 33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장의 중간 중간 당시의 시대상을 예리하게 짚어내는 8꼭지를 삽입했다.

조선시대 여성사와 관련된 책들은 대개 왕비와 후궁을 다루는 ‘왕실 엿보기’와 일탈적 삶의 표상으로 분류되는 ‘기생 이야기’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두 흐름 뒤에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같은 현모양처 이야기들이 뒤따른다. 이런 책들의 공통점은 사회의 상층부에 위치한, 관련 기록이 풍부한 여성들을 다뤘다는 점이다.

반면 사회의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아간 여성들에 대한 책은 흔치 않다. 계집종, 천첩, 무녀, 비구니 등으로 나뉘는 하층민 여성들의 일반적인 삶의 형태를 우리가 모르지는 않지만 그들 개개인이 사회와 갈등하고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내밀한 개인사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은이 손경희는 이 책에서 과감하게 하층민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조선이 버린 여인들의 삶을, 주류에 의해 배제된 소수의 잔재를 되살려내고 있다.

이도 세종대왕 / 이상각 지음

이도 세종대왕
이상각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01월

조선의 뼈대를 세우고 오백 년간 이어진 국가의 로드맵을 제시한 크리에이터 세종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진정한 지도자상을 보여주는 책. 지은이 이상각은 개인적인 아픔과 고뇌를 넘어 대왕으로 불리게 된 세종을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가? 건국 초기 쉽지 않은 수많은 정책을 추진한 열정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추적한다.

지은이는 시인발정(施仁發政).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즉 어짊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세종의 통치철학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는다. 지은이는 훈민정음 창제야 말로 그런 시인발정의 정신이 담긴 대표적인 정책이라 판단하고 그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으며, 그 외에 세종의 왕 즉위 부터 조선의 주춧돌을 쌓기까지의 나날들을 집약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미래를 향한 비전, 통합과 상생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빛나는 문화시대를 활짝 연 세종의 모습을 그려낸 이 책은 새로운 국가지도자를 바라는 읽는 이들이 이상적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인 예를 보여줌과 동시에 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이들에게 참된 지도자의 한 유형을 제시해줄 것으로 보인다.

정조 이산 어록 / 손인순 지음

정조 이산 어록
손인순 지음 / 포럼 / 2008년 01월

시대를 앞서간 개혁군주, 정조 이산을 그의 어록으로 읽는 책. 정조가 뒷날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규장각 신하들을 시켜 자신의 언행을 기록하게 한<일득록(日得錄)>에서 정조의 사상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을 모아 만들었다.

극기, 독서와 토론, 학문, 문장, 독서, 경제, 인재, 관계, 습관 등 18개 장으로 구성하고 각 장마다 해설을 달아 이해를 도왔으며, 정조 이산이 남긴 말과 글을 통해 그의 삶과 생각을 직접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절대군주로서의 면모보다는 선비로서, 학자로서 살고자 한 인간 이산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한국방송 80년, 그 역사적 조명 / 정진석 외 지음

한국방송 80년, 그 역사적 조명
정진석 외 지음 / 나남출판 / 2008년 01월

한국방송 80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검토하기 위해 지난 2007년 2월 27일에 한국방송공사(KBS)의 후원으로 개최한 ‘한국방송 8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수정, 보완하여 묶은 논문 모음집.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 방우영 지음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방우영 지음 / 김영사 / 2008년 01월

연세대 재단이사장, 대한골프협회 명예회장 등을 맡고 있는 방우영 현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조선일보 제호만 빼고 다 바꾸자’ ‘화려한 편집과 특종만이 살 길이다’라며 과감한 혁신을 추진, 4등 신문을 대한민국 1등 신문으로 탈바꿈시킨 신문 혁신과 생존전략, 자신이 겪은 역사적인 에피소드등을 다루고 있다.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한밤중에 들이닥쳐 윤전기를 멈춰 세운 선우휘.이영희 필화사건, 한 줄의 기사로 촉발된 평민당의 ‘전쟁’, 하루 25시를 살며 치열한 토론과 논쟁으로 신문 지면을 펄펄 끓게 만든 열정의 신문쟁이들, 인간적인 내면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내가 본 대통령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효자동 청운각 청진동 장원 등 세상을 요리한 당대 최고의 요정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정치야화까지 실고 있어 '아침이 두려웠다' 고백하는 노 언론경영인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의 보수 혁명 / 조갑제 지음

조갑제 지음 / 조갑제닷컴 / 2008년 01월
조갑제 기자의 12·19 대선 전후의 관찰기로 대한민국에 ‘좌익청산·보수自淨·法治확립’이라는 과제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이번 대선을 통해 1980년대 말 이후 진행됐던 좌경화 20년을 우경화로 한국의 보수혁명’이 이뤄졌다고 분석하며 민족의 르네상스를 위한 미래의 제안을 전하고 있다.

김진애의 공간정치 읽기 / 김진애 지음

김진애 지음 / 서울포럼 / 2008년 01월
청계천, 동대문운동장, 용산공원, 행복도시, 시청 앞 광장, 뉴타운, 부동산, 두바이, 한반도대운하 등 국내의 주요 건축 프로젝트가 이루어진 정치적 동기와 정책 목표를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 사회와 정치를 넘나드는 적극적 활동과 삶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해온 건축가 김진애 씨가 집필했다.
우리 도시와 국토에서 왜 어떤 공간프로젝트들이 제안되고 전개되느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한편, "누가, 누구를 위하여, 왜, 어디에, 어떻게, 무슨 공간을 만들고 누리게 하느냐"로 요약할 수 있는 '공간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한국 생활풍수와 조경 / 이대우 지음

이대우 지음 / 일진사 / 2006년 07월
이대우 -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건국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 이학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조경학 석사를 받았다. 현재 송현 R&D 국토개발부 부사장이며 부설 서문 충수조경연구소 대표로 있고, 한국전력공사 본사 이전 추진 자문위원 신행정수도(현,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추진위 계획 설계분과 충수지리분야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대한민국 안보전략 2008~2013 / 공성진.최종철 지음

공성진.최종철 지음 / 시대정신 / 2008년 01월
향후 5년 동안 새 정부가 신장된 국력과 제고된 국위를 바탕으로 수립해야하는 한국형 국가안보전략을 논의하며 한국의 2020~30년대를 대비해야 하는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으로 아시아와 세계적 차원에서 새로운 '한국형 안보관리체제'를 제안하고 있는 책.

lundi 14 janvier 2008

서대문 형무소

서대문 형무소
리영희·나영순 글, 김동현·민경원 사진 / 열화당 / 2008년 01월
1987년 경기도 의왕으로 옮겨간 후 그 자리에 남은 서대문 형무소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글을 묶어 1988년 <열화당사진문고23>으로 출간한 책을 서대문 형무소 개소 백 주년을 맞아 판형을 확대, 일제시대 도면과 자료사진을 추가하고 서대문 형무소에 관한 글 세 편을 더해 개정증보판을 냈다.

초판 당시 조선일보 사진기자였던 김동현·민경원이 촬영한 93컷의 사진은 서대문 형무소의 바깥 풍경에서 형무소 생활의 흔적이 묻어 있는 옥사(屋舍)와 감방, 취사장, 목욕탕까지, 단 한순간에 생(生)과 사(死)를 가르는 사형장에서 수감자들의 낙서가 새겨진 감방 벽까지를 구석구석 비추고 있어, 지금은 허물어지고 일부만 남은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증언한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서대문 형무소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일제 때의 자료사진과 도면, 유관순·강우규·안창호의 수형기록표 등 30컷의 자료 도판들로 인해 더욱 높은 기록성을 갖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감옥사의 한 단면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