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30 mars 2009

한국사 편지 2/박은봉 지음, 류동필 그림/책과함께어린이

200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어린이 역사책의 고전, 의 특별 개정판. 역사 연구가 박은봉이 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우리 역사 이야기 담겼다. 책 곳곳에서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바라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2002년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 선정작.

필자의 주장이나 관점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게 서술한 책이다. 한국사에서 다루어야 할 주제는 거의 모두 다루고 있어, 본문과 사진 캡션까지 더하면 권마다 원고지 600~800매가 넘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지만,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술술 읽히도록 꾸몄다.

또한 200컷이 넘는 유물·유적지 사진, 그림, 지도 등 풍성한 시각 자료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시원하고 편안한 편집으로 구성하여, 동화책을 읽을 수 있거나 역사만화를 읽은 어린이라면 누구나 혼자서도 흥미진진하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다.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권명아 지음/책세상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들은 세계 대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집념으로 일본어를 배웠고, 2009년의 한국인들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불안을 느끼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영어를 배운다. 두 시대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식민성을 규정하는 요인들도 다르지만,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 주민의 내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오늘 이곳에서의 한국의 주체성을 구성하려는 역사적 시도 안에서도 스스로 식민 지배를 당한 경험을 줄곧 불러내왔다. 즉 한국의 민족주의는 ‘우리는 식민 지배를 당했고, 한국 전쟁과 분단을 겪은, 슬프고 박해받은 민족이다’라는 자기 서사를 반복 수행했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수난 받은 민족으로 규정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 서사로 인해, 해방을 갈망하는 기획들조차 국가, 제도, 자본 등에 흡수되거나 이용되어왔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그래서 저자는 ‘식민지 이후’ 한국이 자기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의 역사적 과정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보이는 이념과 이데올로기에서 다양한 ‘차이’들을 규명해내는 젠더 연구와 탈식민주의 이론을 방법론 삼아 접근한다.

오늘날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에 자리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국가, 교육 제도, 문화 산업, 문학과 예술 생산, 대안적인 해방의 기획 등 광범위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식민지 이전과 이후, 또 계속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과 역사와 관계하는 식민성의 복잡한 역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요소와 관점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다.

들어가는 글 - 현실에 대한 이론적 개입의 방법으로서 역사를 사유하기 위해

제1부 세계화와 차이의 정치학, 그 딜레마 - 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
1장 연대와 전유의 갈등적 역학 - 탈식민주의, 탈민족주의, 젠더 이론의 관계를 중심으로
2장 기념의 정치와 지역의 문화 정체성 - 저항과 글로벌 마케팅 사이
3장 차이의 마케팅 시대, 여성이 취급되는 방식 - 차이의 정치학과 차별화 마케팅 사이
4장 젠더와 파워 엘리트
5장 변경과 제국의 전위와 오리엔탈리즘 - 천만 관객 시대 한국 영화의 변경의 기억

제2부 식민지 이후를 사유함 - '협력' 담론의 고고학, 후식민화와 탈식민화의 역학
1장 환멸과 생존 - '협력'에 대한 담론의 역사
2장 '이광수적인 것'에 대한 담론의 고고학 - 복거일이 다시 쓴 최인훈의《태풍》
3장 심미주의의 분열 - 심미주의와 친일 협력 사이

제3부 '식민지 이후'라는 감정과 역사의 교정 - 기념의 정치, 식민의 기억과 전쟁의 기억
1장 기념/공유기억 연구 방법론과 탈민족주의 연구 경향에 대한 비판적 고찰
- 전후 국민화와 공유기억을 둘러싼 담론 헤게모니를 중심으로
2장 '식민지 이후'라는 감정과 전후 - 역사 기술과 과거의 교정
3장 문예 영화와 공유기억 만들기 - 한국 전쟁의 경험과 역사의 재구성
4장 궁핍의 파토스와 국민 문학화 - TV문학관과 문학의 정전화
5장 마지노선의 이데올로기와 가족, 국가 - 전장의 스펙터클과 유족의 정체성

맺는 글 - '해방의 정치'를 고민하는 길들

찾아보기

서울 문화 순례/최준식 지음/소나무

서울의 전통 및 종교 유적을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과 연관 지어 해설하는 책이다. ‘아 이것이 한국 문화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큰 틀을 잡아주면서도 재미있게 서술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 책을 통해 외국인은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한국인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모르고 있었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길을 나서며- 서울이 품은 이야기 속으로

첫 길- 서울에 깃든 한국 문화, 한국인의 삶
1. 바람을 다스리고 물을 거느린 땅
서울은 살아 있다
바람과 물의 조화
서울을 감싸고 있는 산들
그리운 한강의 옛 모습
청계천의 역할은?
2. 남산 위에서 서울을 굽어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서울을 지키는 청룡.백호.주작.현무
일제가 세운 조선 신궁

두 번째 길- 조선의 심장을 찾아서
1. 왕의 하루를 따라 왕실 문화를 읽다 ― 경복궁
경복궁과 자금성의 배포
조선 최고의 건축물을 감상하는 법
세계 기록 유산의 탄생
왕의 하루
왕의 여흥
한글의 탄생 ― 수정전修政殿
경복궁을 뒤흔든 격동의 근대사
경복궁을 나서며
2. 조선의 관리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북촌
세월 속의 북촌
한옥의 참맛은?
세상으로 향하는 골목길 ― 북촌의 상징
3. 자연의 품에 안긴 궁궐 ― 창덕궁
파격적인 디자인, 인간적인 배치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
굽이굽이 길 따라 펼쳐진 궁궐
가장 아름다운 정원, 비원
오솔길 걸어 창덕궁을 나서며

세 번째 길- 한국인의 마음을 빚은 종교 유적
1. 한국인을 춤추게 하는 영혼의 가락 ― 국사당
초라한 국립 사당을 찾아서
춤판, 노래판, 한 판 굿판
한국에게 무교란 무엇인가?
국사당을 넘어, 삶 속의 무교
2. 왕들의 혼이 머무는 곳 ― 종묘
하늘의 정기에 이르는 자리
거친 돌길에 숨은 뜻
인간을 압도하는 장엄한 건축
종묘 제례, 그리고 제례악
3. 조선 최고의 싱크탱크 . 성균관
조선 시대에 관리가 되려면?
진정한 교육이란
학문을 완성한 스승에게 드리는 의례
조선 대학생들의 하루 일과
군자의 길은 책에만 있지 않으니
4. 한국 불교의 본산 . 조계사
조계종을 알면 한국 불교가 보인다
속세와 가까이 있는 부처
조계사 뜰에서 석가탑을 생각하다
욕망의 몸을 풀어 정신을 세우다
33개의 하늘, 33번의 종소리
승려는 어떤 사람일까?

네 번째 길- 옛 것과 새 것의 교차로
1. 전통과 현대의 사이길 . 인사동
북촌 양반의 몰락으로 시작된 골동품 거리
차, 붓, 책, 옷, 그림. 도자기, 떡
인사동을 즐기는 방법
2. 젊음은 잔잔할 수 없다 ― 홍대 앞
젊은 예술가들의 둥지
길 위의 그림, 길 위의 음악
홍대 앞다운 공간들
낮과 밤의 두 얼굴

길 끝에서- 다 이르지 못한 길

개화파 열전/신동준 지음/푸른역사

망국의 기로에 선 식민지 지식인 재상 15인의 삶을 통해 복합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전개된 개화기를 재조명하고, 그간 왜곡된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한 책이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서들이 온건개화파보다는 급진개화파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공과를 내세우는 데 급급했다. 온건개화파에 개화방략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었다. 이 책이 온건개화파 인물을 집중 조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도가 개화기를, 나아가 우리의 근대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머리말

때를 기다리지 못한 실패한 혁명가
김옥균을 만든 사람들 / 개화당을 만들다 / 일본의 노림수 / 김옥균과 일본의 동상이몽 / 우정총국의 유혈사태 / 3국합작 김옥균 암살 계획 / 망명생활의 종언 /'아시아의 프랑스’를 외친 혁명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한 자강론자
학문으로 입신양명을 꿈꾸다 / 박규수의 수제자 /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자강론 / 강한 군대에 대한 집착 / 자강론의 좌절 / 불가불가不可不可

중도노선의 자주개혁을 주창한 외교전문가
인사고과「상上」의 목민관 /《조선책략》의 집필을 자극하다 / 외교전문가로 승승장구 / 갑오경장을 주도하다 / 이제는 개화할 사람이 없다

부국책으로 자주독립을 꾀한 최고의 재정전문가
중상의 부국강병 / 청나라와 담판 / 부서 통폐합을 시도하다 / 일본화폐를 통용하느니 교섭을 중단하겠다 / 지력쟁웅의 시대를 갈파한 방략가

민권신장을 위해 황권강화를 주창한 충군애국자
민씨 가족사 / 국가운영 기본 방책 <천일책> 저술 / 조·러·일·청의 동상이몽 / 시베리아횡단의 귀환길 / 유럽공사로 좌천되다 / 자결로 울분을 토하다 / 민권과 황권의 조화라는 모순된 이상을 쫓다

동서를 아우른 새로운 문명창조를 주창한 선각자
과거시험을 포기하다 / 신문창간 주도 / 세계를 견문하다 / 연금 중의 집필 / 국정개혁 지침성《서유견문》저술 /「조선적」인 근대화를 위한 방략 / 일본망명과 국권회복운동 /「진개화」의 세상을 꿈꾸다

일군만민의 민주주의를 역설한 부마도위
개화대열에 합류한 금릉위 / 개혁의 웅심雄心을 참을 수가 없다 / 도피와 정계복귀를 위한 고군분투 / 박영효의 독주와 불궤사건 / 두 번째 일본 망명 / 친일의 길을 가다 / 일군만민의 민주주의

철저한 서구화를 외친 실용주의 문명개화론자
김옥균과의 만남 / 군사유학을 가다 / 미국 망명 / 독립신문 창간 / 독립협회 결성 촉구 / 논설과 대중연설로 계몽을 선동하다 / 미국에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 대통령추대를 거부하다 / 실용적인 개화를 역설한 서구주의자

사회진화론에 함몰된 문명지상주의자
국금國禁을 깨고 영어를 배우다 / 갑신정변을 반대하다 /「기독교화」를 넘어「일본화」로 / 윤치호의 절망 / 극단적인 문명지상주의자 / 왜곡된 역사관의 덫에 빠진 식민지 지식인

독립협회 활동가에서 친일로 변신한 대세론자
육영공원 발군의 학생 / 주미공사로 미국행 / 친러성향의「정동파」등장 / 독립협회에서 축출되다 / 매국노의 상징이 되다 / 쇠약한 나라의 재상이 선택한 길

조선의 전통을 자부한 난세지략가
최초의 파리 유학생 / 김옥균을 쏘다 / 독립협회를 증오하다 / 조선을 사랑한 난세지략가

왕권강화로 교육구국을 실현코자 한 경세가
일용품팔이가 왕의 오른팔이 되다 / 민비의 총애를 받다 / 조선의 재정권을 쥐다 / 조선의 중립화선언을 시도하다 / 일본으로 납치되다 / 교육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

러시아를 지렛대 삼아 자주독립을 꾀한 초대 주러공사
낙동염라의 서자 / 을미사변을 최초로 알리다 / 친일보다는 러일동맹이 낫다 / 대한제국 최초의 러시아공사 /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하다 / 일본의 제거대상 1호 / 연해주의 항일운동을 지원하다 / 폐하, 우리의 조국은 망했습니다 / 대를 이은 독립운동

충군과 애민을 조화시키고자 노력한 의협
민비의 지우지은을 입다 / 민비살해범 우범선 / 만민공동회를 주도하다 / 독립협회 급진파와 연계하다 / 국모의 원수를 척살하다 / 고종의 능반에 묻히다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기로에 선 식민지의 재상
서얼의 울분을 시로 풀다 / 사상적 스승 이조연 / 척사파에서 개화파로 변신 / 개화실무를 지휘하다 / 강고한 반청주의자 /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다 / 친일파인가 독립운동가인가

한국 가요사 1. 2 /박찬호 지음/미지북스

20세기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고증으로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대중가요계를 풍미하며 민중의 삶을 어루만져온 수많은 노래들, 그리고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자 들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생애와 음악 세계, 나아가 우리 민족과 그들의 노래가 함께 겪어온 정치 사회적 격동에 대해 더할 수 없이 풍성하고 생생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당시 국내에서도 거의 소실된 상태였던 음반, 가사집, 관련 문헌, 사진 등의 소중한 자료들을 차곡차곡 수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1988년에 해방 이전 시기를 다룬 <한국 가요> 1권을 일본 현지에서 출간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이후 1992년에 국내에도 번역 출간되어 근현대 한국 대중가요 연구의 폭발적인 부흥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 바 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2009년 저자는 1권의 대대적인 수정 증보판과 더불어 해방 이후 시기를 다룬 <한국 가요사>2권을 새로이 펴내게 되었다. 이로써 민요, 악극, 창가, 창극, 가곡, 오페라, 재즈, 트로트, 록, 소울, 포크, 발라드 등 지난 20세기 우리 노래의 거의 모든 장르를 다루며 그 노래들을 짓고 불렀던 수많은 음악인들의 방대한 역사가 처음으로 완성된 것이다.

<한국 가요사>1, 2권의 분량은 무려 1400쪽(200자 원고지 약 6000매)이 넘으며, 언급된 노래는 2366곡, 가사가 수록된 곡은 879곡, 음악인은 2084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찾아보기 힘든 SP음반들과 당시의 공연 현장의 사진들이 빼곡하게 실려 있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줄 것이다.

제1부 노래에 담긴 민중의 마음
아리랑 이야기/ 파랑새야/ 창가/ 독립운동 속에서/ 식민 치하에서도 계속 불린 민요

제2부 조선 근대 음악의 선구자들
봉선화 피다/ 여명기의 음악가들/ 꽃피는 가곡의 세계/ 창작 동요의 탄생

제3부 초창기의 가요곡
레코드의 등장과 최초의 인기 가수/ 봄을 기다리는 노래/ 본격적인 유행가 / 초기 가요계의 가수/ 재즈 송의 유입/ 신민요와 기생 가수의 대두/ 눈물의 여왕 전옥과 강흥식

제4부 가요곡의 황금시대
인기 가요의 산파역/ 이난영/ 고복수와 황금심/ 남인수/ 이화자/ 김정구/ 장세정/ 박향림/ 백년설/ 진방남/ 일세를 풍미한 가희들/ 남성 가수들/ 오케그랜드쇼와 이철/ 일본에서 활약한 스타들

제5부 암흑기의 가요곡
나라님의 병정 되기 소원입니다/ 아세아의 바람아, 서울의 꿈을 깨라

근대와 식민의 서곡/김동노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한.중.일 3국의 현재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분기점이 된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근대이행기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동아시아 역사교양 시리즈.

제1부 전통의 탈피와 근대와의 만남

1장 위기와 기회
19세기 후반의 국가적 위기
농민경제 파탄과 국가재정의 빈곤
무너지는 체제의 안정성
바깥으로부터 오는 압력
위기와 기회의 변증법

2장 새로운 세계의 인식과 근대의 모색
전통적 세계의 고수
서구적 근대의 탐색
전통을 넘어 서구적 근대로

3장 오래된 질곡으로부터의 탈피
동학농민운동의 발생과 전개
농민의 동학농민운동 참여동기와 조직화
동학농민군이 꿈꾸었던 세상


제2부 새로운 근대국가 만들기

4장 근대적 국가건설의 구상
갑오개혁의 자율성
근대적 국민국가의 건설
미완의 근대화와 부족한 개혁자원
조세제도의 개혁을 통한 자원동원의 한계

5장 낡은 옷을 벗고 새로운 것으로
광무개혁: 구본신참 혹은 신본구참
광무개혁의 자원동원
통화정책을 통한 자원동원의 한계

6장 스스로 강해지는 길을 찾아서
위기의식과 개혁의 필요성 확산
근대적 교육과 인재양성
식산흥업과 경제적 근대화
전통으로부터의 탈피와 그 한계


제3부 근대적 자본과 식민의 길

7장 쌀이 돈이 되고 돈이 힘이 되다
농업의 상업화와 시장경제의 확산
농업의 상업화와 계급의 차별적 대응
지주제의 변화

8장 부르주아지 없는 부르주아 개혁?
일본에 의한 상업자본의 지배
조선 산업자본의 발생과 쇠퇴
정치적 갈등을 수반하지 않은 농업자본의 축적

9장 근대로의 길, 식민으로의 길
근대로의 길
식민으로의 길

문명제국에서 국민국가로/강진아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한.중.일 3국의 현재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분기점이 된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근대이행기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동아시아 역사교양 시리즈.

제1부 무너지는 제국

1장 아편전쟁과 개항
19세기 초 중국의 경제위기와 은 유출
아편문제와 린쩌쉬
동아시아 최초의 개항
아편전쟁의 대내외적 영향

2장 내란: 태평천국운동
태평천국운동
개항 전후 화남사회
내란인가 혁명인가
태평천국운동과 동아시아

3장 위로부터의 근대화: 양무운동
개량노선의 시작
양무파 관료의 형성과정
양무운동 시기의 근대화정책 1
양무운동 시기의 근대화정책 2
개혁주체의 한계

4장 다민족국가와 중화제국의 딜레마
팍스 씨니카(Pax Sinica) 시대의 번부와 조공
변경의 위기
중화질서의 동요
청일전쟁
제국의 딜레마


제2부 모색의 계절

5장 개항 후 중국의 경제
전통경제의 변용
근대기업의 성장
경제인프라의 형성

6장 모던 샹하이
개항과 샹하이
조계와 외국자본
근대경제의 발전과 정치문화
동아시아와 샹하이

7장 입헌군주제의 시도와 혁명운동
캉여우웨이와 쑨원
광서제와 103일 유신
혁명운동의 전개

8장 밖으로의 흐름: 화교
해외로의 인구이동
중국 근대경제에서 화교의 역할
화교의 민족의식


제3부 새로운 시작

9장 혁명으로 가는 길
의화단운동과 반제 민족주의의 등장
20세기 초 토오꾜오의 중국인들
사회진화론과 민족주의의 형성

10장 최후의 근대화
청말 신정의 시작
새로운 정치공간의 등장
입헌으로의 길

11장 중화민국의 성립
철도 국유화조치와 쓰촨보로운동
우챵봉기와 중화민국의 성립

12장 중국 근대로의 여행을 마치며

천황제 근대국가의 탄생/함동주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한.중.일 3국의 현재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분기점이 된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근대이행기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동아시아 역사교양 시리즈.

제국주의로 상승한 일본, 반식민지로 바뀐 중국, 식민지로 전락한 한국이라는 일국적 인식에서 벗어나 각국의 근대화 과정을 서로 엇갈리면서도 동시에 얽힌 하나의 지역사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를 통해 당시 각국이 직면한 위기와 해법을 오늘날과 견주어 평화와 협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동아시아의 미래를 가늠한다.1~3권이 한.중.일 각국의 개항에서 1910년 무렵까지를 개괄적으로 서술한다면 제 4권은 이를 비교하고 총괄하는 형식이다.

1권은 한국의 식민화가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당시 나타난 여러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가 실현될 것임을 보여준다. 2권은 중국이 걸어온 지난 100년을 5000년이란 긴 역사 속에 위치시켜 파악하면서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시각을 모색한다.

3권은 일본이 이룩한 근대의 성공과 그 뒷면인 억압과 팽창을 함께 제시하여 복합적 관점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4권은 한.중.일의 근대이행기를 비교하여 하나의 지역사라는 관점을 이끌어내고 그를 통해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다시 볼 것을 제안한다.

제1부 개국과 막번제의 해체

1장 페리 내항과 막부의 개국정책
페리 내항과 ‘흑선’의 충격
서양열강의 동아시아 진출과 일본
막말 해외정보의 유통과 막부의 선택
미일수호통상조약의 체결
정치의 공론화 vs. 안세이의 대탄압

2장 막말 정치와 웅번
웅번의 시대
텐뽀오개혁과 웅번의 성장
쪼오슈우와 존왕양이운동
사쯔마와 공무합체운동

3장 하급무사에서 ‘지사’로
존왕양이운동과 ‘지사’들
‘지사’, 그들은 누구인가?
토꾸가와 후기의 사회변동과 하급무사층
쪼오슈우·사쯔마의 지사들과 도막운동
대정봉환·왕정복고

4장 요꼬하마: 서양과의 교류와 민중생활
개항장 요꼬하마의 탄생
개항·개시 연기 문제와 그 파장
해외무역과 경제적 영향
서양경험과 서양인식의 변화
사회적 불안과 민중의 동요


제2부 근대국가의 수립과 중앙집권화

5장 통일정권의 수립과 위로부터의 근대화
중앙집권 vs. 공의정체론
중앙집권체제의 수립
번벌전제로의 길
위로부터의 근대화와 오오꾸보 정권

6장 메이지 초기의 근대화
근대화의 진전
반란의 시대
자유민권의 시대

7장 입헌제와 근대 천황제 국가의 수립
이또오 히로부미와 메이지헌법의 제정
왜 ‘번벌정부’는 입헌제를 도입했는가?
메이지헌법과 근대 천황제 국가
국회개설과 정부·의회 관계

8장 근대사회로의 발걸음
신분사회의 해체
입신출세·교육열
근대 국민국가 일본
식산흥업에서 산업화로


제3부 일본제국주의의 성립

9장 메이지 초기의 대외관계와 청일전쟁
청일전쟁과 시모노세끼조약
‘만국공법’과 ‘양육강식’의 국제질서
청일전쟁 후의 ‘전후경영’

10장 러일전쟁과 일본제국의 완성
전쟁으로의 길
대외팽창론·대러강경론
러일전쟁의 발발과 포츠머스 강화조약
제국건설과 제국의식

11장 제국의 이면
산업혁명에서 독점자본주의로
산업화와 사회문제
노동운동과 초기 사회주의
식민지의 건설과 지배
대미관계의 악화

12장 1910년 이후의 일본제국, 그 빛과 그늘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이붕언 지음, 윤상인 옮김/동아시아

저자 이붕언(李朋彦)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로 재일동포 3세이다. 1980년부터 1983년까지 한국 전역을 돌며 촬영한 사진으로 1983년 첫 개인전 <애호(哀號)>를 열었으며, 이때 본명을 선언하고 일본 이름 야마무라 도모히코(山村朋彦)에서 한국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 후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사진 작업과 함께 병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 일본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일(在日) 1세'의 취재를 시작하여 2005년에 사진전을 개최함과 동시에 이 책을 발간하였다.

홋카이도의 외진 산골에서 멀리 오키나와까지 발품을 팔아 5년 동안 취재한 사람만 100명이 넘지만, 몇몇
은 인터뷰를 거절하였고, 또 몇몇은 인터뷰는 했어도 책에 수록되는 것만은 사양했다. 이렇게 해서 해녀,
어부, 고물상, 택시 운전사, 전당포, 야키니쿠집 혹은 파친코 주인, 민단, 조총련 활동가, 피폭자 등 아무
도 기억하지 않았을 91명의 이름 없는 ‘재일(在日) 1세’들의 삶이 그들의 사진과 함께 묶였다.

주름 깊고 무심한 그들의 얼굴에서 그간의 삶이 얼마나 지난했는지, 또 한편 그들의 존재를 외면해온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무심하였는지 엿볼 수 있다.식민지 백성으로서 온갖 차별과 핍박, 가난과 전쟁의 공포를 딛고 꿋꿋이 삶을 지켜온 그들 91명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이 책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들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이고, 그들이 세상에 존재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재일의 역사를 남
기고 싶었다. 1세가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 했다”는 저자의 말이 무색하게도 인터뷰를 한 후 할머니, 할
아버지들 네 명 중 한 명은 이미 사망했다...

역자 서문 / 과거를 보듬는 나지막한 목소리―
재일 1세의 증언
간토關東
주고쿠中國
긴키近畿
홋카이도北海道 / 도호쿠東北
시코쿠四國
도카이東海
규슈九州
호쿠리쿠北陸 / 고신에쓰甲信越
저자 후기

대학교수, 그 허상과 실상/김동익 지음/나남출판

언론사, 정부, 기업에서 일해온 저자가 10여 년간 대학에서 일하면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사회에 대한 생각을 밝힌 글이다. 교수사회라는 조직에 대한 단상, 대학개혁에 대한 입장, 훌륭한 교수의 자질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대학은 기업과는 다른 특수한 조직이라는 주장은 조직이나 경영을 잘 모르는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대학 역시 사업활동의 분야가 다를 뿐이지 기업조직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점점인구가 줄면서 입학자원이 감소하고, 대학지원이 수도권에 집중하고, 정부재정지원 정책의 변화가 잦은 현실에서 하루빨리 학과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한 대학개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머리에

제 1 부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시장 속으로: 대학 오늘의 현실
대학총장과 참모총장
뜨거운 감자, 학과조정
국립대학의 법인화 문제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학내파벌
교수임용의 실상
사학비리

제 2 부 베스트 프로페서의 조건
교수는 영업 사원이 아닌데…
통나무에 마주 앉은 교수와 학생
베스트 프로페서의 조건
교수는 육상선수
Polifessor
교수의 자의식과 이미지
교수의 하루 그리고 반평생
팔짱 낀 교수와 여학생
강사 위에 조교

제 3 부 교수님, 아 교수님
진정한 Mentor, 모리교수
정글의 사자, 랜디 포시 교수
하버드대학과 새뮤얼슨
소설·드라마 속의 교수
만화경: 인터넷 게시판
한 교수와 고교생의 대화

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강수돌. 홀거 하이데 지음/이후

강수돌과 하이데가 처음 만난 것은 20년 전 독일의 브레멘 대학에서였다. 강수돌은 스승 하이데와 더불어 노사관계에 대해 공부하면서 수평적 유대 관계 속에서 부단한 학문적 교류를 나누는 호사를 누렸다.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두 사람이 20년 동안 나눈 학술적 대화의 정수를 모아 엮었다.

많은 진보적 학자들이 현대 노동 사회를 분석하고 그 해결책 또한 함께 내놓았지만 강수돌과 하이데는 사람들의 ‘주체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회를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이 노동 중독, 공격자와의 동일시, 트라우마 등의 화두를 자기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특별하다.

이 책은, 하이데 교수가 먼저 각 부의 앞부분에서 노동의 세계화(1부)와 노동의 주체성(2부), 노동 사회로부터의 탈출구(3부)에 대한 이론적 서술을 열고 나면 바로 뒤를 이어 제자 강수돌이 한국 사회의 구체적 상황에 이 이론을 녹여 내 보여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하이데 교수가 살았고, 강수돌 교수가 공부했던 독일과 한국 사회를 비교하는 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과 최단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독일
노동 사회를 비교하는 것은 한국 노동자들이 독일 노동자들보다 연간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더 많이 일한다는 단순한 수학적 비교를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 강자를 대하는 자세, 인생의 가치관까지를 함께 이야기해 준다.

프롤로그 - 위기 속의 자본주의, 그리고 인간 노동

제1부 자본의 세계화, 노동의 세계화
제1장 노동의 세계화, 무엇이 문제인가/하이데
제2장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삶의 질/강수돌
제3장 한국 사회와 이주 노동/강수돌

제2부 자본의 내면화, 뒤틀린 주체성
제4장 두려움과 자본.신자유주의 시대, 저항이 어려운 까닭/하이데
제5장 노동 중독과 노동조합/하이데
제6장 맑스의 위기론과 노동 사회 벗어나기/하이데
제7장 한국 노동운동, 얼마나 건강한가?/강수돌
제8장 생활 과정과 노동과정.한독 비교 속의 뒤틀린 주체성/강수돌
제9장 세계화와 상흔화.한국의 경험/강수돌

제3부 희망의 길.노동 사회의 지양
제10장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의 인권과 혁명/하이데
제11장 저항으로서의 자조 운동.역사적 경험의 반추/하이데
제12장 정치적 평화 운동의 한계/하이데
제13장 맑스의 공동체론과 현대 공동체 운동/강수돌

에필로그 - 노동에 관한 ‘불편한 진실’과 삶의 희망/강수돌

현대 정치의 겉과 속/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한국 정치가 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짚어내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실용적 정치분석서이자현대 정치의 주요한 문제들을 일별하여 이해를 돕는 일종의 정치학 개론서이다. 이 책은 현대 정치를 표상하는 수많은 정치사회적 용어, 키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저자에 의해 선별된 한국 정치에 관한 10개의 이슈들은 현대의 정치 그 자체를 이해하는 보다 쉬운 사례집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한국인에게 ‘정치’란 과연 무엇이며, 왜 늘 욕하면서도 열망하는 무엇으로만 자리하는가? 한국 사회가 품고 있는 10개의 이슈를 통해 들여다보는 한국 정치의 얼굴에는 냉소와 혐오, 관리와 통제, 열망과 숭배, 인정과 이용이 범벅돼 있다. 이 난맥상은 과연 해결될 길이 없는가? 물음표 가득한 저자의 시선에는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진짜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며,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주요 키워드들을 통해 현대 정치의 흐름을 일별하는 동시에, 왜곡과 외면·경이와 동경으로 점철되어 왔던 한국 정치의 두 얼굴을 정치사회학적으로 짚어보는 것이다. 약 40페이지에 이르는 용어 해설은 저자인 강준만 교수가 정치를 처음 접하는 이들, 정치를 보다 본격적으로 이해하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시도한 교육적 배려이기도 하다.

머리말 한국 정치에 대한 ‘긍정과 낙관’을 위해

제1장 왜 한국 민주주의는 경이의 대상인가?
‘쓰레기에서 핀 장미꽃’/‘삼십년에 삼백년을 산 사람’/한국인의 낮은 자부심/한국 민주주의의 ‘이웃효과’/한국인에게 민주주의는 종교였다/과대평가?과소평가를 넘어서

제2장 왜 한국은 ‘정치과잉’ 사회가 되었는가?
조선 말기의 정치/해방 정국의 정치/입신양명(立身揚名)의 변질/‘정치는 아편과도 같다’/정치불신?혐오를 넘어선 정치저주/정치는 욕망 표출의 특수영역이다/한국인의 강한 ‘인정욕구’

제3장 왜 유권자는 지도자에게 과도한 기대를 갖는가?
대중의 미란다에 대한 집착/대통령에게 환호 보내기/카리스마, 제왕적 대통령, 위임 민주주의/카리스마에 대한 갈망/왜 한국 정당은 포장마차인가?/정치는 자해산업(自害産業)/한국의 ‘인물중심주의’ 문화/한국의 ‘깡다구’ 문화/한국의 ‘지도자 민주주의’/정당정치를 살리기 위한 방안

제4장 왜 젊은이들은 투표를 포기하는가?
46퍼센트로 떨어진 제18대 총선 투표율/참여 열정의 부메랑/한국의 선거회의론/한국 정치가 빠져 있는 악순환의 함정/‘공천혁명’의 겉과 속/왜 유권자들은 ‘물갈이’에 환호하는가?/유권자의 욕망을 탓하기 전에/과두제의 철칙/‘영구 캠페인’과 ‘반감의 정치’

제5장 한국 민주주의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가?
한국 학계에 ‘한국’ 학자가 있는가?/소용돌이 민주주의/쏠림 민주주의/욱 민주주의/우뇌(右腦) 민주주의/심정 민주주의/홍수 민주주의/바람 민주주의

제6장 이념이 파벌을 만드는가, 파벌이 이념을 만드는가?
이념논쟁의 한계와 위험/왜 중간을 용납하지 않는가?/‘이념’과 ‘이익’의 유착/한국에서의 보수주의/‘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왜 ‘적 만들기’가 이루어지나?/정치권의 ‘증오 마케팅’/소통은 경청이다/보통사람의 권력감정/권력감정은 타락하기 쉽다/자기희생과 순수성의 함정/광신도들의 ‘적대적 공존관계’/비판의 양극화 법칙/인지 부조화 이론/매몰비용 효과

제7장 여론은 어떻게 형성되며, 어떻게 바뀌는가?
여론의 정치지배/한국은 ‘여론조사 공화국’/유권자의 잦은 변심/한국 여론형성 구조의 10가지 특성/기회주의의..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당대비평 기획위원회 엮음/산책자

촛불집회는 그에 관련된 수많은 담론들, 특히 그에 대한 찬양의 담론들을 낳았다. ‘대중 지성’, ‘새로운 주체의 탄생’, ‘웹 2.0 세대’ 등등으로. 그런데 촛불집회는 그 이후 너무나 급격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어찌 된 것인가? 그리고 촛불의 그 역사적 계기는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인가? 때가되면 그 긍정성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면 되는 것인가?

<당대비평>기획위원회는 ‘참으로 뜻 깊은 현상’, ‘웹2.0 세대의 민주주의’와 같은 단순한 관찰과 예찬, ‘다중과 직접민주주의의 장엄한 출현’, ‘순수의 언어로 치장한 조직적인 정치적 난장’ 등 인상적 비평과 비난에서 벗어나, ‘기억의 자리’로 물러난 듯 보이는 촛불을 다시 혹은 전혀 새롭게 반성하자고 말한다.

이 책의 기획위원들이 시도하려 한 것은 촛불을 통해 ‘지금 우리는 어떤 식으로 정치를 사유하고 살아가고 있는가’ 를 조망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치적 정세보다 우리가 그것을 반성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고의 정세를 먼저 묻는 일’이 더 화급하기 때문이다. 경제의 위기만큼이나 ‘정치’의 위기를 절감하는 이때, ‘촛불에 대한 성찰’은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의 관계를 사유하기 위한 필수적인 질문을 구성한다.

이 논쟁 마당에는 촛불 현장에 깊숙이 ‘개입’한 20대부터 거리에 출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40대까지, 그 사이 ‘사건’의 발생과 추이를 제가끔 관찰한 30대가 뒤섞여 있다. 그동안 ‘촛불 평론’이 읽지 못한 그림자에 주목하는 필자들은 촛불의 일면적 낙관주의 해석을 우려하거나(1부), 촛불의 익숙한 한계를 특수한 언어로 질문하고(2부), 가장 까다로운 주제, 즉 까다로운 촛불의 주체와 객체(3부)를 읽어낸다.

기획의 말 : 촛불 그리고 “운동”의 정치를 생각한다 _서동진

| 1부 운동의 사회학을 넘어 민주주의의 정치학으로 |
왜 우리는 무력한 촛불이 되었나: 촛불의 일면성을 넘어서기 위한 자기 기술 _한윤형
경계를 넘어선 연대로 나아가지 못하다: 촛불의 낙관주의에 대한 어떤 우려 _백승욱
촛불의 매혹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촛불, 익숙하면서도 낯선 꿈의 풍경들 _이택광
촛불 민주주의, 자치할 대안이 있는가: 촛불 현장의 네 장면이 보여준 실체적 진실 _유영주

| 2부 순수와 공포의 시대, ‘촛불’의 문화정치학 |
순수성의 모랄: 촛불시위에 나타난 ‘오염’에 관한 단상 _이상길
정치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그리고 종교적인 것: 촛불에 관해 너무 많이 하지 않은 말들 _정용택
촛불의 정치학: 대중 운동과 제도 정치의 새로운 순환? _김정한
대중적 과학주의의 그늘 읽기: 촛불 정국에 나타난 과학 담론의 사용 _오철우
미네르바에게 보내는 편지: 촛불의 언어 분석, 괴담의 정치학 _이재현

| 3부 새로운 질문들, 촛불을 든‘새로운 주체’는 누구인가 |
여성 ? 국가 ? 촛불: 광장과 살림은 어떻게 만나는가 _김영옥
촛불과 한국 사회 중산층의 자화상: 더 나은 촛불을 위한 한 연구자의 소고 _은수미
청계천은 여전히 덮여 있다: 발언을 허용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여 _김보경
합법, 불법, 무법 그리고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 사는 법: 촛불 사건과 법의 주체에 관하여 _한보희

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이이화 지음/김영사

<인물로 읽는 한국사>제10권에는 현대에 활동한 열 명의 약전을 담았다. 이들은 모두 정치가로서, 한국 근대와 현대의 주역이거나 그에 맞선 인물들이다. 왜 굳이 이 인물들을 별도로 독자들에게 제시하는가? 한국의 현대사는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모순이 첨예하게 얽혀 있으며 갈등과 대립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이 책에 담긴 열 명의 인물은 글의 순서와는 상관없이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철저한 친미주의자요 반공주의자인 이승만, 신익희, 장면, 조병옥이다. 둘째, 극단적 공산주의자요 반미주의자로 김일성을 들 수 있지만 김두봉은 김일성의 노선에 동조했다. 셋째, 해방 공간에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주도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변신한 허헌, 백남운이다. 조봉암은 중간노선을 걸었다고 볼 수 있고, 박정희는 극우반공주의 노선을 걸었으나 친미파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들은 시대상황 탓인지 모두 민족주의 경향을 지녔다. 이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저자 서문에서)

머리말, 역사의 주역은 누구인가

1부 정부수립과 개발, 그리고 독재의 명암
이승만 독재자인가 건국의 아버지인가
박정희 개발 독재의 상징

2부 정치의 그늘은 깊다v
신익희 이승만의 정치적 맞수
조병옥 말썽 많은 극우 자유민주주주의자
조봉암 간첩혐의 쓴 정치적 희생양
장면 군사 쿠데타로 좌절한 정치가

3부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김두봉 독립운동의 원로로 북한정권의 원수
김일성 항일과 항미 그리고 독재자의 두 얼굴

4부 이념인가 민족인가
허헌 월북한 외로운 민족지도자
백남운 학자 출신의 좌파 정치인

참고문헌
찾아보기

mercredi 25 mars 2009

한국사 테마전 / 김경수 / 돋을새김

<한국사 테마전> 개정판. 기존의 통사론적 혹은 시대별로 한정되어 있는 역사 서술방식을 과감하게 뛰어넘어 ‘생활’, ‘문화’, ‘정치’ 등 테마별로 구분하여 서술한 역사교양서이다. 이 책은 한 부분만 읽어도 하나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역사를 꿰뚫을 수 있다. 또 하나하나 개성 있는 주제들은 다양하고 깊이있게 한국사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해준다.

2007년 출간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한국사 테마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 역사적 사실들을 보다 정확히 기록하였으며, 각 장의 서문을 새롭게 구성하여 보다 쉽게 각 장의 특징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부록으로는 고건축물, 부도, 비 등 잘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리의 문화재의 세부 명칭과 현재 우리가 지켜야 하며 알아야 하는 우리의 문화재 국보와 보물의 중요 목록을 수록하였다. 또한 2009년까지 재정비된 한국사 연대표 등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사’를 만날 수 있다.

들머리에서

1장 역사 앞에 서다
1) 역사란 무엇인가?
2) 한국사, 지금 어디에 서 있나

2장 문화는 시대를 기록한다
3) 우리 땅과 길을 찾아서
4) 속담으로 읽는 우리 역사
5) 인류 역사를 빛낸 우리의 문화유산
6) 기록문화의 시원, 고분 속의 기록관
7) 기록문화의 최고봉, 조선왕조실록

3장 생활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8)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9) 의식주, 어떻게 변화되어 왔나
10) 국왕과 왕비의 생활
11) 왕실사람의 두 공간, 궁궐과 능
12) 궁궐의 제3세력, 궁녀와 환관
13) 조선 정가의 꽃, 관료

4장 다시 역사 앞에 서다
14) 분단의 역사, 통일의 역사
15) 한국 정치, 역사에서 배우다

부록
·탑의 세부 명칭
·부도의 세부 명칭
·종의 세부 명칭
·비의 세부 명칭
·고 건축물의 세부 명칭
·국가지정 문화재 분포 현황
·국가지정 문화재 - 국보
·국가지정 문화재 - 보물
·역대 왕 세계
·한국사 연대표
·역대 선거 현황

조선 4대 사화 / 김인숙 / 느낌이있는책

조선 4대 사화를 다룬 최초의 책이다. 끊임없는 당쟁의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 네 가지를 간추려 정리했다. 4대 사화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경과, 그리고 사화로 인해 어떤 결과가 빚어졌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책머리에 04

제1장 무오사화戊午史禍

사초에 실린 불미한 내용이 화근 15
무오사화의 도화선, ‘조의제문弔義帝文’ 20
유자광이 쓴 현판을 불사른 김종직 25
어린 융(연산)의 성장 배경 33
대간들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왕 45
사림, KO패 당하다 52
무오사화 이후의 연산 69
작은 소인 임숭재와 큰 소인 임사홍 80
요부妖婦 장녹수의 등장 91
사림, 서원과 향약을 기반으로 다시 일어나 98


제2장 갑자사화甲子士禍

갑자사화의 불길을 당기다 105
시어머니 인수대비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는 중전 111
비상砒霜을 지닌 교태전의 안주인 118
사사賜死된 폐비 윤씨 124
몽둥이로 맞아 죽은 선왕의 후궁들 135
제헌왕후로 추존되었으나 142
사약을 들고 간 죄로 미운털 박힌 이세좌 146
그치지 않는 피바람 153
익명의 투서, 민심이 떠나다 163
갑자사화 이후의 연산 167
왕권의 절대화를 지향했던 연산의 최후 179
보이지 않는 알력과 암투의 결과 187


제3장 기묘사화己卯士禍

조강지처를 내친 중종의 회한 193
공신들 눈치 살피느라 10년을 허송세월 202
조광조, 스승 김굉필을 만나다 206
세 번째 왕비 간택령 218
구언求言과 상소문 229
풍운아 조광조의 등장 234
너무 빠른 개혁 241
‘주초위왕走肖爲王’의 함정 250
기묘사화 258
큰 별 지고 개혁도 물거품 되다 269
젊은 선비들은 죽고 그 정신만 남아 275


제4장 을사사화乙巳士禍

서른다섯에 왕자 얻은 문정왕후의 야망 281
윤씨 형제 잡으려다 오히려 죽게 된 김안로 287
동궁전이 불탄 것은 내가 박덕한 탓 292
39년 재위했으나 특별한 업적 없는 중종의 죽음 299
효성이 지나쳐 자신을 돌보지 못한 인종 306
문정왕후는 어떤 여인이었나? 313
대윤의 몰락 320
양재역 벽서 사건 330
을사사화의 배후, 윤원형과 정난정의 악행 333
명종의 친정이 시작되었으나 343
붕당朋黨과 당쟁黨爭을 낳고 355

부록 359

동학.천도교 역사의 재조명 / 황선희 / 모시는사람들

186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동학 천도교의 사상이 어떻게 종교철학으로 심화 발전되어 왔으며, 또 이에 따라 동학 천도교의 민족운동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알아보고 그 의의를 조명한 책이다.

제1부에서는 동학 천도교의 인본주의 사상을 다뤘으며, 제2부에서는 동학 천도교의 민족운동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동학 천도교사상 및 민족운동에 관한 현재까지의 학계에 연구 동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그 성과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명시함으로써, 동학 천도교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점을 제시한다.

제1부 동학 천도교의 인본주의 사상
1. 동학 천도교사상에 관한 학계의 연구 동향
2. 최제우의 역사의식과 시천주사상
3. 최시형의 인본주의 정치사상
4. 동학사상의 근대성
5. 손병희의 인내천사상과 역사의식
6. 이돈화의 인내천사상 논증
7. 천도교의 삼대 개벽사상

제2부 동학 천도교의 민족운동
1. 동학 천도교의 민족운동에 관한 학계의 연구 동향
2. 갑오동학농민운동에 대한 학계의 인식
3. 동학의 포교와 교조신원운동
4. 갑오동학농민운동의 의의
5. 갑오동학농민운동의 혁명성
6. 1900년대 천도교의 개화혁신운동
7. 1910년대 천도교의 3.1독립운동
8. 1920년대 천도교의 민족운동

나 자신으로 살아갈 길을 찾다 / 이지양 / 글항아리

조선시대를 대표할 만한 각 분야 여성 예인藝人들의 삶을 추적하고 그들이 남긴 예술작품과 예술적 삶을 음미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예인이라는 것은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연예인’을 의미한다.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가지고 예술적 자아를 고취시킨 사람임과 동시에 음주가무의 풍류문화 속에서 뛰어난 기예로 이름을 날리며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톱스타’ 연예인을 의미하는 것이다.

황진이, 상림춘, 석개, 추월, 향란, 운심 등 책에 등장하는 12명의 예인들은 비록 그 당시에는 천한 기생으로 불려진 사람이지만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자면 예술가와 연예인이라는 하나의 전문직으로서 그 삶을 재음미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기생들 중에서도 뚜렷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모색한 이들을 선별해서 다룸으로써 성적 보조물로 여겨진 기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려 했다는 데 첫 번째 의의가 있다. 신분에 국한지어서 개별 인물들의 개별적 자질과 서로 다른 삶의 흔적을 보듬지 못하는 우리의 무심한 역사인식을 긴장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

이 책은 어려운 내용도 없고 쉽지만 자극적인 내용들은 아니다. 물론 눈길을 끄는 일화들도 등장하지만 책 전체가 예술가의 내면을 읽어내고자 하는 의지로 추동된 것이어서 매우 팽팽한 긴장감까지 들고 있다. 그래서 속도내지 말고 천천히 조심조심 눈도 한 번씩 감아가며 읽어야 그 진정한 맛이 우러나온다.

머리말

·가을바람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오
- 호쾌한 기녀, 황진이

·명공과 거경들의 시심을 울리다
- 금기 상림춘

·한 곡조 뽑으면 광주리에 돌 하나
- 늙은 원숭이처럼 못생긴 명창 석개

·높이 뜬 구름도 홀연 멈추어 서고
- 여자 명창의 대명사, 평양의 추월

·신묘한 글귀는 비단을 펼쳐놓은 듯
- 금과 함께 묻힌 계랑, 그리고 복랑

·홀로 춤추는 거울 속 난새
- 「사미인곡」 잘하는 추향이

·꾀꼬리, 향란의 새 곡조 질투하네
- 평안도 명창, 「관서별곡」 잘 부르는 향란이

·즐거움을 견딜 수 없어 뛰어내려 죽을 테요
- 밀양의 검무 기녀 운심이

·조선 여협의 이상형
- 함흥 기생 가련이

·능히 만남을 이룬 이 몇이나 있으리
- 노래 잘하는 기녀 계섬이

·성천 교방 능파선자의 취향
- 음식·차·바둑·골패의 달인, 일지홍

·시 읊조려 구름 멈추는 노래를 짓네
- 북관의 시인 취련이

·이런 아들이 있었구나, 기생 어미에게

참고문헌

문밖에서 부르는 조선의 노래 / 이은식 지음 / 타오름

조선이라는 엄격한 신분 사회 속에서 미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건 인물들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그들이 살던 조선이라는 신분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멸시받던 계층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좌절하거나 굴복하지만은 않았다.

반석평을 위시하여 여종의 자식이었으나 무과 급제를 통하여 장군이 되었으며 임진왜란에서 크게 활약한 유극량, 어머니가 종의 신분이었으나 뛰어난 학식으로 벼슬에 올라 덕으로 백성을 다스렸던 신유한, 서자의 한을 시심으로 달랜 조선 최고의 시인 이달 등. 당시 시대로부터 주목받지 못한 신분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드라마들은 사실감 넘치는 필체와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생생한 자료들과 함께한다.

추천사
들어가는 말

제1부 신분의 벽을 허물다
· 글을 읽기 전에
· 통감 읽는 노비(반석평)
그것은 기적이었다 / 글 배우는 노비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 통감 읽는 노비 / 인생의 승부처 / 노비 반석평의 출세기 / 몰락한 옛 상전을 모시다 / 임금에게 속죄를 청하다 / 기행문 : 사람은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 옥잔 하나에 뒤바뀐 인생(유극량)
꿈꾸는 소년 / 어머니의 한숨 / 깨어진 옥 술잔 / 극량, 과거에 합격하다 / 신분의 굴레 / 장수의 길이 열리다 / 병조 참판에 추증되다 / 기행문 : 유극량 장군의 백혼을 찾아서

* 쉬어가는 페이지
서울의 지명 유래 : 무학 대사와 정도전

제2부 궁중 여인들의 한과 사랑
· 글을 읽기 전에
· 임금의 어머니가 된 궁궐 무수리(숙빈 최씨)
영조의 어머니가 된 무수리 / 인연은 돌고 돌아 / 장비의 분노는 궁궐을 뒤흔들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 기행문 : 소령원을 찾던 날
· 태종에게 바친 궁녀의 청춘(소빈 노씨)
어린 소녀의 추파 / 임금의 눈은 아기나인에게로 / 왕후의 불면은 시작되고 / 임금의 권력은 어디까지인가 / 소빈 노씨의 소망 / 임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 왕비와 후궁들의 응징 / 쇠꼬챙이로 네 몸을 지지리라 / 되풀이되는 한많은 여인사 /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 / 형세는 바뀌고 / 기행문 : 소빈 노씨의 혼령을 찾아서
· 왕비가 된 시골 처녀(순임이)
세자빈 폐출 사건 / 두 번째로 맞이한 세자빈 / 시골 처녀 순임이의 운명 / 종말은 스스로 만든다 / 봉빈의 운명은 누가 결정했는가 / 순임, 왕비가 되다 / 단종의 운명과 두 여인의 한 / 기행문 : 현덕 왕후의 혼령을 찾아서

* 쉬어가는 페이지
재미있는 지명 유래 : 고자새말과 소리치 고개 / 명당이 만든 명장 임경업

제3부 서얼, 그 숙명의 굴레
· 글을 읽기 전에
· 서자의 한(신유한)
신유한은 무슨 일이 있었기에 / 평산 대신 영해를 본관으로 쓴 이유 / 서자의 굴레 / 신유한의 보복은 시작되고 / 기행문 : 신유한의 태생지를 찾아서
· 방랑 시인의 꿈(이달)
관기의 아들 / 소년 이달, 세상의 한계를 깨닫다 / 천재 시인을 사로잡은 새로운 시풍 / 방랑..

동원과 저항 / 김영미 / 푸른역사

프로이트는 유년기의 경험이 인간의 의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프로이트의 학설을 사회에 적용하면 어떠할까. 한국 현대사회의 유년기는 해방 전후의 시기다. 해방, 분단, 전쟁이라는 대 사건이 연속된 이 시기는 한국 현대사 최고의 격동기이면서 또한 사회 각 영역에서 한국적 현대성이 형성된 시점이기도 하다.

해방 전후사를 크게 두 가지의 코드로 읽고 있다. ‘동원’이라는 코드와 ‘주민사회’라는 코드다. 필자는 식민지시기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시기를 ‘동원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일상적으로 국가나 정치세력의 주민에 대한 동원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책의 논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일제시기와 해방직후 서울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주민동원의 중요한 기반은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동洞과 동에 결성된 동회洞會였다는 것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논지에 해당한다. 기존 연구들이 지나쳤던 사람들의 삶과 생활세계를 통해 이 시기 정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해방공간의 사회를 말하고 있다. 그 사회는 식민지 사회의 규정력을 강력하게 받고 있다. 주민들의 일상생활, 좌우 정치세력의 사회운동, 국가수립 과정은 식민지 유산을 토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격렬한 이데올로기 대립 과정에서 식민지 유산은 청산되기보다 활용되었으며 동원과 통제의 장치들은 저마다의 목적에 부합하게 재편되었다.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프 로이트는 유년기의 경험이 인간의 의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프로이트의 학설을 사회에 적용하면 어떠할까. 한국 현대사회의 유년기는 해방 전후의 시기다. 해방, 분단, 전쟁이라는 대 사건이 연속된 이 시기는 한국 현대사 최고의 격동기이면서 또한 사회 각 영역에서 한국적 현대성이 형성된 시점이기도 하다.

해방 전후사를 크게 두 가지의 코드로 읽고 있다. ‘동원’이라는 코드와 ‘주민사회’라는 코드다. 필자는 식민지시기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시기를 ‘동원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일상적으로 국가나 정치세력의 주민에 대한 동원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책의 논지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일제시기와 해방직후 서울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주민동원의 중요한 기반은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동洞과 동에 결성된 동회洞會였다는 것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논지에 해당한다. 기존 연구들이 지나쳤던 사람들의 삶과 생활세계를 통해 이 시기 정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해방공간의 사회를 말하고 있다. 그 사회는 식민지 사회의 규정력을 강력하게 받고 있다. 주민들의 일상생활, 좌우 정치세력의 사회운동, 국가수립 과정은 식민지 유산을 토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격렬한 이데올로기 대립 과정에서 식민지 유산은 청산되기보다 활용되었으며 동원과 통제의 장치들은 저마다의 목적에 부합하게 재편되었다.


김영미 -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일제 시기~한국전쟁기 주민동원·통제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박사학위논문을 토대로 이후에 쓴 논문들을 보태어 충실을 꾀한 것이다. 해방공간의 정치사로 역사 연구를 시작하였지만 차츰 사회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여 주민동원, 주민등록증, 지역주민운동, 일상생활사, 식민지 유산 등 한국 현대사 전반을 탐구하고 있다. 역사대중화에도 관심을 가져《한국생활사박물관》1~12권을 기획하였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로 활동하는 한편 대중들의 경험세계에 다가가기 위해 지역조사와 구술생애사 채록에 전념하고 있다.


책머리에-한국의 현대 사회사를 개척하며
서론 : 식민과 해방, 그 연속성 / 정치사의 이면 보기 / 동회제도란? / 동회와 주민동원 / 주민사회의 역동성 / 기존 연구와 함께

1장 식민지 경성京城의 동회정책
한성부시대의 역사적 전통 / 정·동 총대제도와 지역유지 / 정·동회제도와 주민조직

2장 전시총동원체제 하의 정회와 주민생활
강화되는 국가통제 / 배급과 동원

3장 지배를 타고 넘어: 동민洞民사회의 지배와 저항
생활공간 동洞의 자치적 활력 / 동민운동의 주체분석 1 : 성북동 / 동민운동의 주체분석 2 : 이촌동

4장 해방 직후 동회의 정치세력화
해방과 정회의 개조 / 식량 위기와 동회의 정치세력화 / 미군정의 식량정책과 대중통제

5장 동원에서 통제로: 정부수립과 동회의 국가기구화
미군정의 하부 행정 정비정책 / 한국전쟁과 주민통제의 강화

결론: 지배와 저항의 교차지, 동회

왕이 못 된 세자들 / 함규진 지음 / 김영사

조선왕조를 통틀어 27명의 세자가 있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2인자, 다음 대의 최고권력자이지만, 그들 중 절반 이상이 왕이 되지못하고 쓸쓸한 최후를 마쳐야 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왕이 되지 못하고 죽은 세자들의 기구한 삶과 그들이 왕이 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는 대중적인 역사서다.

조선왕조 세자의 절반이 왕이 되지 못하고 죽었다. 일찍이 온 세상을 약속받았으나 끝내 옥좌에 오르지 못한 12명의 세자들, 그들은 왜 왕이 되지 못했는가?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복잡한 예절 교육으로 날을 보내며 만인의 모범이자 공적인 이익을 위해 살도록 강요받았던 조선의 세자들은 대체로 불행하고 우울했다. 그리고 그들 중 절반은 끝내 왕좌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숨을 거뒀다. 경직된 세자제도 속에서 ‘왕의 아들’이기 전에 ‘권력의 2인자’여야 했던 그들의 일생을 생생히 풀어낸다.

책을 내면서
들어가기 전에 _권력의 그늘은 깊다

1. 바람에 진 꽃봉오리 _최초의 세자 이방석
2. 나는 전설이다 _양녕대군 이제
3.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_소현세자 이왕
4. 잠수함의 토끼 _사도세자 이선
5. 춘궁 뒤뜰 봄볕이 다하기도 전에 _의경세자 이장, 순회세자 이부,
효장세자 이행, 문효세자 이향, 효명세자 이영
6. 아버지와 함께 폐위되다 _폐세자 이질, 이황
7.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_영친왕 이은

참고문헌
찾아보기

영조를 만든 경종의 그늘 / 이종호 지음 / 글항아리

이 책은 조선의 제20대 국왕 경종景宗시대의 재뱔견과 그 뒤를 이은 영조英祖 간의 형제애를 주제로 하고 있다. 경종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병약하고 줏대 없는, 한마디로 ‘존재감 없는’ 왕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 책에서는 기존의 이런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말한다.

이른바 ‘바보 왕’ 경종이라는 이미지는 짧은 재위기간, 노론에 의한 핍박과 기록의 왜곡, 독살설에 휩싸이면서 조작된 것이며, 경종 스스로 노론의 틈바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의도를 은폐하고 무기력함을 가장함으로써 반사된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경종이 노련한 막후정치를 펼친 구체적인 과정, 뚜렷한 철학으로 일의 경중을 판단하고 자신과 뜻이 맞는 신하들을 등용해나가는 과정, 동생 영조와의 정치적 대립지형을 우애로써 넘어섬으로써 18세기 탕평정치의 토대를 이룩해낸 점 등을 분석하고 파헤친다.

한마디로 우리가 전혀 돌아보지 않았던 국왕 경종을 재발견함으로써 단순히 ‘신임사화라는 살육당쟁’의 기간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18세기 초엽의 조선을 역동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놓는다.

머리말
프롤로그-형제를 위하여

제1부 비극의 서막
세상에 던져진 형제
상반된 상황에서의 형제
윤, 험난한 세월을 살다
부왕의 임종 앞에서

제2부 거대한 역전
세자 책립
국정의 대리 문제
윤의 정치적 승부수로서의 ‘대리청정’
노론을 숙청하는 윤
임금으로서의 윤-경종의 재발견
환관들의 모해
또다른 모략-목호룡의 고변
교문敎文의 의문
우애는 변함없다
윤의 타계-독살설에 대한 반론

제3부 끝없는 우애
형을 이은 아우
망형에의 빚 갚기
의심받는 우애
'황형'에 대한 회억回憶

에필로그
참고문헌

한국 근현대 의료문화사 1879 ~ 1960 /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한국 최고의 의학(료) 전문가와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이 2년간에 걸친 토의와 연구를 통해 한국 근현대 의학 · 의술 · 의학교육 · 의료행정 · 의醫문화사 · 의醫생활사 등을 최초로 개괄한 책이다.

‘몸과 의료’라는 키워드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이자, 사회 · 문화사적인 시각에서 전문 분야의 역사를 훑는 흥미로운 주제사이기도 하다. 특히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재미나게 읽도록 입체적인 구성과 해설을 시도하고 1000장에 가까운 흔치 않은 사진을 수록해 ‘볼거리’로서 인문 역사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였다.

특히 이 책은 의학이 ‘생명과 삶’을 다루기에 단순히 의학 기술과 교육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이고 생활사적인 측면을 포함해 의료 문화 전반을 다룸으로써 ‘몸’을 키워드로 하여 한국인의 근현대 삶을 이해하는 생생한 지식을 전달한다.

책머리에
책을 펴내며

1. 근대의학의 문을 열다 - 조선.대한제국의 서양 근대의학 도입 1879 ~ 1910
1. 국립병원 제중원 - 나라에서 서양식 병원을 세우다
2. 의학교와 광제원 - 나라에서 의사를 키우다
3. 대한의원 - 병원의 표준을 제시하다
4. 종두와 방역 - 마마귀신 물럿거라!
5. 일본인 거류지의 서양식 병원 - 일제의 그늘 아래 병을 고치다
6. 의료선교 - 믿어라, 나을지니
7. 한국인 의사와 의사단체 - 한국인 의사가 등장하다
8. 개항기 전통의학과 민간 처방 - 전통의학, 근대의학을 만나다

2. 일제강점기의 병원에 가다 - 일제강점기 의료의 식민지성과 근대성 1910 ~ 1945
9. 조선총독부의원과 경성의학 전문학교 - 식민지의 어둠 속, 형설지공의 마음으로
10. 자혜의원.도립의원 - 민심을 잡으려 병원을 차리다
11.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세브란스병원 - 한국에 자리 잡은 의료선교
12. 일제강점기의 의료선교 - 선교의 손길로 병자들을 보듬다
13.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와 부속의원 - 한국 학생, 제국대학에서 의학을 배우다
14. 지방 공립 의학전문학교 - 지방 곳곳에 의학의 등불이 켜지다
15.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 - 바늘 대신 청진기를 쥐다
16. 특수병원 - 병원, 산업현장에 가다
17. 한국인 의사들의 삶과 꿈 - 한국인 의사들, 열정으로 차별을 넘다
18. 입치사, 치과의사 경성치과의학전문학교 - 이 없으면 잇몸으로? 이제 옛말
19. 산파와 간호부 - 허가받은 삼신 할머니, 면허 가진 천사
20. 전염병과 방역 - 세상에서 가장 슬픈 면회
21. 신약과 의료기기 - 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22. 의생과 한의학 - 한의사를 허하라
23. 전시체제기의 의료계 - 전쟁의 포로가 된 의료계

3. 해방, 한국전쟁 그리고 한국의학의 새 기운 - 해방과 전쟁, 의료체계의 개편 1945 ~ 1960
24. 국립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 해방된 한국 의학, 미래를 위한 진통을 겪다
25. 조선의학협회와 분과학회 - 의사단체가 재건되다
26. 해방 직후의 보건 의료 - 미군정의 전염병 박멸작전
27. 전쟁기 의료와 군진의학 - 전쟁의 고통 속에서 한국의학의 새 기운이
28.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증설 - 어느새 의과대학의 8개..

경산일록 (經山日綠) / 정원용 / 보고사

일기를 통해본 조선의 정치.생활사
연합뉴스

조선 후기 정치사와 사대부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인 ’경산일록’(經山日綠.보고사 펴냄)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다.

경산일록은 조선 후기 문신 정원용(1783-1873)이 과거에 급제한 1802년부터 1873년 죽을 때까지 약 71년에 걸쳐 쓴 일기다. 정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때의 정치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산일록은 그간 가장 오랫동안 쓴 일기로 알려진 황윤석(1729-1791)의 ’이재난고’(50년)보다 기간이 22년 더 길다.

정원용의 증손자인 위당 정인보가 1940년대 후반에 연세대에 기증한 책으로, 번역되기 전까지는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정원용이 거의 빼먹지 않고 날마다 일기를 썼기 때문에 경산일록은 분량만 17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연세대 허경진 교수가 완역한 한글 번역본도 6권(약 2천500쪽)에 이른다.

정원용은 19세 때 과거 급제한 뒤 1841년에 우의정에 제수됐으며 이후 약 30년간 재상의 자리에 있었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신이다.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과거 급제 전까지의 내용도 포괄하기 때문에 경산일록은 사실상 그의 구십 평생을 기록한 일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정원용은 경산일록을 통해 당시 어수선했던 조선시대 후반기의 정치사를 자세하게 조명한다.

이를테면 헌종이 죽고 철종이 즉위하던 때를 ’왕조실록’보다 더 상세하게 기록했고, 고종이 즉위하는 과정도 꼼꼼히 담았다. 또 과거 급제로 관리에 입문하는 과정부터 출퇴근하는 모습까지 자세히 기록돼 있어 당시 조선 사대부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도 평가받는다.

허 교수는 “정원용은 숨지는 날 오전까지 일기를 썼다”며 “그는 지방 행정관으로 가든 청국으로 연행을 떠나든, 모든 내용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 책은 당시의 상황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 / 홀거하이데, 강수돌 / 이후

자본주의 떠받치는 노동자의 두 얼굴
연합뉴스

국적을 뛰어넘어 스승과 제자가 함께 자본주의를 성찰한 책 ’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이후 펴냄)가 출간됐다.

독일 홀거하이데 ’사회경제행위연구소’ 소장과 그에게서 배운 고려대 강수돌 교수가 자본주의에 대해 나눈 생각들을 강 교수가 정리했다.

20여 년 전 브레멘 대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이들은 노동을 착취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허점을 짚는다.

신자유주의 이후 ’자유 경쟁’이라는 말이 유행 타듯 번지고 있지만 자유로운 경쟁이란 애초에 불가능하고, 그 안에는 가진 자가 더 가지게 되는 자본의 논리가 숨겨져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렇다고 저자들이 자본주의를 완전히 배격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노동자는 피해자일 수도, 가해자일 수도 있기에 저자들은 노동자의 권리옹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

저자들은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자신도 어떤 식으로든 그런 체제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노동 사회 패러다임에 단단히 묶여 있음을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일차적 문제이지만 그 구조를 떠받치는 우리 자신의 태도나 행동도 문제라는 것이다. “먹고 살자니 별수 있나?”라는 태도야말로 “희생자이면서도 가해자”라는 노동자의 두 얼굴을 이루는 요소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마치 직장 내에서 성차별에 시달리다 부당하게 해고된 한 여성이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점차 이주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켄 로치의 영화 ’자유로운 세계’처럼, 노동자들은 상황에 따라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자본주의 시스템, 노동자의 이중성을 극복할 만한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생명 순환적인 1차 산업 중심의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과감하게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무엇이 참된 행복이고, 삶인지, 끝없이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lundi 16 mars 2009

인물로 읽는 한국사 / 이이화 /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람들] 인물한국사 완간 이이화씨
"외국인 대상 한국통사 집필 중"

역사학자인 이이화(72)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의 역사 인물 탐구 시리즈인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가 최근 10권으로 완간됐다.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는 지난해 1월 출간된 왕과 신하들을 다룬 '왕의 나라 신하의 나라'를 시작으로 한국 근대와 현대에 활동한 인물들을 다룬 '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까지 260여명의 인물을 제왕과 위정자, 변혁을 꿈꾼 혁명가, 문학가와 예술가, 사상가와 실학가, 종교가,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개화기 지식인, 국내외 독립운동가, 한국사의 맞수들, 해방공간의 주역들까지 다양한 기준으로 나눠 소개다.
마지막 권인 10권에는 이승만과 박정희, 신익희, 장면, 조봉암, 조병옥, 김일성과 김두봉, 허헌, 백남운까지 좌ㆍ우파를 가리지 않고 현대 정치가 10명의 약전(略傳)을 담았다.

1~9권까지 내용은 대부분 예전부터 여러 군데에 썼던 것을 내용을 손질하고 보충해 펴낸 것이지만 10권은 완전히 새로 쓴 내용이다.

이 이사장은 처음엔 이들에 대한 글쓰기를 꺼렸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평가가 그동안 정치상황에 따라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은 탓에 평가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정반(正反)의 기준은 자신의 몫이라는 생각에 더는 미루지 않기로 하고 책을 썼다고 토로한다.

"현대 인물은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날 이승만이나 박정희 문제를 다 다루는데 내가 너무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썼습니다. 아내가 읽어보더니 재미는 있다고 하더군요. 북한에도 여러번 다녀왔는데 이번 책에 김일성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써서 이젠 북한엔 못 가게 생겼어요(웃음)"

향후 계획을 묻자 이 이사장은 한국 역사를 외국에 알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국에 우리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 너무 없어요. 그래서 길지도 않고 짧게 외국인들이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한국통사책을 쓰고 있어요. 정치사가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사보다는 문화사 중심으로 컬러 사진을 많이 넣어 올해 말쯤 출간할 예정입니다"

새로 나올 책은 한글판을 먼저 펴낸 뒤 영어를 시작으로 중국어와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판까지 여러 언어로 출간해 한국사를 외국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편 이 이사장은 최근 시류에 편승한 대중역사서가 붐을 이루고 있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제 나름대로 책을 쓰는 원칙이 있어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TV 사극에서 나오는 궁중 비사나 시샘하고 싸우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여인 열전 같은 것도 여권(女權)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모르겠지만 왕비들이 싸우는건 여권하고 아무 관계도 없어요. 이런 게 너무 많아요. 그런 소재를 가지고 대중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은 좋지만 그런 것보다도 너무 상업주의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zitro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근대 일본의 사상가들 / 가노 마사나오 / 삼천리

인물로 본 일본의 근대
'근대 일본의 사상가들'출간
연합뉴스

동아시아 주변국에 불과했던 일본은 메이지(明治)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국으로 도약했다. 수십 년만에 서구 열강에 뒤지지 않는 비약적 발전을 일궈낸 일본인들은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가노 마사나오 일본 와세다대 명예교수는 최근 번역출간된 ’근대 일본의 사상가들’(삼천리 펴냄)을 통해 이 같은 일본의 발전에는 사상가들의 힘이 컸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친일 지식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후쿠자와 유키치부터 대표적인 친한파 지식인 야나기 무네요시까지 근대를 살다간 일본 사상가 50인을 조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후쿠자와는 윗사람에 비굴하고 아랫사람에 오만한 일본인의 태도에서 사회의 병폐를 찾았다. 이를 ’정신의 노예’라고 주장하는 후쿠자와는 자유로운 독립체인 ’국민’을 통해 이 같은 병폐를 없애자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개혁 정신은 전적으로 일본에만 국한됐다. ’아시아에서 벗어나라’는 탈아론(脫亞論)은 “우리 일본국은 잡아먹는 자의 대열에 끼여 문명국 사람들과 더불어 같이 좋은 먹이를 찾아야한다”는 제국주의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었을 뿐이었다.

반면 제국주의를 ’20세기의 괴물’이라 묘사한 무정부주의자 고토쿠 슈스이는 후쿠자와와는 정반대 입장에 서 있던 인물이다.

신채호를 동아시아 아나키즘의 원조로 평가한 그는 사회주의를 “세계평화의 이념”이라고 주장했고, 점차 노골화되는 한국 점령에 대해서는 일본이 드디어 “마각을 드러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대표적인 반제국주의자였다.

타고난 반골기질을 바탕으로 시대 정신에 역주행했던 그는 결국, 천황암살 계획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1911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마흔살의 젊은 나이였다.

“천황아래에 만민평등”을 주장한 기타 잇키, “동양은 결합해야 한다. 하지만 결합과 정복을 통한 통일을 혼돈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야나기 무네요시, “만주를 포기하고, 조선과 대만의 독립을 인정하라”고 주장한 저널리스트 이시바시 단잔도 비중있게 소개된다.

이밖에 대안교육과 생활글쓰기 운동(노무라 요시배에), 환경운동(나다카 쇼조), 여성해방운동(히라쓰카 라이초) 등 다양한 운동에 참가했던 사상가의 삶도 조명된다.

짜장면뎐(傳) / 양세욱 / 프로네시스

자장면 한 그릇에 담긴 한중 문화사
'짜장면뎐' 출간
연합뉴스

지난 2005년 인천시는 ’자장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를 열었다. 2005년이 자장면 탄생 100주년이 된 것은 한국식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共和春)건물이 1905년 세워졌다는 설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양세욱 한양대 중문과 연구교수는 자장면을 키워드로 한중 교류사와 우리나라 근현대 생활사를 추적한 책 ’짜장면뎐(傳)’(프로네시스 펴냄)에서 “공화춘 탄생설이나 자장면 탄생 100주년 운운은 이해 당사자들의 희망이 키워낸 신화일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자장면의 기원에 대해서는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 삶은 면에 볶은 면장과 각종 야채를 얹어 비벼먹는 전형적인 가정식 요리에서 그 기원을 찾으며,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다거나 심지어 자장면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발명품’이며 세계 최초로 자장면을 만든 곳은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 식의 주장은 중국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 한 시절의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식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의 기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자장면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는 공화춘이 1905년 건립됐다는 전제에서 시작됐지만 2007년 한양대 건축학과 동아시아 건축역사연구실의 ’공화춘 기록화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공화춘에 사용된 목재 10점의 나이테 패턴을 조사한 결과 1906년 벌목된 나무가 사용됐다는 것. 이를 근거로 저자는 1905년에 지어진 건물에 1906년 벌목된 나무가 사용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 조사보고서대로 공화춘의 건립 연대를 1907년이라고 보더라도 처음부터 공화춘이 식당으로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공화춘이 건물 관리대장에 정식등록된 1948년 이전의 역사는 불분명한 기억이나 추정에 의한 재구성일뿐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자장면의 표기법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국립국어연구원에 따르면 ’자장면’이 올바른 표기지만 책은 어디에서도 ’짜장면’을 파는 중국식당은 있어도 ’자장면’을 파는 식당은 없다는 의미에서 일부러 ’짜장면’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는 ’자장면’ 표기가 언중(言衆)과 시장 모두에게서 철저히 외면받는 표기라면서 언어정책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자장면의 문화사를 살피던 저자는 한 세기 전 조용히 황해를 건너와 귀화한 자장면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외식문화의 꽃으로, 산업화의 전투 식량으로 주목받았던 자장면이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소임을 마감하고 있는 자장면에 대해 저자는 “지금까지 이런 음식은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있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장면에, 자장면의 성공 신화를 함께 이룬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한 우수저작및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이다.

lundi 9 mars 2009

남북경협 활성화 시대에 대비한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평화적인 이용방안 /김영봉, 이승복, 김은정 / 국토연

분단 후 반세기를 넘긴 한반도는 군사적 대치와 핵문제로 인한 긴장 속에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의 상봉, 그리고 단절된 교통망의 연결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은 교류협력사업을 통한 화해와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을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으며 남북간 교류 협력에 대한 희망을 안겨 주었다.
최근 금강산에서의 관광객 피살사건에 따른 관광의 중단과 남북한 당국간의 대화 단절 등은 그간 이루어 놓은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이와 함께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수차례의 대화와 단절을 거듭하면서 발전하여 왔으며 이러한 상황은 국내외적인 여건에 따라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연구에서는 남북 접경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남북한 교류협력사업의 활성화와 협력기반의 구축을 위한 동해연안 남북 접경지역 교류협력사업의 추진방안을 마련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첫째로, 환동해 협력시대에 대비하여 동해연안 남북 접경지역의 금강권과 설악권의 연계관광사업, 동북아 물류항로 개설사업 등 이 지역에서 추진 가능한 사업들의 여건 조성을 위한 교류협력사업의 추진방안을 마련하였다. 둘째로, 동해연안 해상 군사분계선 주변해역에서의 빈번한 어선의 월선 등으로 인한 군사적 긴장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남북한 주변해역에서의 공동어업활동 및 자원공동개발방안을 모색하였다. 셋째로, 남북 접경지역에서 가능한 교류협력사업들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추진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교류협력사업에 있어 발생하는 효과를 정량적 가치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교류협력사업의 추진 및 관리를 위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법․제도적 지원방안 및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 연구는 먼저 동해연안 접경지역에서의 교류협력 여건과 과제를 분석 평가하여 이 지역의 잠재력과 활용에 따른 과제를 도출하였고, 동시에 외국의 접경지역에서의 평화적 이용 및 협력사례를 분석함으로써 동해연안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교류협력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동해연안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교류협력 방향을 설정하고 남북이 협력하여 추진해 나아갈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였다. 동시에 남북이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아갈 수 있는 사업들을 선정하여 단계별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제시하였다.
동해연안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은 금강권과 설악권의 연계를 통한 교류협력사업의 추진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나아가 동해북방한계선에서의 공동어업을 통한 평화와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동해연안 생태계의 보전과 문화․역사 자원의 발굴 및 보존을 통한 관광자원의 다원화로 동북아권에서의 관광경쟁력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교류협력사업들이 동해 남북 접경지역에서 실행되어, 금강산관광의 중단으로 인한 남북한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다시 회복되어 접경지역에 평화지대가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목차 ]

요 약 i

제1장 서론

1. 연구의 배경 1
2. 연구의 목적 3
3. 연구의 범위 4
4. 연구의 방법 5

제2장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위상

1. 개념정리 9
1) 접경지역의 개념 9
2) 비무장지대의 개념 10
3) 남북교류활성화의 개념 11
2.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전략상 위치와 역사성 11
1) 전략상의 위치 11
2) 역사적 고찰 12
3.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평화적 이용 필요성 14

제3장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교류협력 여건

1. 동해연안 남북접경지역의 현황 및 문제점 15
1) 접경지역의 현황 15
2) 접경지역의 문제점 23
3) 선행연구 현황 및 차별성 24
2. 접경지역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남북 합의 및 구상 27
1) 정부차원의 제안 27
2) 접경지역에서의 기존 교류협력사업 추진 실태 32
3) 기존계획 분석 34
3. 동해연안 접경지역의 여건분석 38
1) 분석 방법 38
2) SWOT 분석 38
3) 환경요인의 인과관계 분석 41
4) 추진전략 도출 42

제4장 외국 접경지역의 협력사례와 시사점

1. 외국 접경지역의 협력사례 45
1) 동·서독 45
2) 중국·대만 47
3) 남북 예멘 49
2. 외국 접경지역 교류협력의 시사점 51

제5장 동해연안 접경지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방안

1. 협력사업 추진 기본방향 및 전략 55
1) 협력사업 추진 기본방향 55
2) 협력사업 추진전략 58
2. 교류협력사업의 선정 61
1) 추진체계 61
2) 선정절차 63
3) 협력가능사업 도출 64
4) 교류협력사업 선정 및 중요도 분석 68
5) 교류협력사업의 추진 단계 75
3. 교류협력지구 지정 76
1) 교류협력지구의 정의 76
2) 기준의 설정 76
3) 지역 평가 및 지정 77
4) 협력지구의 선정 78
4.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방안 79
1) 교류협력지구의 조성 79
2) 주요 교류협력사업 세부추진 방안 81

제6장 파급효과 분석 및 제도적 지원방안

1. 파급효과 분석 105
1) 분석 개요 106
2) 분석 방법 108
3) 분석 결과 113
4) 결론 119
2. 제도적 지원방안 120
1) 관련 법·제도 개선 120
2) 소요재원 조달방안 123

제7장 결론 및 향후과제

1. 연구의 정책적 기대효과 125
2. 연구의 특징과 한계 129
3. 정책건의 및 향후 연구과제 130
4. 맺음말 131

참고문헌 133
SUMMARY 139
부 록 143

북한체제의 이해 / 체제통합연구회 엮음 / 명인문화사

북한의 체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결과를 제시하는 책이다. 통상적으로 ‘체제’라 하면 ‘제도’라는 구조적 측면을 강조하게 된다. 그러나 제도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기본구조이기 때문에 그 제도의 적합성과 효율성을 판단하려면 그 제도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정책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제도와 정책적 측면을 아우르는 체제연구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변화와 지속적인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서문

제1장 정치.행정체제: 변화실태와 한계 / 최진욱
1. 서론 ..1
2. 국가 기관 ..2
국가기관의 조직원리 | 중앙국가기관 | 지방국가기관
3. 조선노동당 ..12
조선노동당의 지위와 역할 | 중앙당 | 지방당
4. 북한 당.국가체제의 기원과 변화과정 ..21
소련식 당.국가체제 | 중국식 당위원회중심체제 | 북한의 당?국가체제
5. 1998년 헌법개정이후 새로운 당?정관계의 모색 ..28
내각의 위상강화와 기능 조정 | 당의 역할 축소 | 선군정치의 정치적 함의
6. 결론 ..32

제2장 경제제도: 변화와 지속 / 이 석
1. 서론 ..37
2. 북한 경제제도의 전형: 구조와 형태 ..39
완전 계획화 제도 | 전민 (식량)배급제도와 농민시장 |
산업관리제도: 성(省) 제도와 대안의 사업체계 | 농업관리제도: 위원회 제도와 주체농업
3. 북한 경제제도 변화의 연대기 ..54
제도변화의 시발점: 1980~1990년대 초반까지 |
제도의 와해와 새로운 전환: 1994~1997년 | 변화와 지속: 1998년~현재
4. 제도 변화의 내용과 평가 ..63
완전 계획화에서 계획의 분권화?유연화로 | 전민 배급제에서 배급과 시장의 공존으로 |
산업 및 농업의 관리제도: 변화인가 지속인가?
5. 결론 ..69

제3장 외교정책: 이중성의 지속과 변화 / 김계동
1. 서론 ..75
2. 북한 외교정책의 기조 ..76
북한외교정책의 목표와 이념 | 북한 외교정책의 이중성
3. 의존적 동맹외교와 자주외교 ..81
공산체제공고화와 진영외교의 강화 | 북한 의존외교의 제도화: 중국 및 소련과의 동맹 |
동맹 이후의 외교: 의존과 갈등의 이중주
4. 체제생존을 위한 외교활로 모색: 개방과 벼랑 끝 외교 ..89
대서방 외교정책의 기원 | 탈냉전에 따른 생존외교의 모색 |
이중성 외교의 지속과 변화: 개방과 벼랑 끝 외교
5. 결론 ..101

제4장 군사제도와 정책 / 서주석
1. 서론 ..107
2. 북한 군사력의 역사적 변천 ..108
북한군의 창건 | 6?25전쟁을 전후한 중?소 의존 |
4대 군사노선 수립과 독자적 군사력 건설
3. 북한의 군사기구와 군사력 ..114
북한의 군사지도기구 | 북한군의 편성..

왕을 참하라 - 상, 하 /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동서양의 역사에 정통한 재미 역사가가 쓴 독특하고 기발한 새로운 개념의 조선사 책이다. 우리가 학교 교육에 의해 잘못된 역사를 배웠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조선 역사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토대로 기존의 사가들이 감히 꺼내기 어려웠던 조선사의 숨겨진 치부들을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기존의 조선사 책들과는 분명히 대별된다. 첫째, 조선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왕과 양반 계급으로 대표되는 지배층의 관점이 아니라, 신분과 출신이 천하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온 피지배층의 관점에서 조선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둘째, 이 책은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과 필체가 일반적인 역사서와 판이하다. 먼저 이 책은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이는 딱딱하고 학술적인 서술 방식 때문에 역사서에 접근하지 못했던 일반 대중들이 쉽게 역사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 27명의 왕들 가운데 명군 세종(4대)과 정조(22대)를 제외한 다른 왕들 가운데 그나마 ‘밥값이라도 한 왕’은 5~7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유부단함으로 조광조의 개혁정치를 그르쳤던 중종(11대)을 ‘얼뜨기’로, 문정왕후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명종(13대)을 ‘마마보이’로, 무엇을 했는지 잘 알 수 없는 헌종(24대)과 철종(25대)을 ‘하는 일 없이 세월만 축낸’ 왕으로 묘사한다.

상권

1. 조선이라는 나라의 국체와 사회제도 그리고 문물
2. 조선의 개국과 조선의 왕들
3. 제1대, 콩가루 집안의 태조 이성계와 소설 함흥차사
4. 여말선초의 인물
5. 그냥 잠깐 앉아 계시다가 내려온 제2대 정종과 꼬마 동생들을 패대기쳐 죽인
제3대 태종 이방원
6. 동양 역사상 최고의 명군 제4대 세종
7. 우리 민족의 위대한 문화유산 훈민정음 창제
8. 요절한 제5대 문종, 제6대 비운의 소년 단종과 제7대 야심 덩어리 수양대군 세조
9. 명이 짧았던 제8대 예종과 잘 먹고 잘 살다 간 제9대 성종
10. 철딱서니 없이 황제를 흉내 낸 제10대 연산군과 사화의 시작
11. 제11대 얼뜨기 중종과 조광조의 좌절
12. 독살당한 제12대 인종과 제13대 마마보이 명종, 그리고 부패한 암탉 문정왕후
13. 비겁하고 간교한 소인배 제14대 선조와 망국의 당쟁 시작
14. 세계 최강 육군 국 일본과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의 격돌, 조일전쟁의 진상
15. 개혁의 좌절, 아까운 제15대 광해군
16. 무능하고 잔인한 제16대 인조와 소현세자의 독살
17.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쪽팔리는 조청전쟁

하권

18. 북벌을 꿈꾼 미남 군주 제17대 효종과 별 볼일 없었던 제18대 현종
19. 사생결단의 당쟁을 즐기며 왕권을 강화한 제19대 숙종과 당쟁에 희생된 장희빈
20. 독살설의 한가운에 있었던 장희빈의 아들 제20대 경종
21. 원죄를 가지고 즉위한 제21대 영조와 당쟁에 희생된 사도세자
22. 조선의 마지막 불꽃 제22대 정조의 미완의 개혁
23. 조선의 천주교와 실학
24. 천재들의 시대
25. 제23대 허수아비 순조, 그리고 조선의 숨통을 막아버린 요망한 암탉 정순왕후와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26. 세월만 축낸 제24대 현종과 제25대 강화 촌놈 철종
27. 반란과 격변에 휩싸인 청나라
28. 격동의 시대를 산 제26대 고종과 풍운아 대원군
29. 실패한 혁명가 김옥균의 삼일천하, 갑신정변
30. 미완의 혁명 동학농민전쟁과 녹두장군 전봉준
31. 청일전쟁
32. 조선의 마지막 몸부림과 대한제국
33. 러일전쟁과 일본의 동양 제패
34. 옥새가 없던 제27대 순종과 500년 왕조 조선의 멸망

안중근 평전 /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가로서뿐 아니라 세계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선각적인 지도자였다. 하얼빈 의거 말고도 국채보상운동, 교육사업, 의병전쟁 등 수많은 구국 운동에 참여했고,<동양평화론>을 통해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동양 평화에 대한 지론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동아시아의 현재와 미래의 ‘평화구도’와 공동체 모델로 인식되는 대단히 선구적인 것이었다. 그는 한.중.일이 공동으로 동양평화회의를 구성하고, 국제적 분쟁지인 여순을 중립화해 그곳에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설치할 것과 3국 공동의 개발은행을 설립해 공동화폐를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의 처형 전후에 대한 여러 사람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그날의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서는 안중근 의사 순국 후 국내외에서 쏟아진 시문과 각종 전기 등을 수록해 당시 안중근 의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제1장 북두칠성 정기 안고 태어나다
망해가는 나라에 의열사 부르네
이토 히로부미, 고종황제 퇴위시켜
일본의 조선침략론 불타오르고
‘탈아론’의 첫 희생이 된 조선
7개의 흑점 있어 아명 응칠이라 지어
큰 인물, 아버지 안태훈
신천군 청계동으로 이사
유복했던 어린 시절
글공부보다 상무기풍 키워

제2장 개화인물 안태훈과 상무소년 안중근
동학군에 맞서 담대한 용기 보여줘
40명 정병으로 1000여 동학군 물리쳐
‘갑오의려’의 개화적 시대인식
떡잎부터 남다른 ‘될성부른 나무’
안씨 가문에 밀려든 첫 번째 위기
백범 김구를 초청하다
안중근 가문과 김구의 인연
술마시고 노래하던 호방한 시절도

제3장 개화·천주교 수용을 통해 안중근 사상 형성
19세 때 영세 입교 후 천주교인으로 활동
좌절된 천주교대학 설립의 꿈
해서교안으로 탄압받아
의협심과 정의감으로 사회문제 해결
안태훈의 천주교 입교 시기 재론

제4장 민권·민족의식에 눈뜨고 구국운동 나서
러일전쟁 와중에 한국 침탈한 일제
망국위기에 계몽운동 나서다
아버지와 망명계획 세우고
상해 한국재산가들에게 실망하고
‘민족’의미 헤아린 민족주의자
국내 사명 깨닫고 귀국길에
돈의학교와 삼흥학교 세워
서북학회 그리고 국채보상운동에 참여

제5장 구국의 꿈을 안고 고국 떠나 의병 창설
군대 해산 과정 목격
현대식 무기와 활·죽창의 대결
1907년 8월 1일 고국 떠나
간도에서 다시 러시아로
이범윤 등 만나 의병전쟁 설득 나서
의병참모중장으로 출전

제6장 의병전쟁 그리고 단지동맹
‘처변삼사’, 의병을 조직하고
의병 이끌고 국내 진입작전
사로잡은 왜군포로 석방이 화근 돼
만국공법 인식한 선각자
선혈로 맺은 ‘단지동맹’

제7장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를 쏘다
협객 형가의 의거
거사자금 100원 빼앗다
“이토 처단은 내가 한다”
거사 동지 우덕순 등 만나
[장부가] 지어 의기 높이고
을사늑약 이래 희소식, 10월 26일
세 발의 탄환 이토를 토살하다
하늘을 향해 ..

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 이길상 지음 / 푸른숲

2003년부터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을 검토해 해당 국가에 수정을 요청해온 저자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세계 여러 나라의 교과서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지닌 객관적 위상을 냉정하게 평가한 뒤 교과서 외교를 통해 한국이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가 검토한 외국 교과서는 40여 개국의 500여 종에 달한다. 거의 모든 대륙과 문화권을 망라하고 있기에 이 책이 보여주는 여러 사례는 경제력이나 한류 등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우리의 위치를 가늠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급속한 발전을 이룬 경제 대국에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영양 부족 국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충돌하는 다양한 이미지는 아직 세계인의 인식 속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교과서 문제는 정부가 나서 큰 목소리로 외교 문제화할 게 아니라, 민간 차원의 학술적인 노력과 문화 교류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역할은 그런 노력을 뒷받침할 해외 한국학 지원, 성실하고 꾸준한 국가 홍보라는 것이다.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 신기욱 지음, 이진준 옮김 / 창작과비평사

단일민족의식은 해체돼야 할 신화적 믿음에 불과한가 아니면 인정해야 하는 실체인가? 민족주의가 한국사회에 끼친 공과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들을 풀기 위해 종족동질성의식에 기반한 한국 민족주의의 기원을 추적하면서 그 정치적 원리와 역사적 유산을 치밀하고 광범한 연구조사로 낱낱이 밝히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문 한국 민족주의의 뿌리와 정치를 규명하며

1부 기원과 발전
1장 범아시아주의와 민족주의
2장 식민지 인종주의와 민족주의
3장 국제사회주의와 민족주의
4장 북한과 ‘우리식 사회주의’
5장 일민주의와 ‘조국근대화’

2부 논쟁적인 정치
6장 민족 만들기에서 보편주의와 지방주의
7장 전통, 근대성, 민족
8장 분단과 민족대표성의 정치
9장 민족, 역사, 정치

3부 최근의 경향
10장 종족정체성과 민족통일
11장 민족주의와 세계화 사이에서

결론 계보, 유산, 미래

장편동화 ’1940년 열두살 동규’ / 손연자 / 계수나무

3.1절을 앞두고 3.1운동 이후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을 그린 동화 ’1940년 열두살 동규’(계수나무 펴냄)가 출간됐다.

10년전 단편집 ’마사코의 질문’을 통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고통을 그려냈던 손연자 씨는 다시 같은 시대를 다룬 장편 동화를 통해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날을 내다보기 위해’ 역사를 이야기한다.

3.1운동 이후 일제의 문화통치가 이뤄지던 1940년. 12살 소년 동규는 친구의 엄마가 가정부로 일하는 집의 아들인 시까노스케와 친해지면서 시까노스께의 아버지와 외삼촌이 종로경찰서의 고등계 형사라는 것과 동경으로 미술 공부를 하러 떠난 자신의 아버지가 요주의 인물로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동규에게 태껸을 가르쳐 주던 숯장수가 찾아온다. 동규의 할아버지가 숯장수에게 돈이 든 전대를 건네는 순간 일본 형사가 들이닥치고 할아버지가 경찰서로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와중에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평범한 소년 동규의 삶은 이후 극적으로 변한다.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 산골을 거쳐 아버지가 있는 북간도로 건너간 동규는 독립군으로 활동하는 아버지를 만나며 자신도 소년 독립군으로 거듭난다.

동화정책을 썼던 일본에 맞서 아이들이 근본을 잃지 않도록 가르쳤던 조상의 모습도 그려진다. 자신의 이름을 ’요시야마 도오규’라고 말하는 동규에게 할아버지는 회초리를 들며 “거슬러 살지 않으면 길들어 살게 된다”며 “네가 최동규라는 걸 꿈에도 잊지 말 것”을 가르친다.

일제의 참혹한 학살현장을 담은 사진과 초가집 동네의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나부끼는 사진을 보며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역사는 덮으라고 있는 게 아니라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날을 내다보라고 있는 것”이라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되찾은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겨줄 것”을 당부했다.

김산호 그림. 232쪽.

길들이기와 편가르기를 넘어 / 박노자ㆍ허동현 / 푸른역사

’우리 역사 최전선’(2003)과 ’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2005)를 통해 다양한 한국 근대 100년의 모습을 토론하던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 교수와 허동현 경희대 교수의 또 다른 논쟁을 담은 ’길들이기와 편가르기를 넘어’(푸른역사 펴냄)가 출간됐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2005년 10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연재했던 내용을 묶은 이 책에서 두 사람은 각각 ’길들이기’와 ’편가르기’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근대 100년을 이야기한다.

한국 근대 100년을 ’길들이기’로 보는 박 교수에게 춘원 이광수는 두 얼굴의 지식인이다. 춘원은 간디에 대한 예찬을 통해 톨스토이의 화두인 평화와 비폭력을 옹호했지만, 한편으로는 ’힘이 있는 자만이 자유와 개성을 논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사회진화론의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을 신조로 삼은 인물이었다.

박 교수는 이런 춘원의 두 얼굴이 민족을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근본단체’로 본 데서 연유한다고 말한다.

그는 춘원이 근대를 배우면서 독립적인 개인의 존엄성과 권리, 개인의 생명과 자존 같은 부분을 거의 처음부터 제외했기 때문이라며 “’계급’을 아예 ’이기적 욕망의 결과물’로만 치부해 배제하고 ’개인을’ 개인 그 자체가 아닌 하나의 부속으로만 인식하는 거대 담론으로부터 출발한다면 이와 같은 비극적 결과는 거의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허 교수는 춘원이 한결같이 국가주의 내지는 민족주의 가치를 추구했으며 기독교나 불교를 비롯한 여러 사상은 민족과 국가에 유익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취사선택됐던 종속적 가치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허 교수는 그 근거로 춘원이 1910년에 쓴 ’나(余)의 자각한 인생’ 중 한 구절을 제시한다. 그는 ’국가의 생명과 나의 생명과는 그 운명을 같이하는 줄을 깨달았노라… 나는 이름만일 망정 극단의 크리스천으로, 대동주의자로, 허무주의자로, 본능만족주의자로 드디어 애국주의에 정박하였노라’라는 구절을 통해 춘원이 사회진화론의 세례를 받기 훨씬 이전부터 관념적인 ’민족’이나 ’국가’를 최고의 가치로 삼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허 교수는 춘원이 종교적 사랑을 예찬하면서 한편으로는 일그러진 근대를 찬양한 야누스적 존재라기보다는 ’민족’이라는 실에 자신이 삶의 궤적에서 만난 다양한 사조라는 구슬들을 꿴 일관된 민족주의자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이 밖에도 ’민족개조론’과 ’매춘여성’, ’신여성’, ’한류’(韓流), 식민지 시대의 여성 등 한국 근대 100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논쟁하며 ’다원적이고 총체적’인 역사 쓰기를 시도한다.

Copyrights ⓒ 연합뉴스.

세상을 바꾼 여인들 / 이덕일 / 옥당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였을까? 율곡 이이가 쓴 《나의 어머니 일대기》에 의하면 사임당은 결혼 후 19년이 지나서야 시댁에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별다른 내조를 한 것도 없고, 시어머니 얼굴을 처음 본 것도 혼인한 지 3년이 지나서였다. 현모양처 이미지는 후대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왕건의 손녀 천추태후는 권력욕에 눈먼 음녀(淫女)인가? 그녀는 장성한 아들을 두고도 섭정(攝政)을 감행하고, 여동생의 자식을 없애려고까지 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정도로 규정짓기에는 그녀가 남긴 족적이 너무 크다고 평한다. 천추태후는 성종의 중국식 유교 정치에 맞서 고려 전통을 지키고 '대제국 고려'를 만들려고 했던 여걸이었다. 김치양과의 간통도 당대의 정조관념으로는 문제 될 것 없었다.

남 성 지배구조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된 역사 속 여성 25명의 이야기다. 역사학자인 저자가 풍부한 사료를 근거로 이들의 실제 인생을 재추적했다. '출가외인'과 '여필종부'의 길을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 당당히 살고자 했던 그녀들의 삶과 도전, 성공과 좌절은 남녀평등사회라는 현재까지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책 자체가 현대여성들의 달라진 사회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도발인 셈이다.

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개혁과 갈등의 시대: 정조와 19세기 / 유봉학 /신구문화사

정조의 죽음으로 조선의 자주적 근대화는 좌절됐을까.

조선말 개혁 군주의 표상이었던 정조의 죽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정적으로 알려진 노론 벽파의 실력자 심환지와 정조가 빈번하게 교류했다는 사실이 최근 발견된 ’정조어찰’을 통해 드러났지만, 여전히 그의 ’죽음’은 미궁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유봉학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된 ’개혁과 갈등의 시대: 정조와 19세기’(신구문화사 펴냄)를 통해 소설, 영화 등에 빈번히 등장하는 ’정조 독살설’을 일축한다. 또한 정조 사후 세도정치가 횡행하면서 정조의 개혁 작업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조선사회는 보수반동으로 치달았다는 주장에도 선을 긋는다.

저자는 “정조가 진보적 사상을 가진 소수의 시파와 남인 실학자들과 함께 개혁을 추진하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는 설정은 사도세자와 정조, 시파, 남인을 선(善)으로 전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정조가 집권 후기 들어 화성 건축과 같은 무리한 토목공사와 왕권 강화 정책을 추구하면서 지지세력으로부터 신망을 잃기 시작했고, 이로 인한 실망과 갑작스런 병마때문에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조가 추구한 왕권강화 정책은 시대 분위기와 역행하는 일이었다. 당시 노비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고, 양반조차 생산활동에 종사해야 할 처지에 놓이는 등 전통적 신분제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조를 암살한 노론 벽파가 정조 사망 후 정국을 주도하면서 세도정치를 이끌었다는 주장도 잘못된 상식이다.

1800년 정조 서거 후 노론 벽파가 정국을 주도한 기간은 단 5-6년뿐이었다. 1806년 벽파를 일망타진하고 나서 집권한 세력은 정조가 키워낸 시파 관료들이었고, 그들은 그후 약 60년간 세도정치라는 이름으로 조선 땅을 지배했다.

즉, 세도정치를 이끈 김조순, 남공철, 심상규, 이만수, 서영보는 정조가 가장 아끼던 최측근으로서 한때 신학(新學)과 신문(新文)에 지나치게 기울었다며 정조로부터 견책을 받기도 했던 ’북학’의 선두주자였던 것.

저자는 “정조 사후 조선의 상황이 정조시대의 개혁과 긍정적 분위기를 완전히 거슬러 보수반동의 길로 치달았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조의 의도대로 (세도정치가들이) 조선사회를 이끌지는 않았을지라도, 19세기 세도정치기의 역사는 정조시대와의 단절이라기보다 대체로 그 연장 선상에서 전개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조 시대의 자주적 근대화 노력이 정조 사후 좌절됨으로써 조선은 망할 수밖에 없었고, 외세의 침략을 자초했다는 설명은 식민사관에 근거한 오류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만 저자는 정조가 말년에 군주의 초월적 지위를 강조했고 이 같은 그의 정책은 변화하는 조선 사회의 정치적 저항을 받았다면서 “결국 정조는 (이런 난국을 타계하기 위해) 신임이 두터웠던 김조순에게 아들에 대한 보좌와 정국주도를 당부함으로써 외척이 주도한 세도정치의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지적한다.

Copyrights ⓒ 연합뉴스

mardi 3 mars 2009

촛불집회와 한국사회 / 홍성태 외 / 문화과학사

촛불집회와 한국사회 = 홍성태 외 지음. 촛불집회와 관련, 지난해 학술지나 계간지에 발표된 글 8편과 미발표 논문 1편을 묶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촛불집회와 10대 참여자들의 사회적 특성'을 분석한 고려대 김철규 교수의 논문.

지난해 계간지 '경제와 사회' 겨울호에 실렸던 이 논문에서 김 교수는 김선업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연구교수 등 2명과 함께 작년 6월14일에 있었던 촛불집회에 참가한 10대 참가자 333명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성별로는 전체 참가자 중 여학생(70.4%)의 비중이 남학생(29.4%)을 크게 웃돌았고, 학년별로는 고등학생(66.2%)이 중학생(33.8%)보다 2배가량 많았다.

계층별로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한 학생이 59.0%로 가장 많은 가운데 중하층(19.6%)과 중상층(16.5%)이라고 밝힌 답변이 뒤따랐다.

김 교수는 "촛불집회 참가학생들은 연예인보다는 사회현실, 정치적 현안 등에 관심이 높았고, 적어도 촛불집회에 자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미 이전에 다른 단체나 집회 활동을 경험했던 학생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발표 논문인 '촛불집회와 정체성의 정치'(최현.제주대)를 포함해 '촛불집회와 신자유주의'(강내희.중앙대), '촛불집회와 민주주의'(홍성태.상지대), '촛불집회와 10대 참여자들의 주체형성'(이해진.한국청년정책연구원) 등의 글이 실렸다.

전쟁이 만든 나라, 북한의 군사 공업화 / 기무라 미쓰히코, 아베 게이지 / 미지북스

1945년 해방에서부터 한국 전쟁 직전까지 북한의 공업화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한편으로는 1950년대 중후반에 북한의 본격적인 공업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전제하면서 논의를 진행해왔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개된 자료나 발굴된 자료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북한 연구 현실에서, <전쟁이 만든 나라, 북한의 군사 공업화>는 일본의 기업사 자료, 북한의 자료, 소련의 자료, 최근 공개된 극비 문서 등을 통해 1910년부터 1954년까지 북한 지역의 ‘공업화의 역사’를 ‘기술사(技術史)’의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식민지 근대화 논쟁이 발전적, 생산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전편에서는 1910~1945년, 즉 식민지 시기의 공업과 공장의 실태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식민지 공업화론에서 경시되거나 무시됐지만 북한 지역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광업 부문을 비롯하여 금속 기계 공업, 화학 공업, 섬유와 식료품 등 경공업 등을 차례로 살펴보고, 보론을 통해 식민지 시기 북한의 공업화에 관련된 주제들, 즉 인프라(전력, 철도, 항만), 기술자, 남한의 공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후편에서는 1945~1950년, 해방 이후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일제 붕괴 직후 북한에 남아 있던 구(舊)일본 기업에 어떠한 물적 손실이 발생했는지, 스탈린의 점령 정책이 북한의 공업화를 어떻게 좌우했는지, 해방 후 공업의 재건과 관련하여 1945~1948년의 공업 실태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김일성이 전쟁을 위해 물자를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규명한다.

- CNB뉴스 , CNBNEWS - 이우인 기자 / 2009-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