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25 mars 2009

경산일록 (經山日綠) / 정원용 / 보고사

일기를 통해본 조선의 정치.생활사
연합뉴스

조선 후기 정치사와 사대부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인 ’경산일록’(經山日綠.보고사 펴냄)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다.

경산일록은 조선 후기 문신 정원용(1783-1873)이 과거에 급제한 1802년부터 1873년 죽을 때까지 약 71년에 걸쳐 쓴 일기다. 정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때의 정치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산일록은 그간 가장 오랫동안 쓴 일기로 알려진 황윤석(1729-1791)의 ’이재난고’(50년)보다 기간이 22년 더 길다.

정원용의 증손자인 위당 정인보가 1940년대 후반에 연세대에 기증한 책으로, 번역되기 전까지는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정원용이 거의 빼먹지 않고 날마다 일기를 썼기 때문에 경산일록은 분량만 17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연세대 허경진 교수가 완역한 한글 번역본도 6권(약 2천500쪽)에 이른다.

정원용은 19세 때 과거 급제한 뒤 1841년에 우의정에 제수됐으며 이후 약 30년간 재상의 자리에 있었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신이다.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과거 급제 전까지의 내용도 포괄하기 때문에 경산일록은 사실상 그의 구십 평생을 기록한 일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허 교수는 전했다.

정원용은 경산일록을 통해 당시 어수선했던 조선시대 후반기의 정치사를 자세하게 조명한다.

이를테면 헌종이 죽고 철종이 즉위하던 때를 ’왕조실록’보다 더 상세하게 기록했고, 고종이 즉위하는 과정도 꼼꼼히 담았다. 또 과거 급제로 관리에 입문하는 과정부터 출퇴근하는 모습까지 자세히 기록돼 있어 당시 조선 사대부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도 평가받는다.

허 교수는 “정원용은 숨지는 날 오전까지 일기를 썼다”며 “그는 지방 행정관으로 가든 청국으로 연행을 떠나든, 모든 내용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 책은 당시의 상황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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