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9 mars 2009

장편동화 ’1940년 열두살 동규’ / 손연자 / 계수나무

3.1절을 앞두고 3.1운동 이후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을 그린 동화 ’1940년 열두살 동규’(계수나무 펴냄)가 출간됐다.

10년전 단편집 ’마사코의 질문’을 통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고통을 그려냈던 손연자 씨는 다시 같은 시대를 다룬 장편 동화를 통해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날을 내다보기 위해’ 역사를 이야기한다.

3.1운동 이후 일제의 문화통치가 이뤄지던 1940년. 12살 소년 동규는 친구의 엄마가 가정부로 일하는 집의 아들인 시까노스케와 친해지면서 시까노스께의 아버지와 외삼촌이 종로경찰서의 고등계 형사라는 것과 동경으로 미술 공부를 하러 떠난 자신의 아버지가 요주의 인물로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동규에게 태껸을 가르쳐 주던 숯장수가 찾아온다. 동규의 할아버지가 숯장수에게 돈이 든 전대를 건네는 순간 일본 형사가 들이닥치고 할아버지가 경찰서로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와중에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평범한 소년 동규의 삶은 이후 극적으로 변한다.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 산골을 거쳐 아버지가 있는 북간도로 건너간 동규는 독립군으로 활동하는 아버지를 만나며 자신도 소년 독립군으로 거듭난다.

동화정책을 썼던 일본에 맞서 아이들이 근본을 잃지 않도록 가르쳤던 조상의 모습도 그려진다. 자신의 이름을 ’요시야마 도오규’라고 말하는 동규에게 할아버지는 회초리를 들며 “거슬러 살지 않으면 길들어 살게 된다”며 “네가 최동규라는 걸 꿈에도 잊지 말 것”을 가르친다.

일제의 참혹한 학살현장을 담은 사진과 초가집 동네의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나부끼는 사진을 보며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역사는 덮으라고 있는 게 아니라 돌아보고 반성하며 앞날을 내다보라고 있는 것”이라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되찾은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겨줄 것”을 당부했다.

김산호 그림.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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