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6 mars 2009

짜장면뎐(傳) / 양세욱 / 프로네시스

자장면 한 그릇에 담긴 한중 문화사
'짜장면뎐' 출간
연합뉴스

지난 2005년 인천시는 ’자장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를 열었다. 2005년이 자장면 탄생 100주년이 된 것은 한국식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共和春)건물이 1905년 세워졌다는 설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양세욱 한양대 중문과 연구교수는 자장면을 키워드로 한중 교류사와 우리나라 근현대 생활사를 추적한 책 ’짜장면뎐(傳)’(프로네시스 펴냄)에서 “공화춘 탄생설이나 자장면 탄생 100주년 운운은 이해 당사자들의 희망이 키워낸 신화일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자장면의 기원에 대해서는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 삶은 면에 볶은 면장과 각종 야채를 얹어 비벼먹는 전형적인 가정식 요리에서 그 기원을 찾으며, “중국에는 자장면이 없다거나 심지어 자장면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발명품’이며 세계 최초로 자장면을 만든 곳은 인천 차이나타운이라는 식의 주장은 중국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 한 시절의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식 자장면의 발상지로 알려진 공화춘의 기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자장면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는 공화춘이 1905년 건립됐다는 전제에서 시작됐지만 2007년 한양대 건축학과 동아시아 건축역사연구실의 ’공화춘 기록화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공화춘에 사용된 목재 10점의 나이테 패턴을 조사한 결과 1906년 벌목된 나무가 사용됐다는 것. 이를 근거로 저자는 1905년에 지어진 건물에 1906년 벌목된 나무가 사용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 조사보고서대로 공화춘의 건립 연대를 1907년이라고 보더라도 처음부터 공화춘이 식당으로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공화춘이 건물 관리대장에 정식등록된 1948년 이전의 역사는 불분명한 기억이나 추정에 의한 재구성일뿐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자장면의 표기법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국립국어연구원에 따르면 ’자장면’이 올바른 표기지만 책은 어디에서도 ’짜장면’을 파는 중국식당은 있어도 ’자장면’을 파는 식당은 없다는 의미에서 일부러 ’짜장면’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는 ’자장면’ 표기가 언중(言衆)과 시장 모두에게서 철저히 외면받는 표기라면서 언어정책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자장면의 문화사를 살피던 저자는 한 세기 전 조용히 황해를 건너와 귀화한 자장면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외식문화의 꽃으로, 산업화의 전투 식량으로 주목받았던 자장면이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소임을 마감하고 있는 자장면에 대해 저자는 “지금까지 이런 음식은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있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장면에, 자장면의 성공 신화를 함께 이룬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선정한 우수저작및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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