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8 mai 2009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에밀 부르다레 지음, 정진국 옮김 /글항아리

고고학자이자 철도와 광산 개발에 관련된 기술자문을 했던 에밀 부르다레가 1904년에 프랑스에서 펴낸 책으로, 1900년부터 몇 해에 걸쳐 그가 한국에 머물면서 세밀화로 대한제국 구석구석을 탐방한 것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20세기 프랑스에서 나온 조선 관련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조선에 대한 해박한 역사적·민속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1900년대 초반의 대한제국에 대한 놀랍도록 풍성하고 세부적인 관찰기록을 이루어낸다.

일기체에 가까운 문체로 선보인 이 책은 대한제국이 일본과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하고,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사실상 이 나라의 실질적 통치권을 장악한 수치스런 1904년의 직전, 대한제국의 마지막 몇 해에 대한 관찰로서 주목할 만하다. 고종이 이끈 대한제국 호가 변화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명백한 한계와 제국주의 일본의 엉큼하고 간교한 식민지 포섭활동으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슬픈 현실이 기본적인 관찰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국면과는 철저히 무관한 듯 보이는 민중들의 삶과 민속, 근대화되는 도시와 변하지 않는 시골의 풍경을 때론 세밀화처럼 풍경화처럼 묘사하지만, 사실은 역사적 견지에서 철저히 파헤치고 있으며, 그러한 모습들을 궁극적으로는 조선이라는 민족의 뼈아픈 대단원으로 느껴지게끔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당대적 관점을 획득하고 있다.

책머리에
머리글_전우용 서울대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교수

1장 조선으로 가는 길 | 부산행 여객선에 오르다 | 부산 외국 조계지에 여장을 풀다 | 지리와 기후 | 제물포를 거쳐 서울로

2장 오백 년 도읍지, 서울 | 조선에서 지낸 첫날 밤 | 전차를 타고 떠난 산책 | 시내의 멋쟁이들 | 태연자약한 조선 상인과 술집들

3장 조선의 상처: 조상숭배가 지배하는 나라 | 민중을 지배하는 귀신들 | 무수한 계략과 음모에 관대했던 조선인

4장 찬란한 탑 | 시내를 활보하는 여자 | 이태조와 신덕왕후의 사랑 | 종묘 | 외국 공사관 동네가 주는 독특한 인상 | 경운궁 | 고종황제를 알현하다

5장 여성 지위의 변천과 신분계급 | 기생의 운명 | 조선의 혼례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시어머니 | 영혼을 떠나보내는 의식: 장례 풍습

6장 조선의 잔칫날들 | 고관의 권력 남용과 독립파 | 중국 것을 묘사했지만 수준 높은 조선 가옥 | 조선인의 사생활

7장 비운의 경복궁 | 창덕궁의 운치 | 폐허 한복판에 선 조선의 학교 | 일본인 촌村

8장 명동성당 | 진고개와 장충단 | 동묘와 문묘 | 한강변 산책과 조선의 구경꾼들 | 협률사의 내부 구조와 공연 관람 | 종로통 천변의 금은방

9장 화창한 날, 남산을 가다 | 백불골의 설화 | ‘백의민족’의 황혼녘

10장 북한산 구비 너머 고양 땅으로 | 불교의 자취들을 목격하다 | 파주 장이 서던 날 | 송도의 인삼밭을 스쳐가다 | 고려 왕조 몰락의 흔적을 간직한 송도

11장 태백산성으로 떠나다 | 고인돌을 찾아가다

12장 어린애처럼 순진한 조선의 민중 | ‘피안’ 가는 길 | 평양 사람들의 삶 | 절대로 못 잊을 재령평야에서의 낭패

13장 강화도 물살을 타고 | 천제단에 오르다

14장 금강산 고찰들을 찾아 | 장안사 경내 | 표훈사, 유점사, 석왕사

15장 제주 일주 | 여로의 끝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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