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6 avril 2009

명성황후 독살 그린 1883년 日소설 발견 / 권영민 / 문학사상

권영민 서울대 교수 ’문학사상’에 소개

명성황후가 시해되기 12년 전인 1883년에 이미 일본에서 명성황후의 독살을 담은 소설이 발표된 사실이 확인됐다.

월간 ’문학사상’은 4월 호에 일본 메이지 시대 소설가 기쿠치 산케이(1819-1891)가 쓴 한문 단편소설 ’닭을 잡는 칼’(원제 ’할계도 割鷄刀 ’)을 번역해 소개했다.

문학사상 주간인 권영민 서울대 교수가 일본에서 찾아낸 이 소설은 기쿠치의 한문소설집 ’본조우초신지’에 수록된 것으로, 1882년의 임오군란을 소재로 명성황후가 대원군에 의해 독살 당하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대원 씨는 흐느껴 눈물을 흘리며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폭도들에게 옥체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소서’라고 말하고는 손으로 병 속에서 독약을 집어 주며 왕비로 하여금 자결하도록 하였다. 왕비는 소리내어 울다가 왕세자비 민씨와 함께 독약을 받아먹었다. 그리고는 괴롭게 피를 토하고 벌레처럼 몸을 뒹굴다가 죽었으니 이때 세자비의 나이는 겨우 열한 살이었다. (중략) 조선인들은 그를 위해 모두 애통해하며 탄식하지 않은 자가 없었건만 대원 씨만은 자못 득의한 기색이 있었으니 그 기쁨의 정도를 알 만하구나.”

기구치는 임오군란 이후 일본이 이에 따른 배상금과 군대 배치를 “신속하게” 요구한 것이, 공자가 큰 것으로 하찮은 것을 제압한다는 뜻으로 한 표현인 “소 잡는 칼로 닭을 벤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며 제목에 담긴 뜻을 설명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명성황후는 을미사변 이전에 벌써 일본인의 붓끝에서 죽고 있었다”며 “사건을 조작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이 작품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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